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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지엠(GM) 전북 군산공장 폐쇄가 결정되면서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이를 방관한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부에선 산업은행 출신 한국지엠 사외이사, 감사들이 경영 감시에 소홀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한국지엠 임원 가운데 산업은행 출신은 몇 명이나 될까? <오마이뉴스>가 지난 2008년 이후 한국지엠의 자료를 확인한 결과 무려 9명이었다. 이 기간 한국지엠에서 사외이사, 감사 등으로 활동한 사람이 모두 19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인원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산업은행 출신들이 한국지엠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얘기다. 이후 산업은행 출신 사외이사 등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낙하산 인사가 만연해지면서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한국지엠에 대한 감시가 해이해질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한국지엠 산은 낙하산 인사를 공개합니다 ⓒ 고정미
산업은행 출신 한국GM 낙하산 9명 중 7명 MB정부 때 선임

실제 산업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얼마나 되는지, 그들이 누구인지 살펴봤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지엠에서 활동한 산업은행 출신 가운데 이명박 정부 때 선임된 사람은 모두 7명이나 됐다. 이 가운데 황선복 전 KDB헝가리은행장은 지난 2008년 4월 한국지엠 이사로 선임됐다. 황 전 행장은 같은 해 12월까지 이사로 활동했다. 헝가리은행장을 맡기 전 그는 산업은행 비서실장으로 활동했다.

황 전 행장이 이사로 선임된 그날, 함께 한국지엠 임원으로 선임된 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2명 더 있다. 김기현 당시 현대증권 고문이 그 중 하나다. 이전에 그는 산업은행 상무로 활동했었다. 이후 그는 2010년 4월까지 한국지엠 이사로 있었다. 또 같은 날 신학수 전 산업은행 수석신용조사역도 한국지엠 감사로 선임됐다. 신 전 조사역은 2011년 4월까지 감사로 활동했다.

이어서 박순화 전 산업은행 이사도 2008년 9월 한국지엠 사외이사로 이동했다. 박 전 이사는 2010년 재선임됐고, 2012년 4월까지 한국지엠 이사로 있었다. 박 전 이사는 한국지엠으로 오기 전에는 법정관리 절차를 밟던 동해펄프(현 무림P&P)에서 대표이사(관리인)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도 2009년 4월 한국지엠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다만 그가 이사로 활동한 기간은 1개월 정도다. 이어 민경문 전 산업은행 금융컨설턴트는 2011년 4월 한국지엠 감사로 이동했고, 2014년 4월까지 감사를 맡았다.

"(지엠의) 상습적인 협박행위 방조한 것 아닌가"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자료사진) ⓒ 연합뉴스
이와 더불어 이연희 전 산업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도 2012년 4월 한국지엠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2014년 4월까지 활동했다. 그는 한국지엠에 오기 전까지 쌍용양회공업 부사장을 맡았지만, 산업은행 본부장을 지내기 전 기업구조조정실장으로도 있었다. 산업은행에서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 이후 산업은행의 감시를 받는 회사의 이사가 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이 같은 낙하산 인사는 계속됐다. 김유훈 전 산은 재무관리본부장이 지난 2014년 4월 한국지엠 사외이사로 이동한 것. 그는 한국지엠에 오기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전 본부장은 2016년 4월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이와 더불어 이해용 전 산업은행 심사평가부문장(부행장)도 지난 2016년 4월 한국지엠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 전 부행장은 현재 경기남부도로 대표로도 재직하면서 한국지엠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처럼 산업은행 출신 인사들이 한국지엠 임원으로 대거 포진해 있으면서 경영 감시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안진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산업은행 출신들이) 주의 의무, 관리 의무를 다하지 않아 (지엠이) 국민과 정부를 상대로 협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이들이 (지엠의) 상습적인 협박행위를 방조하거나 도운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전면적인 개혁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런 지적에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 출신들이 한국지엠으로 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감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지적은) 다분히 감성적인 이야기일 뿐"이라고 밝혔다.
태그:#산업은행, #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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