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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남과 관련해 긴급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본회의는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목적보다는 북측 사절의 숙박비까지 문제삼는 이념공세에 치우쳤다.

이날 69개 법안을 처리한 뒤 이어진 긴급현안질의는 자유한국당 측이 "국민 알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김성태 원내대표)"이라며 지속적으로 요구, 원내대표 간 합의로 진행하게 됐다. 하지만 김영철 방남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것은 없었고 북측 사절의 숙소비 등을 국가예산으로 지출할 수 있느냐는 등 상식을 벗어난 질의가 쏟아졌다.

자유한국당은 "북한 천안함 주범은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맞다. 정부가 천안함 유가족을 찾아가 사과하라(김학용)", "천안함 폭침은 북한 정찰총국 책임자 김영철의 책임(이은재)"이라는 등 천안함 폭침과 관련 내용을 부각시켰다. 여러 번 같은 질문이 이어졌고 송영무 국방장관 등 정부 책임자들도 "김영철 부위원장이 관여됐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같은 답변을 되풀이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공세에 가세했다. 이 의원이 "(천안함 폭침 주범인 김영철이 방남하는 게) 국군을 관할하는 사람으로선 굉장히 모욕일 수 있다고 본다. 인정하느냐"고 묻자, 송  장관은 "군 입장에서는 불쾌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당초의 답변 취지와 사뭇 다른 내용의 답변이 나오자 여야 의원들은 일순간 술렁였다.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우리(정부)가 의도한 건 없지만, 김영철이 온단 소식 듣고 대환영하고 모셔온 것 아니냐"며 아예 문재인 정부가 김 부위원장을 데려왔다는 식의 논리를 폈다. 그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묵은 숙소 비용 또한 문제 삼았다. 그는 "스위트룸이 하루 저녁 얼마인지 아느냐. 무슨 돈으로 지출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학용 국방위원장은 천안함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정부가 천안함 희생자들을 찾아가 다시 한 번 위로해야 한다며 "애국자들인데 당연히 한 번 더 어루만져야 한다. 지금 송 장관님이 말씀하시는 건 일본 위안부 문제와 똑같다. 이미 한 번 사과했으니 사과를 못한다는 것(일본 정부의 입장)과 똑같다"라고 말했다.

이낙연 "2014년의 김영철과 지금의 김영철을 어떻게 구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특히 자유한국당이 새누리당으로 집권하고 있던 지난 2014년 집권 시기 남북회담 목적으로 온 김영철과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 축하사절로 온 김영철의 방남 성격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공세를 폈다. 하지만 이낙연 국무총리는 "어떻게 구별이 되는지 궁금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총리는 이념공세적 성격의 질문에 남북 사이의 이중적 관계를 강조하며 답변했다. 이 총리는 "북한은 우리에게 평화 통일을 위한 대화협력 대상이기도 하다"면서 "남북 간에는 정부 대표가 상대 지역을 방문하면 안전이나 예우를 해 온 관행이 있고 그러한 관행에 따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한 "그 (숙박) 비용은 북한에 간 게 아니라, 우리 땅에 떨어진 돈이다"라고 설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안질의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잘 마쳐 온 세계가 평화 외교라 평가하는데, 그럼에도 이런 불필요한 논란이 벌어져 유감(송영길 의원)"이라는 등 긍정적인 면을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을 주장하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날 과거 한국당 집권 시절 정부가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담한 것을 언급하며 "왜 그땐 공항에 드러눕지 않았으면서 이번엔 고속도로에 드러누웠느냐", "우리 모두는 (한반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주역으로서의 시대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법정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



태그:#김영철 방남, #평창올림픽, #자유한국당, #송영무, #이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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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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