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변함 없었으면 한다. 늘 해왔던 것처럼. 부담 없고 한결 같이. 변화를 시도하고 싶은 생각은 크게 없다. 그저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뭔가 인위적으로 보여주려는 건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순리에 따라 선택되어졌을 때 순리에 따라 열심히 하는 게 배우가 아닐까. 이상한 마음 먹지 않고 늘 지금처럼 하던대로 주어진 걸 잘 해내고 싶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최다니엘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최다니엘은 "뭔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다. 배우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신선한 대답이 나왔다. 다시 물었다.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의미일까?" 최다니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말했다.

최다니엘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저글러스>를 두고 "모두 포기하지 않고 마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울 신사동에서 배우 최다니엘을 만났다.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 제이와이드컴퍼니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 제이와이드컴퍼니


"3년만의 드라마... 잘 될 거라고 예상 못 해"

- TV 드라마로는 오랜만이다. 복귀 소감이 어떤가?
"3년만에 드라마를 하게 됐다. 부담도 되고 잘 할 수 있을까 긴장도 됐는데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포기하지 않고 드라마를 마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 <저글러스>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는데?
"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웃음) 내가 (잘 될 거라는) 그런 생각 없이 작품에 들어가는 편이다. 계획도 세우고 그래야 하는데. '재밌을 것 같은데?' 생각하고 바로 들어가고. 사실 이번 작품도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급해서 안 하려고 했다. (일동 웃음) 그런데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공백기가 긴 느낌이 있으니까 하게 됐고 드라마 들어가고 다른 생각은 별로 안 했던 것 같다. 24시간 작품 생각만 하고 '이 작품을 어떻게 조화롭게 만들어야 할까' '어떻게 주연 배우로서 현장에서 임해야 할까' 그런 생각만 했다."

- 공백기가 그렇게 길었다는 인상이 들진 않는다. 영화도 계속 출연했고.
"물론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에게는 감사하다. 하지만 썩 잘 된 영화가 없어서 (일동 웃음) 길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았다. 또 보니까 최근에 강다니엘처럼 다니엘이라는 이름으로 된 사람들이 많이 나오더라. 분야는 다르더라도 이름이 같으니까 좋더라."

-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는 말이 있더라.
"맞다. 대본에 없는 것들을 많이 채우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즉흥적으로 많이 연기했다. 정성호 형이랑도 이야기해서 신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은 지양했고 시청자가 보는 입장에서 매끄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대사들을 위주로 애드리브를 많이 하고자 했다."

- 작가는 애드리브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나?
"대본 리딩 때도 작가님께서 말씀을 하셨는데 대본이 입에 안 맞는 부분이 있거나 조정할 부분이 있으면 현장에서 자유롭게 해도 된다고 해주셔서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특히 로맨틱코미디 같은 경우 대본에 담을 수 없는 현장 호흡이 있다. 대본이 꽉 차서 배우들이 그 대본 안에 갇힌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널널하게 돼 있고 배우들이 그 대본을 채울 수 있어 좋았다."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 제이와이드컴퍼니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 제이와이드컴퍼니


- 보통 배우들은 제대하고 나면 이미지 변신을 하거나 좀 더 다른 걸 해보려고 하는데 최다니엘은 로코를 다시 맡았다. 이유가 뭘까?
"사실 덥석 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나중에 생각했다. (웃음) 오히려 그런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뭔가 남자다운 것?'을 해야 하나? <러브 액츄얼리>처럼 따뜻하고 알콩달콩한 걸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저글러스>가 잘 안 되면 위험할 뻔했네? 하늘이 도왔다. 모든 공을 파트너인 진희에게 돌린다. 진희가 제일 늦게 캐스팅이 됐고 초반에 발을 접질려 우려가 됐다. 본인은 오죽했겠나. 내색도 안 했고 대역을 써도 되는 것도 본인이 하고 그런 열정에 감동했다."

"연기의 재미? 연기하면서 찾는다"

- (웃음) 최다니엘에게 안경은 무슨 의미인가?
"사실 <하이킥> 때부터 쓰긴 했는데 그 이미지를 사랑해주시는 것 같더라. 안 쓰고도 연기했고 큰 의미는 없다. 시력이 1.5다. (웃음) 시력이 좋은데 쓰고 하라면 쓰고 아니면 말고 그 정도다. 드라마는 여러 사람들이 보는 거니까 보다 대중적이어야 하고 그래서 쓰길 원하시는 것 같았다. 역할에 맞게 착용하는 아이템 정도인 것 같다."

- 다음 작품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나?
"사실 로코를 한 번 더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웃음) 주위에서는 장르물을 해봐라 영화를 해봐라라고 이야기하지만. 나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았고 주변 사람들 덕을 많이 봤다는 생각 때문에. 나는 같이 어울리는 게 재밌더라."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 제이와이드컴퍼니


- 어떤 작품이나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게 있나?
"나는 내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 재미를 느꼈고 어떤 작품이나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건 딱히 없다. 휴먼드라마가 됐든 독립영화가 됐든 개인 소장용 작품이든 눈에 띄는 연기가 아닌 좀 더 일상적인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일상에서 매일매일 극적인 일이 일어나지는 않으니까. 그러면서도 재밌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드라마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고 작은 영화가 될 수도 있겠다."

- 라디오를 다시 해 볼 생각은 있나?
"개인적으로는 너무 하고 싶은데 주변에서는 배우로서 좀 더 집중하자는 말을 한다. (웃음) 라디오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보지 않고 듣는다는 것이. 보여주면 마치 답을 주는 것 같지 않나. 그런데 들려주거나 읽으면 내가 상상할 여지가 있으니까. 갇혀 있지 않으니까."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저글러스>의 배우 최다니엘이 지난 1월 29일 드라마 종영 인터뷰에 응했다. ⓒ 제이와이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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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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