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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혜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센터장 ⓒ 인천뉴스
 조성혜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센터장 ⓒ 인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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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면서 특히 산업·노동 민주화운동 중심도시로써 역사를 간직한 대표적인 도시이다.

그러나 인천은 이러한 민주화운동 관련해 시민들이 찾고 역사적 자부심을 고양할 수 있는 전시실이 없다. 사료 보관실 및 자료실 또한 없다.

다만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을 통해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현 인천민주화운동센터)가 그나마 열악한 환경 속에서나마 인천지역 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나마도 시의회 조례 개정으로 2017년에 이어 2018년도 한시적 운영이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이다.

"인천은 민주화운동 역사와 유산이 타시도에 비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유실돼가는 인천지역 민주·평화·인권 운동 관련 자료 보전 및 체계적 관리에 꼭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마저 없습니다. 시민들에게 인천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자부심을 고양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일깨움과 동시에 민주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한 민주화운동기념회관 건립은 더는 묵인할 수 없는 시대적인 요구입니다."

조성혜(59) 인천민주화운동센터장이 19일 '인천시 민주화운동기념회관(가칭) 건립 공동준비위원장 회의(1차)' 회의를 준비하며 강조한 말이다.

오후 2시 인천민주화운동센터에서 열린 이 날 회의는 노동, 시민사회, 여성, 종교, 의료, 학계, 법조계 등 각계각층 추진위원이 모여 '인천민주화운동기념회관' 제안문을 검토하고 향후 사업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 센터장은 회의에 앞서 "특히 인천5·3민주항쟁을 단순히 폭력사태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5·3을 제대로 조명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 대상에 반드시 포함시킬 것이다"는 말로 기념회관 건립 각오를 더욱 또렷이 밝혔다.

인천5·3민주항쟁은 1980년 5·18민주항쟁 대학살역사를 빚으로 또는 분노로 껴안은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1986년 전국각지 개헌현판식을 무대로 분출하기 시작한 민주화 열망 목소리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신민당의 개헌추진지부 인천 현판식 대회 현장이었던 그해 5월 3일, 인천 주안 시민회관 사거리 일대에 모인 5만명에 달하는 노동자와 시민 그리고 학생들은 빼앗긴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며 치열하고 격렬하게 저항했다. 바로 인천의 대표적 민주화운동인 5·3민주항쟁이다.

이날 경찰병력 강경대응으로 당일에만 총 319명이 연행됐다. 그리고 129명이 소요죄로 구속됐으며 서울·인천지역 운동권 지도부 60명에게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결국 그해 6월4일 부천경찰서에서 5·3민주항쟁으로 끌려갔던 권인숙 성고문사건, 뒤이어 일어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4·13 호헌조치와 맞물려 1987년 6월항쟁 시발점이 되었다.

이로써 5·3민주항쟁은 전두환 정권 퇴진과 대통령 직선제를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센터장은 5·3민주항쟁에 대해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각 진영별 요구가 달라 통일된 구호를 외치지 못해 다소 분산된 점이 있었고, 과잉진압으로 인한 폭력사태가 야기됐다고 해서 5·3을 민주항쟁에서 배제하면 안 된다"며 "특히 각 정파 활동가들 역량이 집결·분출되면서 다양한 의식이 발현된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당시 나는 노동자로 참여했다"며 "노동자들이 광장에 나와 8시간 근로 및 생활임금을 부르짖었고 민족과 민중, 민주 3민 헌법을 주장하며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을 지적한 전국 최초의 노동자 혁명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조 센터장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생활을 하다가 1984년 인천산업선교회 노동자교육교재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부터 인천 노동운동계에 투신하게 된다.

그녀는 "당시에는 졸업 후 노동현장에 들어가는 것이 자연스런 흐름이었다"며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것에 깊이 고민하지 않았고 당연히 그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 센터장은 센터장으로서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에는 "다른 것보다 시의 사업비 지원이 없어 특히 많이 힘들었다"며 "펀드는 물론이고 각 구청, 정부 보훈처까지 사업비를 마련할 수 있는 곳이면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사료를 모으고 전시회를 열고 증언집 만드는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고 전하며 낮게 웃었다.

그러면서 "인천시민들에게 5·3민주항쟁을 제대로 알리고, 자라는 인천의 꿈나무들에게도 민주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민주화운동기념회관 건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 센터장은 1989년부터 인천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해 왔으며 1999년 인천여성노동자회 회장을 맡아 2002년까지 4년간 역임한 바 있다.

그녀는 현재 희망을만드는마을사람들 고문,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고문, (사)인천여성노동자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3년 4월에는 '남녀고용평등 유공자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뉴스>에 실린 글 입니다.



태그:#인천뉴스, #조성혜,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센터장, #인천민주화운동기념회관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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