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 사장 출마한 남성우 전 시사교양 PD.

KBS 새 사장 출마한 남성우 전 시사교양 PD. ⓒ 남성우 제공


80년 해직 언론인 출신인 남성우 전 KBS PD가 KBS 새 사장 공모에 출사표를 던졌다.

남 전 PD는 1974년 TBC(동양방송)에서 PD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0년 계엄 하 언론 검열 거부 운동에 참여했다 해직, 1984년 계약직 신분으로 KBS에 복귀했다. 

1989년 KBS 일반직 PD로 완벽하게 복직한 남성우 전 PD는 KBS의 첫 광주민주화운동 다큐멘터리인 <광주는 말한다>(1989년 3월)을 제작했으며, 이후 < TV조선왕조실록> <역사스페셜> <역사추리> <역사의 라이벌> 등 역사를 소재로한 교양 프로그램 제작에 힘써왔다. 이후 TV본부 기획제작국장, 심의평가실장, KBS 편성본부장 등을 거쳤으며 2008년 퇴사했다. 퇴직 이후 호남대학교와 순천향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과 초빙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쳤고,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등을 맡았다. 

남성우 전 PD는 "언론인권센터 이사장으로 일하는 동안 언론의 오보와 허위보도로 인한 피해구제와 언론감시 등의 시민운동에 참여했다"면서 "이 시간 동안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언론의 윤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KBS를 나와 언론 시민운동을 하면서, 또 시청자로 KBS를 지켜보며 시청자들이 KBS를 보는 시선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남 전 PD가 KBS 사장 공모에 출마한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남 전 PD는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오랫동안 KBS에 있었고, KBS를 정말 사랑한다. 하지만 지금의 KBS는 그냥 '위기'라는 말로 표현이 다 안 될 정도의 상황이다.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사장 공모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 전 PD는 "지금 KBS는 존립조차 위협받을 정도로 총체적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고 평가하며, "그간 KBS가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반공영적, 비공영적 모습은 과연 KBS가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장 공모에 참여하는 이들 모두가 KBS의 개혁에 대해 이야기할 거다. 이번에도 개혁하지 못하면 KBS는 국민과 시청자들 앞에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진다"면서,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러 리더십이 필요할 거다. 공영방송에 대한 생각, 개혁 의지, 또 여러 문제를 슬기롭고도 효율적으로 이행할 경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KBS 142일 파업 "안타까웠다"

지난 KBS 새노조(언론노조 KBS본부)의 142일 파업을 어떤 마음으로 지켜봤는지 묻자 남 전 PD는 "안타까웠다"는 말로 답을 이었다. 

"우선 너무 길었습니다. 고대영 전 사장과 경영진에게 조금이라도 KBS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버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내려왔어야죠. 그런 사람들 밑에서 싸우는 후배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요즘 파업은 예전과 달리 월급도 나오지 않는데, 저렇게 오랫동안 파업을 유지하는 모습이 장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런 KBS 구성원들의 힘이 앞으로 KBS가 바로 나아가는데 원동력이 될 거라는 기대도 되고, 그런 힘을 모아 더 잘해내야할 텐데, 하는 걱정도 됩니다."

후배들이 긴 파업을 견디며 추구했던 공영방송의 가치나 이념에 대해 모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뜻과 맞지 않는 사람은 이번 사장 공모에 참여하면 안 된다. 그게 지금 시대 상황이고, KBS 상황이다. KBS 구성원들의 마음을 잘 받아들여 KBS를 잘 가꿔나갈 자신이 있는 사람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성우 PD는 현재 KBS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KBS 존재가치의 핵심 기반인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공정한 뉴스 제작, KBS 독립성을 지키고 제작현장의 자율성 존중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KBS 쇄신을 위한 성찰과 반성운동을 시작할 각오도 전했다. 최근 방송가의 화두인 외주제작사, 작가 등과의 상생 방안도 마련하고, 수신료 현실화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또 "KBS의 주인은 시청자라고 이야기하는데, 추상적인 개념에 그치지 않고, 실제 KBS의 주인이 시청자라는 점을 시청자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공적 자원이 투입돼 만들어진 KBS의 콘텐츠는 모두 시청자와 함께 나눠야 한다"면서 KBS의 동영상 아카이브를 공개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공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BS의 울타리를 허물어 시청자들이 KBS를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KBS의 예산, 결산, 사업보고서, 공적 책무 수행 평가 등 중요한 의사 결정과정 등을 공개할 계획도 밝혔다. 시청자들이 KBS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아무리 작은 질문이라도 사장이 직접 답하는 문화를 만들어 시청자들이 자신들이 진짜 KBS의 주인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KBS 사장 공모 남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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