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교육부 건물
 교육부 건물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자율학교에 한해 교사도 교장에 응모할 수 있도록 하는 교장공모제(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방안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의 반대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수의 교육부 관계자 "교육부 원안, 실현 어려운 상태"

14일, 복수의 교육부 관계자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자율학교에 한해 100% 확대하는 방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원안의 실현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100% 확대 방안을 완전히 폐기한 것은 아니지만 30~70% 단계적 확대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자율학교의 15%' 이내로 묶어둔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의 교장 응모 비율 제한 규정을 폐지하기로 하고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지난해 12월 26일 밝힌 바 있다. 전체 초중고의 13.8%인 1650여 개의 자율학교에 한해 교장자격증 소지자뿐만 아니라 교육경력 15년 이상인 일반 교사도 교장 공모에 응모할 수 있도록 문을 열기로 한 것이다.

교장공모제는 '교장 임용 방식의 다양화를 통해 승진 위주 교직문화 개선'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운영됐다. 하지만 이 공모제로 올해 3월 1일 현재까지 임용된 1792명의 교장 가운데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는 0.5%인 89명에 그쳤다. 2009년 10월 교육부가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교장 자격증 미소지자가 응모할 수 있는 학교비율을 자율학교의 15%로 제한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교육부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 방안 발표 뒤 보수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은 극렬하게 반대했다. 이 단체는 '무자격 교장 반대'를 내세우며 청와대 청원과 함께 설문조사, 1인 시위 등을 펼쳐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부형 교장공모제 후퇴 이유에 대해 "한국교총의 잘못된 데이터에 기초한 설문조사 결과와 극렬한 반대 운동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청와대, 총리실 등도 해당 정책에 적극적이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월 14일, 한국교총은 "교원인식조사 결과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에 대다수인 81.1%가 반대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설문은 '내부형 교장공모제 찬성 여부'에 대해 질문한 것이 아니라 '무자격 교장공모제 찬성 여부'에 대해 질문한 것이어서 잘못된 설문조사란 지적을 받았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의 홍형식 소장은 "한국교총의 문항은 '나쁜 일을 한 사람을 처벌해야 합니까'처럼 답을 정해놓은 것"이라면서 "내부형 교장공모제에 대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잘못된 조사"라고 지적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교사 응모형 교장 공모' 반대가 81%? 전문가 "여론호도용 조사").

실제로 한국교총 설문조사 발표 뒤 실천교육교사모임, 좋은교사운동,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이 3차례 발표한 설문 결과는 한국교총의 것과 정반대였다(관련 기사 : '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 찬성 71.5%, 교총조사와 정반대).

교육부가 내부형 교장공모제 후퇴 움직임을 보이자 교장승진제도 개혁을 요구해온 교육시민단체들이 강력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 앞 시위는 물론 '김상곤 장관 퇴진까지 요구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교장승진 '적폐' 청산 포기하다니...장관 퇴진 요구도 불사"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교육부의 내부형 교장공모제 확대방안은 그 적용 범위가 전체 학교로 보면 10%도 되지 않는 '교장승진 적폐 청산' 방안이었을 뿐"이라면서 "그런데도 한국교총의 잘못된 설문결과와 언론보도 등에 부담을 느낀 교육부가 공모제 확대 방안을 포기한다면 김상곤 장관 퇴진도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교장공모제 방안을 관할하는 교육부 관계자는 "입법예고가 마무리됨에 따라 2월 말까지 교장공모제 개선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교육부는 현실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의견을 듣고 있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태그:#교사 응모 교장공모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