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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국회의원이 12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회찬 국회의원이 12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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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특성화고등학교 현장실습 폐지를 발표한 가운데, 정의당 노회찬 국회의원(창원성산)은 "목욕물이 더러우면 물을 버려야지 목욕하는 아이까지 버려서는 안 된다"면서 '폐지 반대'했다.

노 의원은 정의당 경남도당이 12일 경남도청 브리핑실에서 연 "특성화고 현장실습,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했다.

노회찬 의원은 "촛불혁명에 의해 탄생한 정권은 정권교체 자체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대표적인 노동적폐가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사례다. 예비노동력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잘못 규정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산재 관리 등 여러 가지 위험에 대한 보호대책이 생략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군인이 논산훈련소에 들어가면 계급장이 없지만 그 순간부터 군인이지 민간인 대우를 받는 일은 없다"며 "마찬가지로 현장실습은 현장에 들어가는 순간 노동자로 대우 받아야 하는데,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는 정도로 여겨져 잘못이다"고 했다.

그는 "여러 가지 대가와 위험관리 대상도 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착취되고 있다. 수많은 사고와 위험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적폐를 올바로 청산하는 것이 정부의 과제다"고 했다.

노회찬 의원은 "정부 일각에서 문제를 인식한 것은 다행이나 대안으로 현장실습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 됐다. 목욕물이 더러우면 물을 버려야지 목욕하는 아이까지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진국은 기업들이 필요한 기술과 노동에 대해, 그 사업장의 책임으로 모든 비용을 다 들여서 노동의 과정으로 실습과 교육을 시키고 있다. 실습과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그 책임을 기업이 지지 않고 당사자에게 떠넘기는 '변종 노동 착취'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지적된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도록, 현장실습이 노동과정으로 올바로 평가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장실습 자체를 없애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지난 해 12월 전국 특성화고 재학생·졸업생 442명을 대상으로 벌인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장실습에 나가 보신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가본 적 있다'는 27.8%, '없다'는 72.2%였다.

"조기 취업 형태의 현장실습이 전면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매우 적절하다' 7%, '적절하다' 8.1%, '보통이다' 10%, '적절치 않다' 23.1%, '매우 적절하지 않다' 51.8% 답변했다.

"현장실습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전 불감증' 19.5%, '전공에 맞지 않는 현장 배치' 19.5%, '직원 폭행과 폭언' 14.7%, '임금 미지급' 7.2%, '근로시간 위반' 16.3%, '서면 계약 의무 위반' 9.3% 등이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현장실습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에게 기업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주고 정부의 실습업체 관리와 감독을 강화하는 당사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현장실습 실태조사단을 구성하여 '현장실습 산업체 안전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현장실습 도중 학생이 스스로 실습을 중단할 수 있는 '실습중지권'을 신설해야 한다"고, "근로감독관을 전국적으로 확대 재편해 지방고용노동청 산하 근로권익센터에 전문가와 청소년 당사자가 참가한 '청소년 근로감독관'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고 했다.

여영국 경남도당 위원장은 "고등학교 때 부산 사상공단에서 일했던 적이 있고, 당시 일당 2600원을 받았으며, 그때 하숙비가 5만원이었다. 한 달 일해 본들 잔업해도 10만원 내외였다"며 "현장실습생들의 처우는 지금도 거의 크게 달라진 게 없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 들어가면 나이 차이로 '이 새끼 저 새끼' 하고, 험한 일도 예사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근본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다. 특성화고 학생은 노동인권의 문제다"며 "폐지가 아니라 실습생에 대해 노동자로서 인권을 제대로 보장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바라보고 주문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12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성화고 현장실습,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12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성화고 현장실습,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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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의당, #노회찬, #여영국, #특성화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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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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