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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태워지는 김정은 사진과 인공기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를 열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과 인공기를 불태우고 있다. ⓒ 남소연
'평양올림픽 반대' 불태워지는 인공기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를 열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과 인공기를 불태우고 있다. ⓒ 남소연
경찰 폭행하는 '평양올림픽 반대' 시위대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를 열고 인공기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불태우자 경찰이 이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 남소연
인공기 소각 현장에 뛰어든 경찰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를 열고 인공기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을 불태우자 경찰이 달려들어 불을 끄고 있다. ⓒ 남소연
"경찰! 함 밀어볼까?"

11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광장 태극기 게양대 앞. 조원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평양올림픽 반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욕설과 고성을 내질렀다. 

이들의 '인공기 화형식' 직전, 경찰이 진입을 시도하자 벌어진 상황이다. 조 대표는 참가자들에게 "경찰과 싸우지 마라"고 말하면서도, 경찰을 향해서는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 끝을 보고 싶으냐"며 오히려 험악한 분위기를 부추겼다.

경찰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무대 위 지시도 계속 이어졌다. 일부 연사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로 (무대를) 감싸라"면서 "여성은 뒤로 가고 남성들이 앞으로 와 달라"고 요청했다. 무대 바닥에는 부탄가스와 토치들이 나뒹굴었다.

이윽고 무대 위에 한반도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인공기가 그려진 입간판이 차례로 섰다. 한 참가자가 불을 붙이면 입간판을 든 또 다른 이가 이를 치켜 드는 식이었다. 타다만 재와 아직 불이 붙어있는 잔해들이 날아올라 시야를 가렸다.

참가자들의 안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사였다. 조 대표가 불 붙은 인공기를 그대로 던져 무대 근처로 접근하던 참가자의 몸에 떨어지기도 했다. 이 참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각난 깃발을 잡고 흔들었다. 그 바로 앞에는 사진기자 등 취재진이 무대 위를 촬영 중이었다.

"경찰과 상대하지 마라"면서도 혼란 부추겨

인공기에 'X'자 표시한 조원진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등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를 열고 인공기에 'X'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 남소연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에 등장한 '김일성 가면 소동' 사진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열린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김일성 가면 소동'을 일으킨 사진을 들고 있다. ⓒ 남소연
경찰 추산 15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집회에서는 참가자와 경찰 간의 마찰이 빈번히 발생했다. 화재 발생 전 이를 진압하기 위해 진입한 일부 경찰들은 참가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부상이 이어졌다. 한 여성 참가자는 현장에서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태극기 깃대를 경찰에게 내리치기도 했다. 한 남성 노년 참가자는 "너네는 주사파 정권의 개들이다"라면서 "여기 (경찰들) 다 인민보위부 소속이다"라고 소리쳤다. 무대 위 연사들은 참가자들을 향해 "경찰과 상대하지마라" "마찰 일으키지 마라"고 말로만 제지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일성 가면 소동' 사진 들고나온 신동욱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광장에서 열린 '평양올림픽' 반대 집회에 참가해 '김일성 가면 소동'을 일으킨 사진을 찢고 있다. ⓒ 남소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김일성 추정 가면'을 직접 찢어 보이며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참가자도 있었다(관련 기사 : 때 아닌 '김일성 가면' 소동, 보도한 기자 "판단 실수" 인정). 이 참가자는 "관련 뉴스는 오보다"라는 취재진의 설명에 "오보가 아니다"라고 억지를 쓰며 가면을 수 차례 찢었다.

추운 날씨 탓인지 참가자들은 태극기가 그려진 귀마개와 성조기가 새겨진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했다. 태극기가 그려진 확성기를 든 중년 여성은 "대한민국은 망했다! 때려잡자 김정은!"을 외치며 거리를 활보했다. 쇼핑백을 들고 길을 가던 일부 외국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이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부자 사진에 그려진 'X'자 11일 오후 북측 예술단 공연이 열리는 국립극장 인근 장충체육관 앞에서 '평양올림픽'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삼부자 사진에 'X'자를 그려 보이고 있다. ⓒ 남소연
국립극장 '철통경비' 속 입장 11일 오후 북측 예술단 공연이 열리는 국립극장 입구. 공연을 보기 위해 도착한 시민들의 비표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병력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남소연
이날 오후 300여 명의 일부 극우단체 회원들은 북한 예술단의 마지막 공연이 열린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나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공연장에서 800여 미터 떨어진 사거리에서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극장 입구부터 사거리까지 배치된 경찰 병력 때문이었다. 공연장 입구부터는 비표 없이 진입이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태극기, 성조기 뿐 아니라 이스라엘 국기까지 내걸고 경찰과 대립했다. 한 참가자는 취재진에게 "좌파 아니겠지?"라면서 "수상하다. 어디서 왔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횡단보도 건너 반대 편에서는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등 통일 단체들이 소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개나리와 철쭉 등의 조화와 '가자 평창으로, 평화로 통일로'가 적힌 펼침막을 들고 "우리는 하나다, 통일은 우리가 만들어갑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문 대통령, 북 대표단에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로..."

한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은 이날 공연 관람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방남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 전용기 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고위급대표단과 마지막 일정을 함께하면서 이번 만남에서 비롯된 남북 대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자는 뜻을 밝혔다. 김영남 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했으니 다시 만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우리가 만난 것이 소중하다"면서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이 될 수 있게 남북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지난 10일 김여정 부부장은 청와대 오찬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이른 시일 내 방북을 희망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고,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예선 첫 경기를 김여정 부부장 및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함께 관람하며 공동응원했다.

"남북아 대화하자" 환영하는 시민들 11일 오후 북측 예술단 공연이 열리는 국립극장 인근 장충체육관 앞에서 열린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환영하고 있다. ⓒ 남소연
"가자 평창으로! 평화로!" 북측 대표단 환영하는 시민들 11일 오후 북측 예술단 공연이 열리는 국립극장 인근 장충체육관 앞에서 열린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환영하고 있다. ⓒ 남소연
북측 대표단 환영하는 '한반도기' 11일 오후 북측 예술단 공연이 열리는 국립극장 인근 장충체육관 앞에서 한 시민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환영하고 있다. ⓒ 남소연
태그:#조원진, #태극기집회, #국립극장, #북한, #김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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