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그룹 아이콘과 가수 승리가 출연했다. 아이콘 멤버들은 숙소에서 승리가 쓰던 외장하드에 '야한 동영상'이 담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그룹 아이콘과 가수 승리가 출연했다. 아이콘 멤버들은 숙소에서 승리가 쓰던 외장하드에 '야한 동영상'이 담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 JTBC


 지난 3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그룹 아이콘과 가수 승리가 출연했다. 아이콘 멤버들은 숙소에서 승리가 쓰던 외장하드에 '야한 동영상'이 담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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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아는 형님>에 빅뱅 승리와 그룹 아이콘이 출연해 승리의 '야동'에 대해 폭로했다. 3일 방송된 <아는 형님> 이야기다. 아이콘 멤버 중 한 명은 이날 방송에서 승리가 두고 간 'OO'에 대해 퀴즈를 냈고, 서장훈, 이수근 등은 'AV비디오', '야동' 등을 정답으로 던졌다. 정답은 '야동'이 가득 담긴 외장하드.

아이콘은 승리가 쓰던 숙소 옷장에서 '영롱한 빛'이 나 열어봤더니 외장하드가 남아 있었고, 열어보니 '환상의 세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야동'이 배우별로 정리된 100여 개의 폴더가 있었다는 것. 이수근은 "그건 선물이지, 너희들에게 주는"이라고 말했고, 다른 아이콘 멤버는 "그걸 보는 순간 승리의 이상형을 다 볼 수 있었다"며 웃었다. 승리는 자기 것이 아니라 다른 멤버의 물건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니셜을 밝히라는 아우성에 "그건 밝힐 수 없다"면서 다른 멤버의 부끄러움을 '덮어주는' 모습까지 보였다.

사실 이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방식은 어쩐지 익숙하다. 중고등학교 내내 교실에서 많이 보던 광경이 아니었던가. '남자들의 비밀'이라며 어제 본 일본 AV의 '품번'을 공유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여성들 앞에서 일부러 '음담패설'을 하며 눈치를 살핀다. 혹시라도 여학생들이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하면, 다음날부터 그의 별명은 '변녀'가 되고, '쉬운 여자' 취급을 받기 십상이었다.

어린 남자애들은 호기심이 왕성해서 그럴 수 있다고? 직장으로 가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고난을 함께 겪으면 관계가 끈끈해진다고 하던가. 서로의 힘든 모습을 보고 도와주며 우정을 쌓아가는 관계, 여기까지는 나쁠 게 없다. 그런데 직장생활에서는 이 관계가 이상한 방향으로 번지며 남성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사회생활 하다보면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하며 가는 노래방, 룸살롱. 거기서 보게 되는 것은 서로의 숨기고 싶은 부분, 은밀한 도덕적 결점이다. 돈을 내고 여성을 착취할 수 있는 시간을 얻고, 함께 알량한 남성 권력을 누리며, 이들은 '수치심'을 공유한다. 그리고 나서 말한다. "남자들만 아는 세계가 있지."

 지난 3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그룹 아이콘과 가수 승리가 출연했다. 아이콘 멤버들은 숙소에서 승리가 쓰던 외장하드에 '야한 동영상'이 담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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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그룹 아이콘과 가수 승리가 출연했다. 아이콘 멤버들은 숙소에서 승리가 쓰던 외장하드에 '야한 동영상'이 담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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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6일) 뉴스에는 의무경찰 버스 안에서 소대장이 강제로 '야동'을 관람케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다 너희들 좋으라고 그러는 것"이라며 버스 세 대를 돌며 USB에 담긴 음란 동영상을 틀었다는 것. 시위를 진압하러 가는 의경들에게 성적 수치심과 불쾌감을 안겨 진압을 용이하게 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사건에서 음란 동영상을 강제로 시청했던 의경들은 피해자다. 그리고 많은 남성들도 이들이 피해자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권력에 의해 강압적으로 시청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만 바꿔서 생각해보자. 중고등학교 시절 '남자라면 당연히' 야동을 좋아하는 거 아니냐며 묻는 또래 집단과, 직장생활에서 '좋은 데 가자'며 성구매를 권유하던 직장 상사들과의 관계에서는 권력이 작용하지 않을까? 여기에서도, 또래의 남성 집단 안에서 배제되고 싶지 않아서, 상사의 말을 거역하면 직장 생활에서 밉보일까봐 등 권력의 개입이 일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 그룹 아이콘과 가수 승리가 출연했다. 아이콘 멤버들은 숙소에서 승리가 쓰던 외장하드에 '야한 동영상'이 담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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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끼리니까 괜찮다.', '남자들은 이런 걸 좋아할 수밖에 없다.'라는 이야기들이 당연하게 통용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 남성들 개인도 내가 하는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리기 어렵다. 단톡방 성희롱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변명은 '이게 그렇게 문제인지 몰랐다'는 것이다. 그리고 알아차린다 해도, 쉽게 문제제기를 할 수가 없다. 남성들이 구축해놓은 호모 소셜은 끈끈하고, 여기에서 배제되면 그들만의 사회에서 주류에 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성들은 '야동'이 정말 '남성의 본능'이라고 믿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그 시선을 학습하게 된다.

'음담패설'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성희롱이나, 왜곡된 여성성을 담고 있는 '야동', 직장생활에서의 집단적 성구매는 본질적으로 여성에 대한 착취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야동'을 보면서, 성구매를 하면서밖에 쌓을 수 없는 게 '남성들의 우정'이라면, 그 남성성의 시원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서로 폭력을 학습하고 수치심을 공유하면서 끈끈한 남성연대를 쌓아가는 것, 이제는 정말 지겹다.

남성연대 아이콘 승리 아는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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