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턴2> 포스터

<패딩턴2> 포스터 ⓒ (주)이수C&E


설 연휴를 한 주 앞두고 가족 영화 한 편이 8일 개봉한다. 바로 3년 전 매력쟁이 꼬마 곰돌이의 런던생활기를 다뤘던 <패딩턴>의 속편 <패딩턴2>이다.

영화는 지난해 영국박스오피스 3주간 1위를 차지하는 등 영국에서만 10주간 Top10을 유지하며 5800만 달러가 넘는 극장수입을 기록했다. 전편의 감독 폴 킹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패딩턴의 목소리로 벤 위쇼가 다시 돌아왔다 . 또한 브라운가족도 고스란히 등장하며 샐리 호킨스와 휴 보네빌은 물론 3년새 훌쩍 커버린 주디역에 매들린 해리스와 조나단역에 사무엘 조슬린도 볼 수 있다. <패딩턴2>를 통해 악당으로 돌아온 휴 그랜트는 최근 38회 런던 비평가협회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런던 생활 3년차에 접어든 패딩턴(벤 위쇼)은 루시 숙모의 100번째 생일선물로 '런던의 풍경을 담은 팝업북'을 사기로 낙점한다. 돈을 모으기 위해 이발소 보조와 아쿠아리움 청소 그리고 창문 닦기까지 섭렵한 패딩턴. 하지만 어느날 밤 팝업북을 훔쳐간 피닉스(휴 그랜트)를 쫒다가 졸지에 도둑질을 한 곰으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며서 곰생 최대 위기를 겪게 된다.

패딩턴 시리즈의 매력에는 귀여운 캐릭터 만큼이나 풍부한 동화적인 세계관도 한 몫 하고 있다. 영화의 스토리는 '말할 줄 아는 곰' 만큼이나 리얼리티가 붕괴된 세계관에서 펼쳐진다. 브라운 가족의 가장 헨리는 2012년에 완공된 영국 최고층 건물 '더 샤드'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영화속 사람들은 스마트폰 대신 공중전화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철로에는 고속철이 아닌 증기기관차가 질주하고 있다.

또한 영화 속 감옥의 죄수복도 현재보단 50년대에 어울릴법한 의상이다. 이렇게 현대와 과거의 산물이 공존하는 이 기묘한 풍경은 현대적인 시공간속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전달하며 패딩턴이라는 캐릭터에 최적화된 배경이 되어준다. 세계관 속 풍경뿐 아니라 패딩턴이 런던의 풍경이 담긴 팝업북을 열었을 때 펼쳐지는 애니메이션도 인상적이다. 팝업북의 질감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은 실사와 다른 런던의 정감있는 매력을 잘 살려내고 있다.

영화의 최대 매력은 역시 패딩턴이 만들어내는 온기 가득한 웃음이다. 감옥과 알바 에피소드를 비롯해 영화 내내 귀여운 패딩턴이 보여주는 슬랩스틱 코미디는 분명 아이들 취향에 최적화 되어 있지만, 어른들도 즐기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특히 감옥에서 세탁기에 들어간 빨간 양말 하나가 칙칙한 죄수복을 핑크빛으로 물들인 에피소드가 인상적인데, 이 장면은 웃음을 주는 동시에 절묘하게 죄수들 속에 등장한 곰돌이 패딩턴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범죄자들로 가득한 감옥에서도 친구를 만들어내는 패딩턴의 모습과 "패딩턴은 사람들의 좋은면만 보며 친구를 만들지"란 헨리의 대사가 전달하고 있는 선명한 메시지가 앞서 얘기한 웃음들과 시너지를 내며 가족영화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폴 킹 감독은 패딩턴 시리즈의 색깔을 잘 유지하며 장르에 최적화된 연출을 선보였으며 뮤지컬 연기까지 선보인 휴 그랜트를 비롯한 주요 배우들도 가족영화에 충실한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채우고 있다. 또한 더빙판에서의 국내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안정적이다.

영화는 2편이지만 스토리상 연속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1편을 보지 못한 관객이라도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물론 1편의 떠오르게 하는 몇몇 장면들이 있기 때문에 1편을 챙겨보는것이 더 좋긴 하다.

<패딩턴2>의 뒷 이야기들

영화의 원작인 <패딩턴 베어>의 작가 마이클 본드는 자신의 90번째 생일날 2편 제작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영화가 발표되기 6개월전에 91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편의 주역이었던 니콜 키드먼은 2편 출연에도 관심을 보였으나 그녀의 출연은 불발 되었다. 폴 킹 감독은 <패딩턴2>를 연출하기 위해 <원더>의 연출 제안을 거절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패딩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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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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