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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 하루 전, 공공기관·민간금융사 채용비리 규탄
 박근혜 전 대통령 생일 하루 전, 공공기관·민간금융사 채용비리 규탄
ⓒ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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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미래는 지난 1일 목요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공기관·민간금융사 채용비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나는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참여했다. 우리가 기자회견을 하기 전 포항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이 이주대책을 세워달라며 집회를 진행했다. 경찰들이 가득했지만, 주민들이 자리를 떠나자 이내 경찰들도 함께 바리를 비웠다.

우리는 청사 앞 인도에 자리를 잡고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우리미래 김소희 공동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됐다. 우리는 ▲'우리가 금수저 들러리인가?!' ▲'아버지 직업이 취업의 프리패스? 꺅! 이게나라냐?' ▲'공기업, 금융사 채용비리 규탄한다' ▲'청년에게 공정한 취업의 기회를!'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는 우리미래 안재호 공동대변인
 기자회견문을 발표하는 우리미래 안재호 공동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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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호 공동대변인은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회견문은 다음과 같다.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과거 5년간 채용 전반에 대한 275개 공공기관, 675개 지방공공기관, 256개 기타공직유관단체를 조사한 결과 전체 1,190개 기관·단체에서 총 4,788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하였다. 이 중 채용비리가 짙은 83건을 수사 의뢰하였고, 채용비리 개연성이 있는 255건을 징계 또는 문책 하였다. 이 과정에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 한국석유원 이사장을 비롯한 8명의 기관장이 즉시 해임되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공공의 일을 위해 운영되어야하는 공공기관이 어떻게 특정 개인의 뒤를 봐줄 수 있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조사 과정에서 이미 내정자를 확정해준 상태에서 무의미한 면접이 이뤄진 것이 드러났고, 이에 취직 준비했던 청년들은 "그동안 이미 확정된 내정자를 위해 들러리를 선 것인가"라며 자조 섞인 한탄을 금치 못했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내 11개 은행에 대한 검사를 벌인 결과 9건의 특혜 채용과 7건의 면접점수 조작, 6건의 채용전형 불공정 운영 등 채용비리 22건의 사례를 적발했다고 했다. 

도대체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온갖 비리와 청탁으로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한 명으로 부족하단 말인가. 공공기관, 금융사 등 기업의 비리가 이렇게 만연한데 우리가 어떻게 다음세대에게 '정의'를 가르치고, 청년들에게 '꿈을 갖고 노력하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이번에 드러난 채용비리로 수많은 청년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 정부는 조사과정에서 나타난 피해자들에게 보상할 방법을 찾고, 비리를 저지른 자들에게는 책임을 물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미래는 정부와 공공기관을 포함한 기업, 시민사회에게 요청한다.

첫째, 정부는 일체의 채용비리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관련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청한다.
둘째, 공공기관과 기업에는 채용 시스템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한다.
셋째, 시민사회에게는 채용비리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요청한다.

우리미래는 채용비리가 뿌리 뽑히는 그날까지 청년들과 함께 하겠다.

2018.02.01.
청년정당 우리미래 

공공기관·민간금융사 채용비리 규탄을 외치는 우리미래 조기원 공동대변인
 공공기관·민간금융사 채용비리 규탄을 외치는 우리미래 조기원 공동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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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나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미래 공동대변인 조기원입니다. 저는 은행과 공기업의 채용비리 뉴스를 보고, 분노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수년간 취업 준비를 하고 이력서를 100장씩 썼던 친구들이 생각나서입니다.

연줄과 소위 빽이 있어야, 취직이 된다는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취업시장에서 수많은 청년구직자들을 금수저들의 들러리로 쓴 것입니다. 아마 많은 청년들이 허탈함과 분노로 눈물을 삼켰을 것입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지금이라도 바로잡고, 꼭 이렇게 될 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태어난 지역에 상관없이, 내 부모가 누구이든 상관없이, 순수한 동기와 자기 노력으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사회가 오길.

그리고 헌법에 나와 있는 것 처럼,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오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선배세대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바랍니다.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십시오.

세종문화회관 앞, 박 전 대통령의 67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가진 생일축하 행사
 세종문화회관 앞, 박 전 대통령의 67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가진 생일축하 행사
ⓒ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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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세종문화회관 앞길을 지나갔다. 그곳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를 비롯한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의 67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가진 생일축하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모습도 보였다.

빨간 망토를 두르고, 주황색 비니모자를 쓴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세상에서 가장 청렴한 박근혜 대통령님 67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을 통해 하나은행 명문대 출신 지원자 특혜채용 정황이 드러났다. 해외 명문대 출신 특혜 채용자 중에서는 유독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이 포함되어 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비롯한 실세들은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이다. 검사과정에서 하나은행 인사 담당자들은 단지 '글로벌 인재가 필요해서 뽑았다'라는 설명 외에 납득할만한 답변을 전혀 내놓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모든 생명은 존엄하기에 축하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청렴하다'는 수식어가 붙은 피켓은 연이어 들려오는 채용비리 소식에 허탈한 이 시대 청년들의 마음에 대못을 박는다.

'아버지 직업이 취업의 프리패스? 꺅! 이게나라냐?'
 '아버지 직업이 취업의 프리패스? 꺅! 이게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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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는 우리미래 공동대변인입니다.



태그:#채용비리규탄, #박근혜전대통령생일하루전, #우리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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