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에 합류한 KIA 서재응 코치와 LG 이병규 코치(사진 출처: KIA 타이거즈/LG 트윈스)

친정팀에 합류한 KIA 서재응 코치와 LG 이병규 코치(사진 출처: KIA 타이거즈/LG 트윈스)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2018 시즌 준비를 위한 KBO리그 10개 구단들의 해외 전지훈련이 막을 올렸다. 선수들의 전지훈련 참가 여부는 명단 공개 시점부터 상당한 화젯거리가 된다. 각 팀 감독들의 시즌 구상을 엿볼 수 있다. 1군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선수의 입지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선수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스타 출신 초보 코치들의 전지훈련 참가다. 선수 시절 명성을 드날렸으나 은퇴 뒤 선수들의 돕는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디디는 순간이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메이저리거 출신이자 8시즌 동안 KIA에서 활약하다 은퇴한 서재응 코치가 1군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은퇴 뒤 한동안 해설위원을 역임한 뒤 '고향'으로 돌아온 셈이다.

LG 트윈스의 이병규 타격 코치 역시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다. 1997년 프로 데뷔 후 2016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시절 3시즌을 제외하고 LG 유니폼만 입어온 그는 미국 애리조나의 LG 1군 캠프에 합류했다. 이병규 코치 역시 은퇴 뒤 1년 동안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바 있다.

스타 선수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두산 베어스의 코칭스태프 인선은 파격적이다. 선수 시절 두산에 몸 담지 않았던 초보 코치를 발탁해 1군에 합류시켰다. LG,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를 거친 조인성 코치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조성환 코치가 호주 시드니의 1군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조인성 코치는 배터리 코치, 조성환 코치는 수비 코치를 맡게 된다. 조성환 코치는 지난해까지 해설위원을 맡아왔지만 조인성 코치는 지난해 11월 은퇴를 선언한 뒤 곧바로 코치를 맡았다.

한편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정재훈 코치도 2군 투수 코치로 새 출발한다. 이들은 두산의 '화수분 야구'의 전통을 이어가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다. 전술한 코치들은 해외 연수 없이 지도자 경력을 시작한다. 반면 올 시즌을 끝으로 NC 다이노스에서 은퇴한 이호준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연수를 거친 뒤 NC의 코칭스태프 합류가 결정되었다.

'스타 출신은 명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는 야구계 속설이 있다. 잘 나갔던 자신의 선수 시절을 떠올리면서 채울 것이 많은 선수들을 지도할 경우 벽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최근 성공한 감독들의 경우 스타 선수 출신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두산 조인성 코치와 조성환 코치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두산 조인성 코치와 조성환 코치 (사진 출처 : 두산 베어스)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현재 KBO리그는 일종의 과도기에 놓여 있다. 상명하복과 정신력을 강조하는 과거의 야구 문화와 각종 지도자와 선수의 소통 및 교감을 중시하는 새로운 흐름이 혼재하는 양상이다.

최근 소통과 교감의 문화가 힘을 얻고 있으나 한편에선 과거의 야구 문화도 잔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초보 코치들은 과거의 지도자와 신세대 선수들 사이에 '낀 세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리 말하면 초보 코치들은 한국 야구 문화의 방향성을 손에 쥐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야구팬들의 엄격한 시선도 초보 코치가 극복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 야구팬들은 안목이 높아져 눈 앞의 승패에만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투타의 기록은 물론 수비, 주루, 유망주 육성 등 각 분야에 세밀한 관심을 보이며 해당 분야 코치의 책임을 까다롭게 따지기도 한다.

사실 코치는 '비정규직'이다.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며 선수 시절에 비해 매우 적은 연봉을 받는 불안정한 직업이다. 선수들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존재로 빛이 나지 않지만 음지에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야구장에 머무는 시간도 선수들에 비해 길다. 권한은 작지만 책임은 많다. 이 같은 이유들로 인해 스타 선수들이 은퇴 뒤 지도자보다는 해설위원을 선호하기도 한다.   

선수 시절의 명성을 뒤로 한 초보 코치들 중에는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발전해 리그를 좌우하는 미래의 명감독이 될 수도 있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스타 출신 초보 코치들에게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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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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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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