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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이 31일 낮 대구은행 본점 앞에서 박인규 대구은행장의 구소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이 31일 낮 대구은행 본점 앞에서 박인규 대구은행장의 구소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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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권을 샀다가 되파는 형식으로 속칭 '상품권깡'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인규 대구은행장에 대해 검찰이 재차 기각을 결정하자 시민단체들이 경찰과 검찰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29일 보완수사를 통해 박 행장에 대해 업무상 횡령과 업무상 배임,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행장이 지난 2014년 4월부터 2017년 8월까지 회사 자금으로 32억 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매한 뒤 되파는 형식으로 현금 27억 원을 조성해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19일 박 행장에 대해 업무상 횡령과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대구지검은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한 뒤 보강수사를 요구했었다.

검찰은 이번에도 혐의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대구지방검찰청은 30일 "보완수사 과정에서 박 행장의 횡령과 배임 규모가 5000만 원 이상 감축됐다"며 "박 행장의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이 법리적으로 여전히 혐의 유무가 불분명하다"고 구속영장을 재차 기각했다.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대구지역 5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구은행 박인규 행장 구속 및  부패청산 시민대책위원회'는 31일 대구은행 본점과 반월당점, 신암점 등 6곳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검찰과 경찰을 규탄했다.

이들은 "지난 12월 경찰의 1차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하고 보강수사를 지휘함에 따라 이루어진 이번 신청마저 기각한 검찰이나 미진한 수사로 이러한 상황을 불러온 경찰 모두 직무유기를 하며 시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에 대해서는 "늑장수사로 시민들의 지탄을 받아온 경찰이 검찰의 보강수사 지휘 후에도 보다 강하고 정밀한 수사를 했다는 소식을 들어 보지 못했다"면서 "경찰청은 사실상 직무유기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대구경찰청에 출두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이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대구경찰청에 출두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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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대해서도 "이미 밝혀진 것만으로도 박인규 행장을 구속했어야 마땅했다"며 "상품권깡으로 30억 원이 넘는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돈이 어디엔가 사용됐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 행장이 조성한 비자금이 어디엔가 사용된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어디에 쓰였는지 소명하지 못하는 것은 정상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의 태도는 박 행장을 비호하는 것으로 비친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인식이다.

시민대책위는 "검찰과 경찰은 더 이상 시민들을 우롱하지 말라"며 "박 행장을 즉각 구속하라"고 촉구하고 "대구의 검찰과 경찰이 개혁해야 대구의 사회정의가 바로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박인규, #대구은행장, #구속영장, #기각, #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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