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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청사 사진.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올려져 있다.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청사 사진.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올려져 있다.
ⓒ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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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 그런 사실을 망각하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r경북 김천지역에 충격을 주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지청장이 자살을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무슨 사유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검사의 문제 해결 방법 치곤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 사람들이 검사를 보는 눈은 경이(驚異)에 가깝습니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꼽힙니다. 지금은 그런 호칭이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지역 사회에서 새파란 검사를 영감으로 부르며 예우를 해 주었습니다.

정승면 지청장이 자살을 시도한 이유는 앞으로 밝혀질 것입니다. 주위에서 가늠하기로는 좌천성 인사이동을 들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법무부 인사에서 대구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는군요.

지방 검찰청 고검 검사는 한직에 속하는 곳입니다. 김천지청장에서 대구 고검 검사로 발령이 나서 자존심이 크게 상한 것 같습니다. 엘리트들의 자존심은 가끔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으로 돌출될 때가 있습니다.

항간에는 정 지청장이 MB 수사와 관련 있다는 설도 나돕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잠깐 청와대 민정2비서관실 법무담당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를 한 적이 있다고 하는군요.

또 비리 혐의로 대검 감찰을 받았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자살의 유형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억울함을 당했을 때, 씻지 못할 죄를 지었을 때, 이승에서는 도저히 꿈(사랑)의 실현이 불가능할 때... 등. 정 지청장은 어떤 유형으로 인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유가 되었건 목숨을 끊음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극히 이기적인 생각밖에 안 됩니다. 본인은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가족 등 주위 사람들에게 큰 짐을 지우는 것이 되잖습니까.

이른바 사회 유명 인사들의 자살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사회가 병들어간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서민들은 생활에 쫓겨 살다 보면 자살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습니다. 어려운 삶을 운명으로 여기고 헤쳐 나갑니다.

정 지청장의 자살 기도 소식을 접하면서 언뜻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런 심약하기 짝이 없는 사람에게 과연 우리의 재판을 맡기는 것이 타당한가. 전능한 검사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평가 기준이 일반 사람들보다는 높아야 하지 않을까요?

종교에서는 자살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독교에서는 살인하지 말라는 게 십계명 중 여섯 번째 계명으로 들어 있습니다. 살인의 죄는 구원 여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지요. 그래서 신자들은 각별히 조심을 합니다.

자살도 이 계명에 저촉됩니다. '자살(自殺)'은 '자아(自我)'를 죽이는 것이잖습니까. 정 지청장이 자살을 기도한 이유를 잘 모릅니다. 이유가 아무리 절박한 것이라고 해도 생명과는 바꿀 수 없습니다.

정 지청장의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앞으로 낮은 곳에 눈을 주며 살 것을 권고하고 싶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따뜻한 눈길을 바라는 사회적 약자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출세 지상주의는 사람을 한없이 나약하게 만드는 법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지역신문 <김천일보>에도 게재된 것입니다.



태그:#대구징방검찰청 김천지청, #정승면 지청장, #자살기도, #비리혐의, #좌천성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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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향기 그윽한 김천 외곽 봉산면에서 농촌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닌 아웃과 아픔 기쁨을 함께 하는 목회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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