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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소장 광화문 사진 광화문 앞에 구군복을 입은 병사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구군복의 폐지가 1895년이었다는 것으로 보아 1895년 이전 사진으로 확인됐다.
▲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소장 광화문 사진 광화문 앞에 구군복을 입은 병사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구군복의 폐지가 1895년이었다는 것으로 보아 1895년 이전 사진으로 확인됐다.
ⓒ 문화재제자리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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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제작된 광화문 현판이 내년 상반기 즈음 광화문에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과학적 연구 분석 결과, 광화문 현판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임을 확인했다"라고 지난 30일 밝혔다. 현재 광화문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구성돼 있다. 

'광화문 현판 색상 고증 오류'는 여러 차례 지적돼왔다. 그러던 중 2016년 2월,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소장 광화문 사진을 찾아내면서 오류가 최종 확인됐다. 이에 문화재청이 과학적 분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광화문 현판의 역사... 기구하다

광화문 현판은 중요한 순간마다 사라지는 기구한 운명을 겪어왔다. 현판이 사라진 최초의 일은 1592년 임진왜란 때다. 당시 경복궁에 불이나 광화문이 전소됐다.

그후 광화문 현판은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중건이 있던 고종 때 다시 걸리게 된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1865년(고종 2년) 임태영(任泰瑛)이 광화문 현판을 쓸 사서관으로 선택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해체되고 있는 광화문 1926년 광화문이 해체되고 있다.
▲ 해체되고 있는 광화문 1926년 광화문이 해체되고 있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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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동쪽으로 옮겨진 광화문 1929년, 일제가 광화문의 모습을 왜곡하여 변경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경복궁 동쪽으로 옮겨진 광화문 1929년, 일제가 광화문의 모습을 왜곡하여 변경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구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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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는 '광화문 철거설'이 떠돌아 현판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과 같았다. 광화문을 철거하려는 이유는 '광화문이 총독부 건물 앞에 위치해 총독부를 가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반대 여론이 심해 철거되진 않았고, 1927년 경복궁 동쪽 건춘문 옆으로 옮겨진다.

그렇게 제자리를 떠난 광화문은 계속해서 방치됐다. 그러다 한국전쟁 당시 문루가 소실됐는데 이때 광화문 현판도 소실됐다.

문루가 소실된 광화문 6.25전쟁 당시 문루가 소실되며 광화문 현판도 사라졌다.
▲ 문루가 소실된 광화문 6.25전쟁 당시 문루가 소실되며 광화문 현판도 사라졌다.
ⓒ 구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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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현판이 다시 걸린 건 1968년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광화문이 다시 세워지면서 걸렸다. 그러나 이때 걸린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친필 현판이었기 때문에 문화재 복원이라고 보기 어렵다. 당시에 지은 광화문은 콘크리트 건물이라는 이유와 경복궁의 축과 어긋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그리고 2006년에 철거됐다.

1968년 콘크리트 광화문의 모습 1968년 콘크리트 광화문 준공식날, 광화문 현판 제막식이 열렸다.
▲ 1968년 콘크리트 광화문의 모습 1968년 콘크리트 광화문 준공식날, 광화문 현판 제막식이 열렸다.
ⓒ 구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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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모습을 찾은 광화문 현판 제막식 문화재청은 2010년 8월 15일 광화문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 제모습을 찾은 광화문 현판 제막식 문화재청은 2010년 8월 15일 광화문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 구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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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2006년 12월 4일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선포식'을 열고 복원을 시작했다.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광화문은 2010년 8월 15일, 원형 복원된 광화문이며 이때 제막식을 통해 공개된 현판이 지금 광화문에서 볼 수 있는 현판이다. 현재 광화문 현판은 1916년 촬영한 광화문 유리원판 사진에서 임태영이 쓴 글씨를 디지털 복원해 제작한 것이다.

하지만... 갈라지고 흑백 전도된 광화문 현판

금이간 광화문 현판 2010년 11월, 복원 3개월만에 광화문 현판에 금이 갔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 금이간 광화문 현판 2010년 11월, 복원 3개월만에 광화문 현판에 금이 갔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 구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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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광화문 현판이 문제가 된 것은 2010년 11월, 복원 3개월 만에 심하게 손상되면서 부터다. 이에 문화재청은 자문위원회를 열고 광화문 현판을 다시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이후 새로 제작된 광화문 현판은 규격에 대한 문제가 발생해 새로 걸리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른다.

2014년 광화문 현판 색상검토 자문회의 자료 "광화문은 왕의 생활 공간 바깥이므로 금칠을 하지 않음" 등의 전문가 의견이 적혀있다.
▲ 2014년 광화문 현판 색상검토 자문회의 자료 "광화문은 왕의 생활 공간 바깥이므로 금칠을 하지 않음" 등의 전문가 의견이 적혀있다.
ⓒ 구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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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문화재청에 광화문 현판과 관련한 새로운 민원을 제기했다. 흰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쓰여진 현판 색깔이 전도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2014년 6월 10일 덕수궁에서 광화문 현판 색상검토 자문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광화문은 왕의 생활공간 바깥이므로 금칠을 하지 않음' '문루 밑에 육축이 있는 성곽문임' '고증자료나 확실한 근거가 없다'등의 이유로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확정됐다.

광화문 전경  동경대 소장 유리원판, 1902년 경
▲ 광화문 전경 동경대 소장 유리원판, 1902년 경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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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문화재청이 제출한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보면 "광화문 현판의 19세기 말 촬영사진인 동경대 소장 유리건판 사진은 명백히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되어 있음" "광화문은 격식을 높인 궁성의 정문으로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되어 있는 점이 분명하며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됨"이라고 밝혀놨다.

그러나 육안으로 봐도 흰 바탕이 아님이 확인됐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2014년부터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서울사진, 도쿄국립문서보존소, 부산박물관 등에 소장된 광화문 현판 사진을 조사했다. 그 결과 2016년 2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소장된 광화문 현판의 사진을 발견, 현재 흰색바탕의 검은색 글씨가 잘못 만들어진 것을 입증했다.

문화재청, 사과는 없고 홍보에만 치중

광화문 전경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경복궁 광화문과 해태상 사진. 광화문 현판이 비교적 가깝게 찍힌 사진이다.
▲ 광화문 전경 코넬대학교 도서관 소장, 경복궁 광화문과 해태상 사진. 광화문 현판이 비교적 가깝게 찍힌 사진이다.
ⓒ 코넬대학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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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30일 "경복궁 광화문 현판, 원래 색 찾다"라는 보도자료 배포를 하면서 문화재청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를 밝혀냈다'고 홍보하고 있다.

광화문 현판 문제를 보면 문화재청의 자정 작용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년 전부터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살됐다. 하지만 이것이 거짓으로 밝혀지자 마치 자신들이 밝혀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 색을 찾았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2014년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방만하게 고증한 관련자들을 중징계해야 한다. 또한 문화재청장은 광화문 현판의 엉터리 고증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

이번에도 문화재청의 쇄신이 없다면, 문화재 고증 실패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는 예상은 필자만의 공상은 아닐 듯하다.

 경복궁 광화문(光化門) 현판이 내년 상반기에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씨로 바뀐다. 문화재청은 경복궁이 다시 지어진 1860년대에 제작된 광화문 현판의 색상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임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월 현판 색상 분석 작업 모습.
 경복궁 광화문(光化門) 현판이 내년 상반기에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씨로 바뀐다. 문화재청은 경복궁이 다시 지어진 1860년대에 제작된 광화문 현판의 색상이 검은색 바탕에 금박 글자임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월 현판 색상 분석 작업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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