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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의욕있게 추진하던 '최저임금 1만 원'이 경총과 보수 세력들의 저항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최저임금 정부지원 4조 원 때문에 국민혈세가 허비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몰락한다고 과장하면서 나라경제가 망할 듯이 야단을 떨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재벌에게 몰아준 정부지원은 매년 수십조 원에 이른다.

2014년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한 해 대기업에 지원되는 금액만 '126조 원'이다. 그 내역을 보면 국가 연구개발예산의 대기업 보조금이 1조 4397억 원이고, 세액공제 등 비과세 감면혜택이 7조 1063억 원이며(전체 기업 몫의 75%를 차지), 4대강 관련 등 공공조달(대기업 나눠먹기)이 12조 8359억 원이다. 또 산업은행·정책금융공사·수출입은행들이 대기업에 대출·투자·보증을 한 규모는 모두 104조 9677억 원이다.

정부 지원은 <한겨레>에서 지적한 내용 말고도 "경기활성화를 위해 내구재 구입 시 개인소비세 감면", "외환보유고 등 고환율정책을 위한 외국환평형기금(매년 수조 원 손실)", "경제위기시 공적자금 투입(수십조 원)" 등이 있다. 이러한 대기업 정부지원을 모두 합하면 해마다 편차가 있지만 적어도 평균 수십조 원이 될 것이다.

김종민 의원이 상위 10대 재벌 기업(삼성전자, 현대차, 한전, SK하이닉스, 한국수력원자력, LG화학, 현대모비스, 기아차, 이마트, SK텔레콤)의 2013~2015년 소득과 법인세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이들 대기업들은 전체기업소득의 16.9%를 벌었으나 세금은 전체의 14.9%만 부담하여 소득비중에 비해 2%p나 낮게 법인세를 납부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상위기업들이 실상은 자기 소득수준도 안 되는 세금만 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재벌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 때문이다. 재벌 혜택으로 인해 부족해진 정부 재정은 다른 누군가의 부담으로 채우든지, 아니면 복지비를 줄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는 2015년 자동차와 대형 가전제품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감면해 주었다. 차종에 따라 자동차는 34만~204만 원 감면되고, 냉장고·에어컨·TV 등 가전제품도 2만~9만 원 인하효과가 생긴다. 야당은 삼성과 현대의 매출을 늘려주는 부자정책이라고 비판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환평형기금을 조성하여 거대한 외환보유고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외국환평형기금을 조성하는 데는 정부채권 발행과 이자 지급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매년 수조원이 지출된다. 이러한 재정지출(국민세금)은 주로 대기업 수출을 위한 것이므로 재벌을 위한 정부지원금과 같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 서비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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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힘있게 추진되지 못하는 원인은 두 가지이다.

첫째, 경제개혁의 종합적 전망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등 경제개혁은 재벌개혁과 연동하여 경제민주화의 전망 속에서 진행해야 실현될 수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임금노동자의 월 평균소득은 281만 원, 중위소득은 209만 원에 불과하다. 이들의 실질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급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재벌의 곳간을 열어야 한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부한 800억 원이 대부분 재벌의 사내유보금에서 나왔다. 재벌이 축적한 부가 정치 뇌물로 가는 것을 차단하고 땀 흘려 일한 노동자 민중에게 돌아가게 해야 한다. 그것은 최저임금 인상이며 주52시간제 실현이며, 비정규직 정규직화이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재벌이 부담해야 한다. 간접고용을 일삼는 진짜사장 재벌은, 공급사슬의 밑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이 만든 소득을 독차지해서는 안 된다. 모든 소득을 창출한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 간접고용,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노동 등으로 파편화되어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며, 재벌은 사용자로서의 책임에서 벗어나 있다.

 지난여름 마트노동자들이 국회 앞에서 최저임금인상을 발목잡는 재벌을 규탄하고 있다.
 지난여름 마트노동자들이 국회 앞에서 최저임금인상을 발목잡는 재벌을 규탄하고 있다.
ⓒ 마트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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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혁의 동력을 형성해야 한다.

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소득주도성장 관련 입법은 통과될 수 없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바뀌었다고 세상이 바뀐 것은 아니다. 여전히 재벌과 경제계, 관료, 사법부, 국회, 관변단체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힘을 모아서 강력한 개혁동맹을 형성하고 촛불혁명의 힘으로 국회를 압박하여야 한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재벌개혁이며, 그 방법은 재벌체제에서 억압받고 있는 경제주체들이 재벌과 협상하고 투쟁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적폐세력들은 경제주체들이 재벌과 협상하고 투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과 제도를 개악하여 왔다. 촛불혁명이 이루어진 시대, 이제 낡은 제도를 혁파해야 한다. 그러나 국회에는 여전히 낡은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으므로, 국회 밖에서 개혁주체들을 조직하여 개혁동력을 형성하고, 정부의 행정지침 등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강력한 개혁과 대중투쟁을 전개하면서, 지자체 선거와 총선을 치르고 나면, 국회와 지방의회에 남아 있는 낡은 정치세력들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고 노동자에게 강력한 협상력이 생겨야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
 노조할 권리가 보장되고 노동자에게 강력한 협상력이 생겨야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
ⓒ 마트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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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를 중심에 놓는 노동주도성장이 되어야 한다. 노동주도성장이란 노동자들의 협상력을 강화시켜 임금상승(최저임금과 실질임금)과 고용안정으로 내수를 활성화시키자는 경제성장 전략이다. 

노동주도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1000만의 비정규직', '300만 특수고용종사자', '고용의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그 소속 노동자들', '사실상 노동자화 되어가는 600만 자영업자' 등의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협상력을 높이려면,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여 노동조합으로 묶어내고, 이를 억압하는 불공정거래를 차단하여 교섭과 파업의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 이러한 노동3권의 권리가 온전하게 주어지고 조직화될 때, 노동자들은 강력한 협상력으로 자신의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 민주노총은 재벌에 대한 강력한 투쟁과 다양한 사회적 대화를 병행하여, 노동주도성장을 밀고 나가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강규혁씨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이자, 민중당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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