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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인권조례 폐기하려는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 25일 오전 11시 인권활동가들은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충남인권조례 폐지안 발의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충남도인권조례 폐기하려는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 25일 오전 11시 인권활동가들은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충남인권조례 폐지안 발의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신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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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인권조례 폐지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 24명과 국민의당 소속 도의원 1명 등 25명의 충남도의원이 "인권조례가 도민 갈등을 유발한다"라는 이유로 조례의 폐지안을 입법예고하면서부터다. 도의원 25명이 이런 이유로 인권조례 폐지안을 입법예고하게 된 까닭에는 우파 개신교 단체를 주축으로 하는 인권조례 폐지 요구 세력의 강한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권조례는 지역 주민의 인권 보장 및 증진의 책임이 지방자치단체에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실질적인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과 그 방안을 담은 제도적 규범이다. 현재 광역자치단체를 기준으로 인천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인권조례가 제정돼 있다. 그렇다면 왜 충청남도가 가정 먼저 '타깃'가 된 것일까.

사실 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주장 자체가 생경한 장면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인권조례 제정 시점부터 현재까지, 인권조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역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청남도가 가장 먼저 '타깃'이 된 이유는 (여러 추측이 가능하겠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조례 실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과거 여러 차례의 발언을 통해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당연하다고 이야기해왔고, 이를 반대하는 우파 개신교 단체 인사들을 만났을 때도 그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충남도청도 인권조례 폐지와 관련해 "대법원까지 가겠다"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인권조례를 사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일 테다.

다가오는 선거 그리고 폐지 조례안... '더러운 커넥션'

 25명 충남도의원들이 입법예고한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25명 충남도의원들이 입법예고한 '충청남도 도민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 충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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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우파 야당이 인권조례 폐지 요구에 응답한 까닭은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필요에 맞닿아 있다.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들에게 큰 '표 밭' 중 하나인 지역 보수 교회의 환심을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니 말이다. 인기에 영합하는 방식의 안간힘으로 자신의 정치적 생명줄을 어떻게든 늘여보려는 '더러운 커넥션'의 작동이 촛불혁명 이후의 시점인 지금에도 계속되고 있음은 결코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다.

성소수자의 인권은 물론, 그 누구의 인권도 정치적 야합을 위해 희생돼서는 안 된다. 인권조례는 죄가 없다.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금지는 동성애를 옹호, 조장하는 규정"이라 외치는 저들의 목소리는 표에 목숨을 건 구태한 정치인들의 구미를 당기는 술수에 불과하다.

남녀고용평등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각각 국민에게 여성과 장애인이 될 것을 조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듯이, 인권조례는 도민 모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차별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것이 전부이고, 핵심이다.

인권침해 막고 차별 금지하는 게 전부고 핵심이다

이제 공은 충남도의회로 넘어갔다. 충남도의회는 원래 25일 인권조례 폐지안을 상정해 심의하려고 했으나 29일로 연기했다.

충남도의회는 일부 정치꾼과 보수 교회의 불합리한 혐오 선동에 놀아나 그 뒤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주권자인 도민의 대리자로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길을 좇아 인권규범을 지킬 것인지의 가운데서 고민하지 말라. 평등을 논하는 데 있어 어떤 도민은 제외하고, 어떤 도민은 포함시키겠다는 발상은 대리자인 도의원이 할 수 있는 생각의 범위를 넘어선 것임에 분명하다.

끝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할 주체가 중앙정부와 국회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모든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증진시키는 일이 국가의 중대한 책무이자 과제임을 선언하는 마땅한 법률 하나 없는 상황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함한 모든 대책을 '나중'으로 미룬 책임은 당연히 중앙정부와 국회에 있을 것이다.

인권적 측면의 제도, 교육, 문화, 감수성의 부재는 정부의 '나중' 타령으로 탄생됐음을 결코 잊지 말라. 같은 우를 범한다면 이와 같은 불필요한 갈등은 지속되고 깊어질 것이다. 모든 국민의 인권보호와 차별금지를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가 나서라.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따를 수 있도록 마땅한 도의를 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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