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미소' 김연경(192cm)과 마윈원(190cm)

'상하이 미소' 김연경(192cm)과 마윈원(190cm) ⓒ 인스포코리아


김연경(31세·192cm)이 중국 리그 진출 이후 최고의 경기력으로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것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 영향을 주게 될 중대한 경기에서 나왔다.

김연경 소속팀인 '상하이 광밍유베이'(아래 상하이)는 13일 상하이 루완체육관에서 벌어진 바이 선전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18 25-23 19-25 25-22)로 승리했다.

지난 6일 1차전의 2-3 패배를 멋지게 설욕한 것이다. 바이 선전은 2라운드에서 B조 강호들을 연거푸 꺾으면서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현 중국 국가대표 최장신 주전 센터인 위안신웨(23세·201cm)와 백업 센터인 가오이(21세·193cm) 등 최강 센터진을 보유하고 있고, 역시 중국 국가대표인 류옌한(26세·188cm)과 왕윈루(23세·192cm)가 주도하는 공격진도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김연경은 양팀 통틀어 최다인 26득점을 올렸다. 이어 라이트 장레이(34세·182cm)가 17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김연경은 경기 직후 MVP로 선정됐다. 이날 경기는 중국 CCTV 방송사도 생중계했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승부 바꿔버린 '김연경 타임'

경기 내용은 상하이가 자칫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었던 살얼음판 승부였다.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상황에서 상하이는 4세트 막판 4점 차이로 뒤져 역전패의 기운이 감돌았다.

김연경과 함께 서브 리시브를 담당하는 레프트 공격수들이 줄줄이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장이찬(28세·187cm)이 리시브가 흔들리자, 왕즈텅 상하이 감독은 양지에(25세·194cm)로 교체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두 선수가 극도로 흔들리면서 바이 선전에 대량 점수를 허용하고 말았다. 5세트로 갈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1차전 패배의 악몽이 또다시 재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 때 마치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김연경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김연경은 4세트 17-21로 뒤진 상황에서 혼자 연속 4득점을 몰아치며 승부를 21-21 동점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어 막판 끝내기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상하이 홈 팬들은 눈앞에서 보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김연경은 2세트에서도 24-23으로 한 점 차이로 쫓기던 위기 상황에서 끝내기 득점을 성공시켰다. 역전패의 위기에서 2번이나 팀을 구해낸 것이다.

상하이 PO 진출 확정, '1승' 남았다

상하이는 이날 승리로 8승 2패(승점 25점)로 1위를 질주하게 됐다. 그러면서 포스트시즌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자력으로 PO 진출을 확정하기 때문이다.

상하이에 패해 5위로 내려간 바이 선전(5승5패·14점)이 남은 4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고 해도, 상하이가 1승만 추가하면 바이 선전과 승패는 같지만 승점에서 앞서기 때문에 최소 4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만큼 이날 경기가 상하이의 PO 진출에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었다. 또한 이날 승리로 2라운드 들어서 경기력과 수비 조직력이 다소 떨어졌던 모습에서도 일단 벗어났다.

만약 상하이가 패했을 경우 상황은 정반대가 될 뻔했다. 남은 일정이 또 다른 우승 후보인 랴오닝·장쑤와 4경기뿐이기 때문이다. 바이 선전에 2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강호들과 대결은 더욱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연경은 상하이를 그런 상황으로 가도록 놔두지 않았다. 팀 동료들이 흔들리면 혼자서라도 기어코 포스트시즌 고지까지 끌고가는 '절대적 카리스마'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이날 경기는 김연경의 명승부 목록에서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왜 세계 최고의 완성형 레프트 공격수인지를 드라마틱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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