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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연고자인 세입자가 죽었다. 임대인은 어찌 해야 하나.
 무연고자인 세입자가 죽었다. 임대인은 어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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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세 들어 살던 어르신께서 돌아가셨는데 가족도 없는 것 같고 아무도 나타나지 않네요. 마음대로 짐을 치우면 안 되나요? 보증금은 누구한테 줘야 하나요."

'고독사',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무연고자(민법상 상속인이 없는 자의 개념보다 더 넓은 의미로 지칭한다)의 사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나 과거와는 달리 독거노인에서 더 나아가 50대 중장년층의 고독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이다.

법률홈닥터에게도 종종 주민센터를 통해 연계된 임대인이 무연고자 세입자가 사망했다면서 임대차계약관계와 사후 처리에 관한 문의가 들어온다. (임대인이라 하면 일반적으로는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보기 어렵겠으나) 사안을 잘 들여다보면 영세한 독거노인이 살던 집의 경우 차임이 매우 낮거나, 보증금 없이 '사글세'로 받는 등 임대인 역시 그리 형편이 좋지 못하거나 고령인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적은 임대 소득이 전 재산인 임대인으로서는 다시 방을 청소하고 세를 놔야 하는데, 매우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또한 이런 문제가 자꾸 발생하다 보면 무연고자 독거노인의 경우 사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번거로움 때문에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거부하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가장 먼저 문의를 할 수 있는 창구는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다. 하지만, 관할 지자체에도 무연고자의 유류품을 처리하는 관할 부서나 담당자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정확한 법적 절차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알더라도 그 절차가 다소 복잡해 직접적인 개입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주민센터로부터 사안을 연계 받은 법률홈닥터는 의뢰인의 설명을 듣고 우선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치부터 안내하고 있다.

무연고자에게 상속인이 있다면, 보증금을 '공탁'(供託)

우선 무연고자가 사망한 뒤 임대인은 무연고자에게 상속인이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사망한 무연고자는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채권은 망자의 사망과 동시에 상속인에게 상속된다. 따라서, 임대인으로서는 상속인을 찾아 보증금을 반환해 그 채무를 변제해야 하는 일이 큰일이다.

그러나, 무연고자의 경우 막상 상속인을 찾고 나면 상속인이 여럿이 있거나 또는 자녀가 나타나더라도 오랜 시간 부양이 단절돼 주민센터를 통해 '시신포기 각서' 등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상속인은 시신의 인수 등 장제 절차를 포기한 것으로 되나, 법적으로 상속'재산'의 포기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상속인이 시신포기 각서를 썼더라도 나중에 반환받을 보증금이 있음을 알고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가족관계등록부상 법적인 상속인이 존재한다면, 그 상속인(들)을 피공탁자로 하여(상속인을 알 수 없다면 망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민법 제487조 후문에 따른 이른바 '채권자 불확지(不確知) 변제공탁'을 할 수 있다. 변제공탁을 하게 되면 임대인은 일단 보증금의 반환 채무에서는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무연고자에게 상속인이 없다면,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청구

무연고자에게 법적인 상속인이 있다면 변제공탁을 해 그 의무에서 해방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관계등록부상 상속인이 없는 경우라면 임대인으로서는 보증금이나 예컨대 밀린 차임까지 있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임대인은 '이해관계인'으로서 민법 제1053조에 따른 '상속재산관리인선임청구'를 법원에 할 수 있다. 또는 '보장기관'인 구청 또는 민법 규정에 따라 검사(檢事)에게 청구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한편, 보증금의 반환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연고자가 살던 방의 짐을 임의로 옮기거나 처분해도 되는 것인지인데, 무연고자가 사망했다면 유류품에 대한 점유와 소유권은 상속인에게 상속되는 것이므로, 임대인으로서는 이를 임의로 처분할 수 없다.

상속인이 있어 상속인에게 가구·집기 등 임의로 '재산 처분에 관한 포기 각서' 등을 받더라도 가정법원으로부터 받는 민법상의 상속포기와는 다르고, 더 나아가 처분하는 과정에서의 목적물의 원상회복 비용 또는 사무관리 비용 등이 발생한 경우 이를 보증금에서 공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므로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결국 유류품 문제로 상속재산관리인의 선임이 더욱 필요하다. 

다만 상속재산관리인의 선임은 법원을 통해 진행되는 복잡한 절차고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세입자가 우연히 무연고자라는 이유만으로 임대인이 이러한 송사에 휘말리는 것은 가혹하다. 현실적으로는 방에 남은 유류품의 가치가 거의 없거나 임대인이 받을 보증금이 없고 오히려 밀린 차임이 소액이라면 임대인은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절차 진행을 포기하고, 상속인이나 먼 친척으로부터 이른바 '재산 포기 각서(유류품 처분 동의 각서)'만을 받은 채 이를 임의로 처분하는 경우도 많은 듯하다. 

무연고자의 상속재산관리인도 상속재산 조회 가능

 서울시복지재단이 발간한 <무연고자 사망시 상속재산 처리절차 안내서>.
 서울시복지재단이 발간한 <무연고자 사망시 상속재산 처리절차 안내서>.
ⓒ 서울시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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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무연고자가 남긴 재산이 상당액이 되고, 주변에 채권 채무 관계가 얽혀있다면 민법상의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절차를 거쳐 청산하고 남은 금액은 국고에 귀속시킬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2017년 5월부터는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의 대상이 법원이 선임한 상속재산관리인도 이용 가능하도록 확대됐다. 또한 지난 11월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http://swlc.welfare.seoul.kr)에서는 무연고자 사망과 처리 관련 사례를 축적한 실무책자가 발간돼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내려받아 볼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같은 사회보장급여를 받는 무연고자가 사망한 경우 그나마 평소에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사례관리 담당자 등에 의해 망인의 지역관계나 가족관계에 대해 확인해 둔 자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자가 고독사한 경우라면 오히려 더 큰 문제다. 무연고자 사망이 늘어나는 만큼 무연고자 사망의 사회적 보호장치와는 별도로 이에 관한 후속적 처리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법률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무연고자 사망과 관련하여 곤란을 겪는 저소득층 또는 복지기관의 담당자는 '취약계층을 위한 법률주치의' 법률홈닥터를 통해 1차적 법률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 법무부 인권구조과 법률홈닥터는 찾아가는 법률주치의입니다. 장애인, 수급자, 차상위, 범죄피해자,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및 나홀로 소송 조력, 법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국 60개의 지방자치단체 및 사회복지협의회에 변호사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법률홈닥터 홈페이지] http://lawhomedoctor.moj.go.kr/
[법무부 인권구조과] 02–2110-3868, 3853, 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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