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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부 폐지 철회, 정리해고 철회, 원직복직 투쟁, 일본 산켄전기 자본에 맞서 투쟁 승리."

해 보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온갖 투쟁을 다한 끝에 일터를 지킨 창원 한국산연(산켄) 노동자들이 <한국산연지회 투쟁 자료집>을 내 '투쟁 승리'를 기록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산연은 자료집을 통해 "그동안 외국자본 투쟁의 새로운 사례가 되어 지금도 투쟁하는 동지들에게 작은 도움과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한국산연 노동자들은 외국자본에 맞서 투쟁해 승리한 첫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산연은 일본 자본(산켄)이 1976년 창원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설립했고, 엘이디(LED) 조명을 생산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1989년에 만들어졌고, 2001년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한국산연 노동자를 지원하는 모임’은 지난  26일 일본 산켄전기 본사가 있는 사이타마현 니자시 공원에서 “한국 산켄전기는 정리해고 철회하라”며 공장포위 행동을 전개했다.
 ‘한국산연 노동자를 지원하는 모임’은 2017년 3월 26일 일본 산켄전기 본사가 있는 사이타마현 니자시 공원에서 “한국 산켄전기는 정리해고 철회하라”며 공장포위 행동을 전개했다.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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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투쟁은 오래 됐다. 회사는 경영상 이유 등으로 수시로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노조는 1996년 전면파업에 이어, 2009년 정리해고 반대투쟁, 해고자 복직 투쟁 등을 벌여 왔다.

회사는 2016년 2월 생산직원 전원 정리해고를 공고했다. 회사는 생산부를 폐지하면서 영업부만 운영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회사는 그해 5월부터 생산직 전원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 조합원 56명 중 34명만 남게 되었다.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는 투쟁을 계속했다. 조합원들은 회사 앞에 천막을 설치해 놓고 농성에 들어갔다. 투쟁은 해를 넘어 이어졌다.

한국산연지회는 기자회견, 시민선전전, 출근투쟁, 가두행진, 부산 일본영사관 1인시위, 국회의원·경남도의원 등 면담, 서울 일본대사관 앞과 산켄코리아 앞 항의 규탄집회 등을 벌였다.

일본 원정투쟁도 벌였다. 한국산연지회는 원정투쟁단을 꾸려 세 차례 일본 노동단체와 연대해 투쟁했으며, 일본에서는 '한국산연노동자를지원하는모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국회의원들도 나섰다. 노회찬 국회의원(창원성산)은 2017년 3월 원정투쟁 때 함께 하기도 했고, 김종훈·정동영 국회의원도 힘을 보탰다.

법적 투쟁도 벌였다. 한국산연지회는 경남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고, 2016년 12월 지노위는 이를 받아들이는 판정을 했다. 2017년 4월 중앙노동위(중노위)도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이 무렵 회사는 희망퇴직을 다시 받았고, 18명이 회사를 떠났다. 중노위 판정이 나온 뒤인 2017년 5월 회사는 생산직에 대해 '복직'과 '대기 발령'을 했다. 그해 6월 회사와 한국산연지회는 최종 합의서에 조인했다.

69명이 시작했던 정리해고·강제폐업 반대 투쟁은 1년 2개월만에 16명만 남았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투쟁을 한 끝에 멈춰 섰던 기계를 재가동할 수 있었다.

한국산연지회는 '투쟁 승리 보고대회'를 열기도 했고, 연대투쟁한 한국과 일본 단체에 감사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일본 노동단체 대표들이 창원을 찾아 교류하기도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는 <한국산연지회 투쟁 자료집>을 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는 <한국산연지회 투쟁 자료집>을 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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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집은 무려 680쪽에 걸쳐 투쟁 사진과 함께, 일지를 기록해 놓았고, 투쟁선전물과 일본에서 나온 홍보물, 일본 언론 보도 내용 등도 자세히 담았다.

양성모 전 한국산연지회장은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지역의 연대와 정치권의 압박, 그리고 일본원정투쟁 중 일본 활동가들의 끝없는 관심과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산연의 승리가 아니라 연대의 승리이고, 노동자들이 연대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고 말했다.

김은형 한국산연지회 지도위원은 "동지를 지키고 싶었고, 우리가 만든 민주노조를 지키고 싶었다. 단 한 번이라도 외국자본과 투쟁해서 승리하는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며 "노동자 국제 연대의 힘으로 승리하게 되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어 너무도 고맙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노동현장으로 돌아온 그대들은 동지이며 전사들이다"며 "한국산연 투쟁은 이후 우리 지역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가슴에 새겨질 노동자의 역사로 지역노동운동 연대투쟁 승리의 모범으로 남을 것"이라 했다.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연대란 비가 올 때 우산을 씌워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대로 우리는 함께 연대를 실천했고, 연대로 승리했다"며 "이는 국제연대투쟁의 귀감이 되었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자본의 횡포에 맞서 승리한 첫 사례가 되었다"고 했다.

김종훈 국회의원(민중당)은 "한국산연은 불법정리해고, 외주화를 통해 한국노동자를 짓밟고 한국민에게 상처를 안겨 주었다. 이런 외국투자자본의 못된 형태를 바로잡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아무런 역할을 못했지만 노동자들 투쟁이 큰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외자기업이든 국내기업이든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고 부당불법을 저지르면서 버젓이 기업이윤만 추구하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했다.

노회찬 의원은 "2017년 3월 일본에 가서, 한국산연 동지들을 지원하는 일본의 노동자 민중을 만났다"며 "그 과정에서 먼 타국의 노동자들의 투쟁을 진심을 다해 연대하는 '한국산연노동자를지원하는모임'의 헌신적인 노력을 직접 목격했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정동영 의원은 "외자기업의 부당해고 등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며 "외자기업들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고, 또 실속만 챙기고 외국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승계와 처우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코다 히테후미 '아시아공동행동일본연락회의' 회원은 "한일 노동자 민중이 일본 악덕 자본을 상대로 함께 싸우고 쟁취한 거의 완전한 승리였다. 한일 노동자 민중 연대운동 역사를 되돌아 봐도 획기적인 일이라 믿는다"며 "한국산연지회 투쟁이 연 지평을 지키고 확대시키면서 노동자 해방, 민중의 넋이 주인이 되는 참세상을 향해 함께 걸어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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