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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경비·청소노동자들이 해고 통보를 받고,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분을 주지 않기 위한 고용주들의 '꼼수'도 이어지고 있다.

경비노동자, 해고 당하거나 억지로 쉬라고 하거나

 용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곳은 약 1평(3.3㎡) 남짓한 경비실. 해당 아파트 측은 '근무지 이탈 금지, 야간에 가수면 취하기' 등 따로 지침을 작성해 따르도록 하고 미이행시에는 근무평점에 반영하는 등 불이익을 줬다.
 압구정동 한 아파트의 경비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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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압구정동 구 현대아파트 경비원 94명은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1월 31일부로 해고하겠다"는 통지서를 받았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경비 업무의 전문적 관리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문제를 들며 용역회사를 통해 재고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비노동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아파트의 한 경비초소에서 만난 경비노동자 A씨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에 생긴 연봉 문제라면 노조가 얼마든지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통보를 한 것이다"라며 "최저임금은 명목일 뿐이다"라고 밝혔다.

A씨는 이번 해고와 용역 전환 조치가 일종의 '보복성 갑질'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초 경비노동자들이 휴게시간 6시간이 보장되지 못한 것에 대해 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냈다. 때문에 이전부터 아파트 입주자 측에서 진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용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압박이 있었다고 한다.

경비노동자 B씨도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주차난이 심각하다. 주차 업무를 경비원들이 해주는 경우가 많다. 새벽 2~3시에 '차 빼'라고 소리 지르며, 클랙슨을 '빵빵' 거리며 사람을 부르기도 한다"며 휴게시간에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일했는데도 용역으로 바꾼다고 한다. 노동부에서 특별근로감독을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은 '발렛 파킹 거부'를 선언해서 입주민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받은 해고예고통지서
 압구정 현대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받은 해고예고통지서
ⓒ 경비노동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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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는 피했지만, 최저임금 인상분을 못 받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시내 여러 아파트에서는 '휴게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발생하는 부담을 피해 가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경비노동자 C씨는 1일 갑작스럽게 휴게시간이 늘어났다는 입주자대표회의의 통지문을 받았다. 휴게시간이 기존의 9시간에서 10시간 30분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에 편하게 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2015년 12월 노동인권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아파트 경비노동자 중 63.5%가 "휴게 시간에 근무지 안에서 쉬고,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업무를 수행한다"고 답한다.

지난해 12월엔 "아파트 경비원의 야간 휴식시간도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지 못한 채로 실질적인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있다면 근무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도 있었다.

A씨는 "휴게시간에도 주민들로부터 뭘 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 오면 해야 한다. 어차피 경비 초소에서 제대로 쉴 수도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 같다"고 말했다.

열악해지는 청소노동자들의 근무환경

 5일 오전에 열린 '홍대 청소노동자 해고 통지 철회 촉구' 집회
 5일 오전에 열린 '홍대 청소노동자 해고 통지 철회 촉구' 집회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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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들도 해고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 4명은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다. 기존에 5년 동안 홍대 청소업무를 담당하던 용역 업체가 올해 바뀌었는데, 홍대 측이 새 업체와 계약을 맺으면서 인문사회관 D동과 사회교육관 건물은 입찰에서 제외했다. 두 건물에서 일하던 4명의 노동자는 고용 승계가 되지 않아 일자리를 잃어야 될 판이다.

공공노조 서경지부 홍익대분회 측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아니겠냐? 청소노동자 자리를 아르바이트 노동자들로 대체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5일 오전 11시에 열린 '홍대 청소노동자 해고 통지 철회 촉구' 집회에서 만난 인문사회관 D동 청소노동자 오아무개(57), 이아무개(60)씨는 "해고는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일"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오씨는 "인문사회관은 외국인 학생들이 쓰는 강의실 24개가 있고, 동아리도 층층마다 있어서 청소할 게 많은데 무슨 생각으로 그만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건물 자체를 계약에서 빼 버리면 우리도 없어지라는 거 아니냐.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항의할 루트도 차단되어 있다"고 말했다.

사회교육관 청소노동자인 윤아무개씨(65)씨 또한 "사실상 우리 대신 알바와 근로학생을 쓰겠다는 이야기 아닌가. 관리소장은 일을 그만하라고 했지만 우리는 강의실이나 화장실 등을 치우며 계속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대 측 관계자는 '청소노동자 해고'와 관련해 "학교 측의 구체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며 답변을 피했다.

연세대와 고려대에선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자리를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로 채우려고 해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각 대학 노조에서는 최저임금 증가에 따른 대학 측이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세대에선 32명의 정년퇴직 노동자 중 1명만 동일한 조건으로 고용됐을 뿐, 나머지 31명의 자리는 채워지지 않거나 파트타임 노동자가 대신하는 상황이다. 고려대에서도 10명의 정년퇴직 노동자 자리가 전부 파트타임 노동자로 대체됐다.

이에 대해 최다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차장은 "연세대의 경우 일부 경비 용역의 경우 새로운 사람을 뽑지 않고 있다. 이러면 노동 업무가 과중해질 수밖에 없다. 아르바이트 노동자 역시 3~4시간 동안에 8시간 동안 했던 일을 하려면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본보기 보여줘야"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에 대해 이후록 노무사(노동법률사무소 해결)는 "최저임금 인상 이후 근로시간을 줄인다는 사업장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사업주가 경영권을 내세워 근로시간을 줄이자고 하면, 대부분의 노동자 입장에서는 이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근로감독을 활성화하고 과태료 규정을 만들어서라도 최저임금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안이 통과된 지 6개월이나 됐는데도 최저임금을 지켜야 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지 못한 것 같다. '꼼수'를 부리는 사업장을 본보기로 일벌백계를 해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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