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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3일 "오늘 오후 3시30분부터 판문점 연락채널을 개통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6년 7월 19일 촬영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
 북한은 3일 "오늘 오후 3시30분부터 판문점 연락채널을 개통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6년 7월 19일 촬영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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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북측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하고, 남측이 이에 환영한다고 화답하면서 남북관계가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2일 "9일 판문점에서 남북 당국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한 다음날,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완전히 끊겼던 남북 간 연락채널을 23개월만에 복구하기로 하면서 남북관계가 화해모드로 급진전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3일 오후 3시 30분(북한 시각 오후 3시)부터 판문점 연락채널을 개통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판문점 채널 재개통으로 남북 간 연락채널이 복구되는 건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후 23개월만이다. 북한은 2016년 2월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발표한 다음날인 2월 11일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면서 판문점 연락채널과 군통신선을 모두 차단했다.

남북관계 화해 진전에 개성공단 재가동 기대도 커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신년사와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화답, 그리고 이어진 남측의 남북 고위급 실무회담 제안과 북측이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 등으로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다.

개성공단은 현대아산이 2003년 6월에 착공해 2004년 시범단지를 분양했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2차 가동 중단 때까지 1단계 부지(330만m², 약 100만평) 개발을 마친 상태로 기업 124개가 입주해 있었다. 중단 당시 고용된 북한노동자는 5만4000여명 규모였다.

2014년 기준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북한에 지급한 인건비는 약 8840만 달러로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 4억6997만 달러(약 5400억원)의 18.8%를 차지했다. 인건비를 제외한 원자재와 부품은 모두 남쪽에서 가져다 썼다.

이 기간에 남한이 더 경제적 이익을 누렸다. 개성공단이 남한 경제에 미친 계측 자료(한국은행·한국산업단지공단, 2014년)를 보면, 부가가치 생산액은 개성공단 생산액의 5~10배인 2조6000억 원에서 6조 원 규모이고, 생산유발액은 3조2000억 원에서 9조4000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개성공단은 2010년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남한 정부가 단행한 금강산관광 중지 등, 5.24 조치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남북 교류협력 최후의 보루이자 한반도 평화의 안전핀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개성공단이 들어선 지역은 북한군 6사단과 64사단, 62포병 여단 등 남한의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장사정포 핵심부대가 배치된 군사지역이었는데, 개성공단 조성으로 이 군대들이 북쪽으로 15km 이상 후퇴하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또, 국제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개성공단은 남북은 물론 남·북·중·미·일·러가 첨예하게 대치하는 동북아시아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

귀띔조차 없었던 중단, 알고 보니 박근혜 '구두조치'

지난해 2월 11일 경기도 파주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직원들이 물품을 싣고 오기 위해 개성으로 출발하고 있는 모습.
▲ 출경하는 개성공단 차량 지난해 2월 11일 경기도 파주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직원들이 물품을 싣고 오기 위해 개성으로 출발하고 있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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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6년 1월 체제 보장과 북미회담을 압박하기 위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에 대응한 남한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이 완충지대가 사라졌다.

그리고 최근 개성공단 폐쇄 조치가 국무회의 의결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두조치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분노했다.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가 지난해 12월 28일 발표한 '정책혁신 의견서'의 핵심은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한 내용으로,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일방적인 구두지시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당시 개성공단 중단조치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결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 정책혁신위 조사결과, 이틀 전인 2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이 구두로 철수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는 국무회의도 열지 않은 채 대통령 자문기구인 NSC상임위원회 결정에 기초해 개성공단에서 인력을 철수시키고 단전·단수 조치까지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당시 개성공단입주기업들은 중단 사실을 사전에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 때문에 입주기업들은 물량의 대부분을 공단에 남겨둔 채 허둥지둥 일부만 챙겨 나와야했다. 입주기업들은 당시 '미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손해가 덜 했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재가동, 이제 시간은 우리 편"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개성공단 중단에 대한 대응 조치로 끊겼던 남북 간 채널이 복원되자,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또한 개성공단 재가동에 기대에 부풀었다. 다만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일단 남북 당국자 회담을 지켜보기로 했다.

신한용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장은 "북한이 신년사를 발표하기 전에 협회에서 중단 2년에 맞춰 나름대로 준비한 입장이 있었는데, 남북관계가 이렇게 진전 될지는 몰랐다"라며 "남북관계 진전 소식을 입주기업들이 반기는 것은 물론, 지칠 대로 지친 몸에 희망이 생기고, 힘이 생긴다"라고 입주기업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들어가고 싶다. 다만 우선 평창올림픽을 중심으로 남북 당국자 고위급 회담이 진행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남북 간 대화와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의 화두가 올림픽에서 민간교류·경제협력으로 확대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개성공단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신한용 회장은 "이제 시간은 우리 편이다"고 기대감과 더불어 믿음을 내비쳤다. 그는 "북측의 대표단 파견 제의에 남측이 바로 9일에 회담 열자고 제안했다. 이제 개성공단 재가동은 당위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의 문제다. 이제 시간은 우리 편이다"라며 "남북관계 개선이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이고, 개성공단은 민족공동번영의 평화엔진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개성공단 재가동 담론이 본격화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개성공단, #평창올림픽, #김정은, #문재인,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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