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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굴뚝 농성 시작한지 51일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굴뚝 꼭대기의 두 불빛이 농성자들이 밝히고 있는 것이다.
▲ 서울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 농성 중 새해 첫날, 굴뚝 농성 시작한지 51일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굴뚝 꼭대기의 두 불빛이 농성자들이 밝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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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목동에 있는 열병합발전소 굴뚝 위에서 49일째 농성을 하던 지난 12월 30일 대구, 부산, 전주 등 지방에서는 희망버스를 타고 올라왔고, 민주노총과 많은 시민 사회단체 회원 등 500여 명이 오후 2시 반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폐 청산', '노동악법 폐기' 등을 요구 기자회견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다음 풍물패와 만장을 앞세우고 거리 행진에 나섰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을 항의 방문하고, '노사합의 이행', '적폐청산', '국정원, 자유한국당 해체' 등을 외친 다음 영등포역 방향으로 향했다.

적폐청산, 노동악법 폐기 지자회견을 열고 있다.
▲ 국회 앞 기자회견 적폐청산, 노동악법 폐기 지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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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스타플렉스 건물 앞에서 '악질 자본 먹튀 사장 김세권'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부러뜨리는 퍼포먼스를 실시하였다.
▲ 스타플렉스 앞에서의 규탄집회 목동 스타플렉스 건물 앞에서 '악질 자본 먹튀 사장 김세권'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부러뜨리는 퍼포먼스를 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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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역 앞을 지나 오목교를 넘어 CBS가 있는 건물의 스타플렉스 앞에서 김세권 사장 규탄 집회를 열고 규탄 선언문을 낭독하고, '고용보장', '단체협약 보장', '노동조합 보장' 등을 요구하면서, 들고 있던 피켓을 부러뜨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하였다. 규탄 집회가 끝난 후 다시 열병합발전소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장소로 행진을 이어갔다.

목동 CBS 인근 스타플렉스 앞에서 김세권 사장 규탄 집회를 열고 '노사합의 이행하라'고 외치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 김세권 규탄집회 목동 CBS 인근 스타플렉스 앞에서 김세권 사장 규탄 집회를 열고 '노사합의 이행하라'고 외치고 있는 집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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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 및 행진을 준비에 앞장 선 송경동 시인은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사회 각계 인사, 노동운동 진영 인사 등 457명의 제안자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5일만에 1198명의 인사들이 '408+49 제안자 참여신청'에 참여했다고 하자, 큰 박수를 받았다. 연대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은 49일째 75m 굴뚝 위에서 혹한에도 불구하고 고공 농성을 하고 있는 파인텍 노조 홍기탁 전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을 응원하였다. 제안자들은 농성 노동자들의 요구를 하루 속히 해결하여 이 추운 겨울에 굴뚝 두 노동자가 내려올 수 있게 하자는 제안인 것이다. 

이날 비가 오는 가운데 저녁 7시부터는 노동문화제를 열어 고공농성 중인 두 노동자를 응원하였다.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에서는 이날 집회와 노동문화제 등에 참가한 노동자들과 시민단체 회원 등을 위해 '밥묵차'와 성남 '행복한 밥상' 등의 저녁 식사를 제공하는 등 연대 활동도 이루어졌다.

이날 문화제에는 '이소선 합창단' 등의 합창이 있었고, 고공 농성 중인 홍기탁 전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 등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고 나서 바뀐 것이 없다. 2018년에는 모든 악법들이 폐기되고, 적폐가 없어지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고 발언하였다.

이 어린이들도 비를 맞으며 문화제에 참석하여 농성 중인 두 아저씨가 힘을 내시라고 응원의 합창을 하였다.
▲ 인천 '기차길옆 작은 학교' 어린이들 이 어린이들도 비를 맞으며 문화제에 참석하여 농성 중인 두 아저씨가 힘을 내시라고 응원의 합창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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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기차길옆 작은 학교' 등 공부방에서 공부하는 초등학교 어린이 등도 무대에 올라 농성중인 아저씨들 힘내라고 하면서 노래를 선물하기도 했고, 민주노총 김진숙 지도위원과 이번에 민주노총 제9기 임원선거에서 당선한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등은 나서서 "끝까지 같이 하고, 승리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하였다.

이런 많은 시민 등의 연대에 힘입어 이날 이곳을 찾은 행진단이 함성을 지르며 두 노동자가 힘을 낼 것을 외치자, 두 노동자는 불빛을 흔들며 참가자들의 응원헤 화답하기도 하였다.

집회와 노동문화제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두르고 있던 스카프를 줄에 걸어 굴뚝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하여 농성자들을 응원하였다.
▲ 초록수건을 줄에 매달고 농성자들 응원 집회와 노동문화제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두르고 있던 스카프를 줄에 걸어 굴뚝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하여 농성자들을 응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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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와 문화제 참가자들은 초록색 스카프를 매달아 날이 밝으면 농성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하여 응원하자고 하면서 줄에 매달기도 하였다.

이들의 싸움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당시 한국합섬이 정리해고 후 공장문을 닫자 5년에 걸쳐 문닫힌 공장을 지키며 싸운 결과 누구도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던 '고용승게', '노동조합 승계', '단체 협약 승계'를 이루어냈으나 그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와 같은 3승계를 조건으로 공장을 인수한 스타케미칼은 공장 가동 2년도 안 되어 다시 공장 부지와 설비, 기술 등을 팔고 위장 폐업을 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얼마간의 위로금을 받고 싸움을 포기하였지만 차광호씨는 2014년 5월 27일 스타케미칼 굴뚝에 올라가 농성에 돌입하여 408일 간의 농성 끝에 고용승계 등에 합의하고, 스타케미칼은 충남 아산에 '파인텍'을 만들고 이들을 고용하였으나 합의서에 명시된 것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공장마저 철수하고 말아 오늘의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번 고공농성은 홍기탁, 박준호씨가 하고 있지만 지난 2014년 408일 간의 고공농성을 벌였던 차광호씨는 열병합발전소 아래에 간이 천막을 치고 농성자들에게 밧줄을 이용하여 음식이나 물 등을 올려주면서 그들을 지원하고 있어, 2014년 투쟁의 역할을 바꾸어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전시인은 두 노동자가 이 추위에 고공농성을 하는 현장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깝다. 스타플랙스와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
▲ 거리행진과 문화제애 참가한 전비담 시인 전시인은 두 노동자가 이 추위에 고공농성을 하는 현장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깝다. 스타플랙스와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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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거리행진과 집회에 참가햇던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전비담 시인은, "우리 사회가 언제쯤이면 이렇게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날이 오겠는가? 이 추위에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저 두 분의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 아플까? 이 추위에 저 굴뚝 위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는 고공농성 노동자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 이제는 촛불에 의하여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나서서 스타플렉스가 노사합의를 지키도록 감독권을 발휘하거나, 어떤 해결책을 내 놓고, 굴뚝 위의 노동자들을 내려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없는 우리 현실이 바로 적폐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하면서 안타까워했다.



태그:#목동 열병합발전소, #고공농성, #408+49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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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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