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마트 본사(자료사진)
 이마트 본사(자료사진)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저녁이 있는 삶이냐, 돈이 있는 삶이냐'

신세계 이마트의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이 논란이다. 회사 쪽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근로시간을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노조는 '최저임금 무력화 꼼수'라고 반발한다. 이들 노조는 '지금처럼 일하고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상황부터 보자. 신세계 이마트는 내년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려 한다. 현재 주 40시간보다 노동 시간이 5시간 줄어든다. 일반적인 하루 근무 시간으로 보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혹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것이다.

이마트 내년부터 주 35시간 근무제 도입

이대로라면 신세계 이마트 노동자 3만여 명은 '출퇴근 러시아워'를 피하고, 오후 6시에 집에 들어와 가족들과 여유로운 저녁을 즐길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작 혜택을 보는 노동자들이 반발한다. 이마트 내 3개 노동조합 가운데, 이마트노동조합과 이마트민주노조 등 2개 노조는 근로시간 축소에 반대한다. 이들의 주장은 근무시간을 줄이지 말고, 더 많은 임금 인상분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이들 노조에 따르면, 올해 마트 계산원과 진열대 업무 등 전문직2(주로 비사무직)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총 2만6000여 명이다. 현재 이들이 받는 시간당 급여는 6980원, 한달(209시간) 기준으로 하면 145만8000원(세전)을 월급으로 받는다.

이마트 2018년도 임금 협약 합의서
 이마트 2018년도 임금 협약 합의서
ⓒ 신상호

관련사진보기


이마트민주노조 "최저임금 무력화하려는 사측의 꼼수"

내년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시급이 8644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현재 근무 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이들 노동자들의 월급은 180만6000원(세전)이다. 올해보다 35만 원 가량 늘어난다.

하지만 주 35시간제가 적용되면, 월급 인상폭은 줄어든다. 주 35시간제를 적용하면 월급은 올해보다 13만 원 가량 오른 158만1000원만 받게 된다. 김주홍 이마트민주노조 위원장은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키려는 꼼수"라며 "노동자들은 지금 근무시간을 그대로 유지하고 더 많은 임금 인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회사의 근로시간 축소 결정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마트에는 이마트전국노조와 이마트노조, 이마트민주노조 등 3개 노조가 있다. 이마트민주노조에 따르면 이마트 사측은 대표교섭노조인 이마트전국노조와 근로시간 축소에 합의했다.

"근로시간 축소는 불이익 변경, 전체 근로자 의사 물어야"

지난 8일에는 내년 근무시간을 주 35시간으로 하도록 취업규칙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이마트노조와 이마트민주노조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대표교섭노조가 교섭을 하더라도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갈 경우, 다른 노조와 협상 내용을 공유하고 모든 노동자들의 의사를 물어야 한다는 게 노조 쪽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근로 시간이 줄어들면서 내년 근로자 임금 상승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불이익한 조치라고 본다"면서 "관련 법령에 따른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따라 모든 근로자들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사측은 설명회만 연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이마트 "상당수 직원이 좋아해, 업무 개선 작업도 진행중"

그는 또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그만큼 노동 강도가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인력 충원도 계획이 없기 때문에, 인력을 줄이면서 임금을 줄이려는 게 사측의 의도"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사측은 불이익변경 금지 사항이라는 노조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과 가정의 양립 차원에서 대표 노조와 합의해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상당수 직원이 좋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프로세스 개선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런 부분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이마트, #주35시간, #최저임금 꼼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