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영 전 의원의 소위 'DJ(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과 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언제 DJ 비자금이라고 특정했습니까. 제가 김 전 대통령을 음해한 걸로 만들어 국면 바꾸려는 게 얼마나 음습한 공작정치인지 안철수 대표님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저는 안 대표님 부담을 덜어드리려 오늘부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합니다."김대중 전 대통령의 양도성예금증서(CD) 비자금 제보 의혹을 받는 박주원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이 15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한 말이다. 박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건) 말도 안 되는 음해"라면서도 당을 위해 희생하겠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자진해서 사퇴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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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처해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것은) 잘 준비된 통합 반대파 의원들의 음모론"이라며 "더러운 구태정치다, 정당한 중도통합 길 가로막기 위한 추악한 계략"이라는 주장을 계속했다. 그러나 박 전 최고위원은 이번 사안이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음해 공작이라는 주장의 정확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는 다만 "8일 첫 언론 보도 뒤 (당일 오후) 연석회의 등을 통해 전광석화처럼 비상징계를 결정한 근거는 법무부 통해 입수한 약식명령이라는데, 제가 관련해 법무부에 자료 요청 접수해보니 8일이 걸린다. 약 일주일 있어야 받을 수 있는 자료인데 (그날) 국회의원이 흔들며 제 비상징계 제시한 것을 보면, 이미 그 전부터 면밀하게 주도해 기획된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최고위원은 약 40분간 기자회견을 했으나 기자들이 '이번 사안이 통합 반대파에 의해 기획됐다고 보는 근거가 뭐냐', '처음엔 아무 자료도 준 적 없다더니 말이 바뀌었다.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등 재차 질문했으나 "제가 자료 요청을 했으니 22일에 답이 오지 않겠나", "누가 제게 그런 얘기를 하더라"라며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의 대답을 했다.
그는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7일~8일 주성영 전 의원과 한 전화통화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했다. '(본인이) DJ 자료라고 특정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주 전 의원이 동의하는 내용도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박 전 최고위원은 "이게 오래된 일 아닌가. 그때가 10년 전 일인데 기자님은 한 달 전 일을 기억하느냐. 그때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박 최고위원은 "주성영 전 의원에 대한 약식명령서 범죄사실에는, 전혀 제 이름이 없다. 제보자가 '검찰 관계자'라고만 돼 있을 뿐이다. 이걸로 절 징계한다는데 수용할 수 있겠나"라며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약식명령서에 대한 PDF 파일까지 만들어져 외부로 불법하게 유출됐다"며, 피고발인을 '불상'으로 해 유출과정을 수사 의뢰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박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와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날 당무위에서 주 전 의원과 지난 7일~ 8일 전화통화 녹취록을 전체 공개하며 자신의 결백함을 재차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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