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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요?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계시잖아요. 무슨 공영버스 노조인양. 의료·학교·연금, 우리 생활 전반에 관련 있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공공노조와 화물·지하철·항공을 포함하는 운수노조가 연대(통합)해서 공공운수노조라고 된 거 아닌가요." - 배우 권해효씨

"인터뷰 오신다고 해서 홈페이지 가서 열심히 봤어요. 공공운수노조라고 하시길래 공공영역에서 운수를 하시는 분들 노조인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공공영역뿐만 운수도 포함되고 심지어 문화예술까지 포함이 되더라고요. 이런 데가 있었는데, 몰랐구나." - 만화가 김보통씨

영상에 나온 이들은 자연스럽게 노조 이름에 대한 오해부터 풀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은 버스 노조가 아니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 영역의 노동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산별노조다.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우리도 가입할 수 있겠구나"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지난 10월부터 공공운수노조가 선보인 <그러니까, 공공운수> 영상에는 유명인들과 노동자들이 직접 나와 3~5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공공운수노조 가입을 독려한다. 지금까지 변영주 영화감독, 배우 권해효씨, 만화가 김보통씨,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방송인 허지웅씨, 배우 박철민씨가 홍보영상을 찍었다.

노조 홍보 영상을 조합원이 아닌 배우나 만화가 등이 하는 것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형식이 트렌디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모바일에서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세로로 영상을 제작했고, 단순히 인터뷰만 있는 게 아니라 내용에 맞는 자료화면까지 배치하며 시각적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인터뷰이들의 자신의 삶과 노조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구성도 친근감을 더한다.

영상 마지막 부분에 캠페인처럼 외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보다 강한 힘, 공공운수 노조가 있습니다. 당신편을 만드세요"라는 말처럼, 여섯 명의 유명인들은 노조가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하며, 보통 사람의 권리를 찾아준다고 강조한다.

허지웅 "삶을 평균 정도로 맞출 수 있는 단 하나의 도구, 노조"

허지웅씨는 "노조라는 게 어떤 선한 결과를 내기 위해서 만들어진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다. 실제도 그렇지도 않지만, 내가 노동자니까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특출나지 않더라도 (삶을) 평균 정도로 맞춰줄 수 있는 단 하나의 도구, 최후의 보루가 노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허씨는 "제3자 입장에서도 노조가 절실한 이유가 시민 안전 때문이다.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공공운수노조가 힘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만화가 김보통씨도 "노조가 기적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내가 가지고 있는 권리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해주는 역할은 할 수 있다. 노조 가입이 두려우면 최소한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배우 박철민씨는 치매에 걸린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노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매를 국가 차원에서 돌보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들의 노동 조건이 좋아져야 하니, 이를 위해 공공운수 노조가 힘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라는 병은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병이 아니잖아요. 사회에서, 국가에서 케어해주지 않으면 가족이 직업도 다 잃게 됩니다. 그래서 (치매를 관리하는) 요양보호사님을 비정규직이 아닌, 인정해주는 직업으로서의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공공노조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운수노조 홍보 영상에 나온 방송인 허지웅씨
 공공운수노조 홍보 영상에 나온 방송인 허지웅씨
ⓒ 그러니까 공공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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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측 "시민들도 영상 공유, 다음편 주제는..."

<그러니까, 공공운수>를 기획한 공공운수노조 박영흠 교육선전국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촛불의 큰 흐름에는 촛불 현장을 지키는 조직된 노동자들의 힘이 있었다. 노조 조합원들이 늘어나야 한국 사회를 실질으로 변화시킬수 있다고 봤다"라면서 "'비정규직 조직화'와 '노조에 대한 시민들의 오해 해소'라는 목표를 갖고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홍보영상을 만들었다"라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가 노조 자체를 홍보하는 영상을 기획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공공운수노조 측은 기존의 노동조합 교육 영상과는 다르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한진중공업 노조 투쟁을 다룬 영화 <그림자들의 섬>을 만든 김정근 감독팀에게 해당 영상을 맡겼다. 노조로서는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실험적인 기획이었지만, 김정근 감독을 믿어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한다.

다행히 SNS를 통해 퍼진 <그러니까, 공공운수>는 기존에 노조에서 만든 홍보성 영상에 비해 공유가 많이 되고, 호감성 피드백이 적극적으로 돌아왔다. 시민들까지 영상을 퍼나르며, 내부적으로도 반응이 좋다고 한다.

박 국장은 "마지막 편은 유명인이 아닌 일반 노동자들이 직접 등장해서 홍보한다"라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해서 사회적인 반발이 있는데, 다음에 만드는 영상에서는 이 지점에 대해 다뤄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태그:#공공운수노조, #허지웅, #그러니까,공공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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