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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승리, 새 원내대표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친홍계 후보인 김성태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홍준표 대표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투쟁전문가 김성태다. (중략)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무기력해지는 전력을 과감히 청산하겠다. 야당 대표가 국회법 위반했다고 최초로 고발되고 정치 희생양이 되더라도 대여 투쟁의 끈을 놓치지 않겠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서울 강서을, 3선)가 12일 원내지도부 선거를 위한 의원총회 자리에서 몇 번이고 강조한 말은 '투쟁'이었다. 지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벌어진 '한국당 패싱' 사태를 재차 끄집어내며 "이게 야당이냐"고 거칠게 비판하기도 했다. "동지적 결합과 투쟁력"을 끌어올려 문재인 정부에 대항해 "잘 싸우는" 당을 만들겠다는 각오였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이처럼 내내 정부와 여당을 향한 적의를 서슴지 않고 드러냈다. 경쟁 상대인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동물국회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 같은데, 홍준표 대표와 투톱이 되면 막말, 폭력 이미지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반격할 정도였다. 김 의원은 이에 "때로는 거칠고 직설적이지만, 정확한 판단과 소신이 있다"면서 "깊은 준비 속에서 무엇이든지 지른다"고 반박했다.
원내대표 선출된 김성태 의원 '큰절'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김성태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17년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는 홍 대표가 늘 요구하는 '전사형 지도부'와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홍 대표는 결과 발표 후 마무리 발언을 전하며 "제대로 된 야당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힘을 합쳐 몸으로 막아야하고, 그런 각오로 대여투쟁을 하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계기로 이 당이 소멸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도로친박당 안 된다" "나는 당 끝까지 지킨 사람" 계파 뒤끝 작렬

대여투쟁도 문제지만, 신임 원내지도부가 가장 먼저 걱정해야할 것은 계파 갈등으로 상징되는 '잔불'이다. 아무리 김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비롯된 분당 참사와 복당 사태를 "이미 지난 일"로 천명한다고 해도, 계파 간 앙금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원내대표 선거 구도만 봐도 친박계 후보(홍문종-이채익), 사실상 친박계인 중립 표방 후보(한선교-이주영), 친홍준표계 후보(김성태-함진규)들의 3파전으로 분석됐다.
'친홍계'에 패배한 '친박계' 홍문종 자유한국당 친홍계 김성태 후보(맨 왼쪽)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친박계 홍문종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와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문종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이채익 정책위의장 후보. ⓒ 남소연
이날 선거 토론에서도 계파 간 '뒤끝'이 작렬했다. 김성태 의원은 특히 홍문종 의원에게 "우리당을 '최순실당'이라고 하는 등 국민적 분노가 가시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 분노를 계속 이어가려하고, 우리는 이 굴레를 하루 빨리 벗어던지려 하는데 잘 안 된다"면서 "이 상황에서 (홍문종 후보가 되어) 도로 친박당 이야기가 나오면 국민 지지율을 회복하고 지방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계파가 사라졌다면서도, 특정 계파의 약점을 이용해 공격하는 모양새였다.

반대로 홍문종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출마한 이채익 의원은 김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을 자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애당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김 원내대표가 앞서 한국당의 한계를 지적하며 "웰빙정당, 금수저정당, 기득권 정당"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역공이었다. 이 의원은 또한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지킨 사람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 국면에서 좌초위기를 겪을 때 당을 떠난 복당파 후보인 김 의원을 저격한 것이다.
원내지도부 선거 투표에 참여한 서청원 자유한국당 친박계 서청원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에 참여한 뒤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김 신임 원내대표는 선출 이후 만큼은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당선 인사말에서 "잘 싸우는 길에 너와 내가 있을 수 없다"면서 "모든 아픔과 상처를 뜨거운 용광로에 집어넣고 문재인 정부의 독단과 전횡을 막는 전사로 함께 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두 친박 좌장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징계 여부를 위한 의원총회 개회 여부에 "분열과 갈등이 조장되는 정치적 회의"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홍준표 대표의 막말과 거친 표현을 걱정하는데, 제가 선출되면 당 대표는 거친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김성태에 패배한 한선교 '멍' 자유한국당 중립 진영으로 나섰던 한선교 후보(뒷줄 가운데)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홍계 김성태 후보(왼쪽)에게 패배한 후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 남소연
'친홍계' 후보로 당 대표로부터 독립성 확보에 제약이 있다는 안팎의 우려를 인식한 탓인지, 김 신임 원내대표는 줄곧 홍 대표와의 관계 설정을 강조했다. 홍 대표가 지난 5일 관훈토론에서 새 원내지도부가 결정되면 "원내 일에 관여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한 터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한국당은 투톱시스템이다"라면서 "투톱으로서 제1야당 당헌당규가 정한 원내대표의 역할을 충실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홍 대표의 '원내 관여' 발언에 대해서도 "오해가 없어야 한다"면서 "제1야당으로서 예산안처리를 제대로 이루지 못한 안타까움 때문에 당원으로부터 쏟아지는 비판을 대변한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해석했다.

김성태 "바른정당-국민의당 비호남 진영과 중도대통합"
귓속말하는 김무성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김무성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선출 개표결과를 기다리며 강석호 선거관리위원장과 귓속말하고 있다. ⓒ 남소연
김 원내대표는 대여 투쟁과 지방선거 전략의 하나로 국민의당 비호남 진영 및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하기도 했다. 116석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대통합'이라는 기치 아래 국민의당 비호남 진영과 바른정당을 끌어들여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 그는 "1차적으로는 바른정당과 보수대통합을 이뤄 120석을 확보하고, 호남과 분리된 국민의당과 2차 중도통합으로 국회에 절반 의석을 만들어 민주당의 폭거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특히 바른정당에 "보수 대통합의 길에 대문을 열어 한국당이 (추가 복당에 대한) 유연한 입장을 가지도록 당 대표와 긴밀한 협의를 하겠다"고 손짓했다. 그는 토론 마무리 발언에서도 "언제까지 집을 뛰쳐나간 바른정당의 선수들을 미워하고 탓할 수는 없다"면서 "생존과 발전을 위해 우리는 그들과 함께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최경환 의원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에 관한 논의에 "국회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취했다. 홍준표 대표는 같은 날 이와 관련 최 의원을 위해 당론으로 표결을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홍 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표결 절차에 들어가 우리 당 의원을 잡아가지 말라고 할 수도 없어 국회의원들이 쭉 주장해온 기득권 타파 정신을 존중하는 의미로 (표결 불참을)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물러나는 한선교-홍문종 자유한국당 친홍계 김성태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정우택 전 원내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한선교 후보(중립 표방)와 홍문종 후보(친박계)가 왼쪽 뒤로 보인다. ⓒ 남소연
태그:#김성태, #홍준표, #최경환,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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