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이명박 정부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12일 오전 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검찰 수사관들에 이끌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17.12.12
ⓒ 최윤석	관련사진보기

'MB 수사 관문'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오늘 결정된다. 군 사이버사 정치 개입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자로 알려졌다. 그가 구속된다면 검찰 수사는 '최고 윗선'을 향할 전망이다.

김 전 기획관은 12일 오전 10시 15분께 강부영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 4번 출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 수사관과 함께 온 그는 한손에 갈색 서류가방을 들고 어두운 얼굴로 포토라인에 섰다. '어떤 점을 주로 소명할 계획이냐' '바레인 출국 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난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는 아무 답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MB청와대'에서 첫 번째로 구속 위기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국정원수사팀은 2012년 2월부터 그해 7월까지 김관진 전 국방장관과 공모해 군 사이버사령부가 정부·여당을 지지하고 야권을 반대하는 취지의 댓글활동에 관여한 혐의로 김 전 기획관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또 군무원을 증원하는 과정에서 특정 지역을 배제하는 등 차별적 선발 기준을 시달한 혐의도 적용됐다. 청와대 근무를 그만두면서는 군사기밀서류와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유출·보관하기도 했다.

특히 이철희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사이버사령부 관련 BH 협조 회의 결과(2012년 3월 10일 작성)'라는 대외비 문건에는 김 전 기획관과 이 전 대통령의 개입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김관진 전 장관의 친필 서명이 기재된 이 문건에서 김 전 비서관은 군 사이버사의 일탈적 심리전을 두고 창의적이라고 호평하며 한미FTA 등 현안에도 집중 대응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를 수행한 군무원 증원은 "대통령께서 두 차례 지시하신 사항"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합류해 대외전략비서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낸 그는 이 정부 '안보 실세'로 통한 인물이다. 지난 11월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지시를 시인했다는 보도가 나간 직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난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검찰에 출석한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군무원 증원 지시 군에 전달한 혐의 인정하느냐?" 등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들어가서 말씀드리겠다" "정확히 확인하고 그 다음에 얘기했으면 좋겠다"라고만 답했다. 이후 검찰 조사에서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의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 조사를 벌여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를 검토할 예정이다. 그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