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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검찰이 발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남재준,이병호 (왼쪽부터), 이병기 전 국정원장 (지난 11월13일 검찰 출석 당시 사진)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검찰이 발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남재준,이병호 (왼쪽부터), 이병기 전 국정원장 (지난 11월13일 검찰 출석 당시 사진)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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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장 몫 특수활동비 수억 원을 청와대에 상납한 전직 국정원장 두 명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이목을 피하기 위해 국정원 직원이 청와대가 보낸 차량에 탑승해 몰래 경내로 진입하는 등 돈을 전달하는 과정 또한 은밀했다. 검찰은 이 모든 일이 박 전 대통령과 공모 아래 벌어졌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5일 박근혜 정부 초대 국정원장인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후임자인 이병기 전 국정원장을 국정원 예산을 직무와 무관하게 인출·사용해 국고를 손실한 혐의로 기소했다. 또 이들이 국정원장 임명에 대한 보답과 향후 인사, 국정원 현안 등에서 대통령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기대해 상납했다고 보고 뇌물죄도 적용했다. 

'문고리'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순차 전달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5월 취임한 남 전 원장은 이듬해 4월까지 매달 5천만 원을 현금으로 상납했다. 이 돈은 국정원장에게 배당된 예산 40억 원 중 일부였다. 남 전 원장의 지시를 받은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현금 다발을 준비해 박아무개 국정원 비서실장에게 전달하면, 그가 대통령 문고리 중 하나인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건네는 구조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박 전 대통령에게 최종 전달됐다.

특수활동비 상납은 후임자인 이병기 전 원장 때도 계속됐다. 2014년 7월 취임한 그는 이듬해 2월까지 총 8억 원을 상납했다. 특히 이때는 기존 상납금을 2배로 증액해 매달 1억 원이 청와대로 흘러갔다. 마찬가지로 이 전 원장 지시를 받은 이헌수 전 기조실장이 현금을 준비해 전달하면 또 다른 문고리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을 거쳐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특히 이들이 돈을 전달하는 과정은 치밀하고 은밀했다. 남재준 전 원장의 상납금 전달을 담당한 박아무개 국정원 비서실장은 이재만 비서관이 보낸 차량에 탑승해 청와대 경내로 진입했다. 출입 사실이 노출되지 않도록 청와대에 파견중인 직원을 접견한다는 명목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병기 전 원장의 '전달책'이었던 이헌수 전 실장은 청와대 인근 골목길에서 안봉근 전 비서관 차량에 올라타 돈가방을 전달했다. 그리고 즉시 하차하지 않고 함께 청와대 인근을 한 바퀴 돌고 난 다음 차에서 내렸다.

남재준 전 원장에겐 현대차그룹을 압박해 퇴직 경찰관 모임인 재향경우회를 지원하도록 강요한 혐의(국정원법 위반 및 강요)도 적용했다. 남 전 원장은 2013년 10월 이헌수 기조실장에게 "경우회가 집회 활동을 많이 하는데 재정이 어려우니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 VIP 관심 사안이다"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이후 이 전 실장이 이를 전달했고, 현대차그룹은 향후 기업 활동에서 직·간접적 불이익을 우려해 계열사를 통해 해당 단체를 지원했다.

검찰은 불구속 수사 중인 이병호 전 국정원장은 특활비를 상납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경환 전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조사한 뒤 일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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