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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VTS 예산을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VTS 예산을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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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인천 영흥도 앞바다 낚싯배 전복 사고가 문재인 정부의 예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4일 홍준표 대표는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천 낚싯배 사고를 '해상관제 사고'라고 규정했습니다.

홍 대표는 '유조선이 낚싯배를 충돌한 것은 해상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 이번 예산을 심의하면서 해양경찰청의 VTS 예산이 해양 관제시스템과 관련한 예산인데 그것을 삭감했다고 한다'라며 '(VTS 예산) 삭감해서 퍼주기 복지에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도 공식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2018년도 예산 중 연안구조 장비도입, 해양사고 예방활동, 수상레저 관리 등 해상 안전활동 예산을 24.7% 삭감하고, VTS 구축 운영비도 42.9%가 삭감했다"라고 말했습니다.

'VTS 예산 삭감 주장은 거짓말이었다'

만약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전희경 대변인의 주장이 옳다면 심각한 일입니다. 해상 정보를 제공하는 VTS 사업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거짓이었습니다.

▲국민안전처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경인,태안 VTS 시스템이 2017년 말에 구축된다고 나와 있다
 ▲국민안전처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경인,태안 VTS 시스템이 2017년 말에 구축된다고 나와 있다
ⓒ 국민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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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TS 예산이 삭감된 항목은 'VTS 구축운영사업'입니다. 2017년 269억 원에서 2018년은 154억원으로 115억 5천만 원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미 경인연안, 태안 연안의 VTS 설치가 완료돼 사업이 종료됐기 때문입니다.

2017년 국민안전처가 발간한 자료를 봐도 '2017년 말 경인연안과 태안연안에 VTS시스템을 설치한 후 시험운영을 거쳐 2018년 하반기부터 관제서비스를 정식으로 개시할 계획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VTS시스템 설치가 완료돼 더는 예산이 필요 없는 사업의 예산이 줄어들었다고, 문재인 정부가 고의로 삭감했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입니다.

'VTS 운영 인력 증원을 반대한 자유한국당'

2018년 정부예산안이 법정 시한을 넘기면서 합의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공무원 충원' 때문이었습니다. 여야는 시한을 이틀 넘긴 12월 4일에 정부 원안인 1만 2221명보다 줄어든 9475명으로 합의했습니다.

2018년도 정부예산안에 포함된 인력. 해경 672명 충원에는 VTS 운영 인력도 포함돼 있다.
 2018년도 정부예산안에 포함된 인력. 해경 672명 충원에는 VTS 운영 인력도 포함돼 있다.
ⓒ 행정안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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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지난 9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주요 업무보고에서 '파출소, 상황실, VTS의 근무 체계를 4교대로 전환하는 데 1001명' 등 총 6644명의 현장 인력 충원을 요구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반대했던 공무원 충원 내역을 보면 'VTS, 함정 등 운영 174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VTS 예산을 삭감해 인천 낚싯배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지만, 진짜 필요한 인력 충원조차 반대한 셈입니다.

조선일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주장을 검증 없이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주장을 검증 없이 보도했다.
ⓒ 조선일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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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전희경 대변인의 주장은 조금만 자료를 조사하면 앞뒤가 맞지 않으며,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홍 대표의 말을 그대로 기사로 보도했습니다.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의 행위는 범죄와 가깝습니다. 또한, 그런 거짓을 검증 없이 보도하는 언론도 공범자로 봐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홍준표, #전희경, #자유한국당, #VTS 예산, #인천 낚싯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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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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