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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의 목적은 '말'을 전하는 데 있지 않다.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바른정당 지도부가 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주제별로 나눠봤다.

그랬더니 한국당에는 있는데 바른정당에는 없는 것이 있었다. "적폐 청산이 정치 보복"이라는 말이 없었다. 태블릿PC란 말 역시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적어도 30일 열린 한국당 원내대책회의, 그리고 바른정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경우에는 그러했다.

"다 지난 걸 갖고 뭐하냐 할 수 있는데"라면서도...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현 정부 TF 위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현 정부 TF 위원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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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를 시작하자마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권 입맛에 맞는 TF 위원'이라고 쓰인 판넬 앞으로 다가갔다. "적폐 청산이 정치보복"이라는 논거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정 원내대표는 "적폐 청산 TF는 설립 근거가 없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40%가 투입됐다", "마녀사냥식 여론 몰이", "이명박·박근혜만 수사", "편파적 인사" 등 주장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 다음으로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역시 예산안 처리와 관련된 것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이른바 '2+2+2' 협상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이 회의장을 나가 버린 것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고, 김광림 정책위의장 역시 비슷한 주장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 예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도읍 예결특위 간사는 지난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컵밥'을 먹던 문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번 예산안은 연봉 수천만원 짜리 준공무원 퍼주기 예산"이라고 주장했다.

태블릿PC 이야기 역시 적지 않게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PC가 최순실 것이라는 어떤 근거도 없다"는 태블릿 PC 진상위원회 TF 보고를 소개했고, "다 지난 걸 갖고 뭐하냐 할 수 있는데"라면서도 김진태 의원은 "JTBC가 입수한 태블릿 PC가 무결성(변조가 없는 원본)이 유지되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는 종전 입장을 강조하며 JTBC의 대답을 요구했다.

전날 발표된 국정원법 개정안과 관련한 이야기도 물론 빠지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어제 개혁안은 국정원 해체 선언"이라 규정했고,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도 "간첩 잡는 정보 수집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 외 29일 천주교 주교회의를 찾아가 사과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잠깐 도마에 올랐다.

현장실습 학생 투신 사건 꺼낸 바른정당 회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유의동 수석대변인, 박인숙·하태경 최고위원, 유승민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유의동 수석대변인, 박인숙·하태경 최고위원, 유승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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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비교하면 바른정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경우는 좀 달랐다. 앞서 한국당의 경우(49분)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25분) 동안 현장이 공개됐지만 9가지 정도의 주제로 회의가 진행됐다.

일단 안보와 외교 문제가 많이 논의됐다. 유승민 대표는 "과거와 똑같은 대응으로는 북한의 핵 미사일 폐기를 결코 이룰 수 없다"며 "유일한 해결책은 초강력 제재와 압박, 그 다음 대화"라고 주장했다. 전술핵 재배치나 "굳건한 한미 동맹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비교섭단체인 만큼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국정원법 개정안 관련해서도 한국당과 같은 입장이었다. 유 대표는 "문제는 국내 정치 개입과 특수활동비 전용이었는데, 엉뚱한 대책을 내놨다"며 "간첩 테러범 잡는 수사권을 포기하겠다는 국정원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유 대표는 현장실습을 갔다가 선임 직원과 언쟁을 벌인 후 옥상에서 투신한 특성화고 학생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학생의 쾌유를 바란다"며 "이런 문제는 개혁보수 추구하는 바른정당이 정말 가장 역점을 두고 현장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주택 100만호 공급 계획에 대한 재원 마련 관련 비판도 이어졌다.

그 다음에는 김세연 원내대표 권한대행 겸 정책위의장이 법정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갑자기 시행하면 견뎌낼 기업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학교 등록금 부담 경감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암호 화폐를 규제 일변도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는 등 내용의 주장이 잇따랐다. 권오을 최고위원은 "대기업 노조의 적폐에도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유승민 "자유당 탈출해 바른정당 오는 일, 반드시 일어날 것"

상당 시간을 정치 보복 주장과 태블릿 PC에 써 버린 한국당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 이날 회의에서 유 대표는 "말을 많이 아끼겠다"면서도 한국당을 향해 이런 말도 던졌다.

"10년을 정말, 철학이나 가치, 정책도 없이 오로지 권력 투쟁만 하고 계파 싸움만 하다가 보수가 몰락했다. 저런 자유당은 결코 보수의 미래나 희망이 될 수 없다. 자유당에서 조금이라도 의식 있고 뜻 있는 개혁 보수 세력이 있다면, 자유당을 탈출해 바른정당으로 오는 게 맞다. 앞으로 그런 일,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태그:#유승민, #정우택, #태블릿, #적폐청산, #현장실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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