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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북한과 중국을 연구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북중관계를 새롭게 설정하고 입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한다"고 밝혔다.

2011년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중관계가 심상치 않다. 정상회담이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점을 비롯해 최근에는 중국의 대북 특사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중국의 압록강 철교 임시 폐쇄로 교류협력마저 끊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북중관계가 한반도 정세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두 나라의 정치․경제적 관계를 논의하는 국제행사가 29일 열렸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소장 윤대규·서울시 종로구)는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과 이날 오후 1시 '북중관계: 진화, 상호의존, 접경지대'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은 1958년 설립된 독일의 비영리 정책연구기관으로 국제협력과 시민교육을 통해 자유와 책임의식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1987년 문을 연 재단의 한국 사무소는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발전, 한반도 문제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중관계, 새롭게 정립해야

윤대규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북중관계는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중국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을 만나지 못하는 등 두 나라에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며 "북중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중관계의 엄밀한 관찰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회의로 북한 문제에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시대의 북중관계'라는 주제로 열린 제1회의에서는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사회를 맡고, 아담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 교수, 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가 패널로 나섰다. 이들은 북한 붕괴 위기에 대한 중국의 대응과 대북제재, 관계개선 등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아담 교수는 최근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는 북중관계에 관심을 보이며 향후 발전가능성을 발표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이후 중국이 국경 지역에서 북한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해산물과 직물 및 광물 수출, 관광업 등의 경로를 폐쇄시킨 점이 그런 사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에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접경지대에 있는 무역은 인프라가 오래되지 않았다"며 "중국과 북한은 아주 긴 역사가 있다. 모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선 그들 사이에 설립된 규정(Protocol)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황재호 교수는 중국의 19차 당 대회를 정리하고 향후 외교정책의 방향을 살폈다. 먼저 "현재 중국은 신(新)시기로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매우 중대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에서 향후 중국은 사회주의를 넘어 권위주의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쟁보다 협력관계로 치닫고 있는 미중관계에 주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비즈니스를 했던 만큼 중국이 어떤 나라인지 잘 알고 있다"며 "향후 두 나라는 대립과 경쟁보다 화해협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관심을 끄는 건 중국의 부상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기후변화와 FTA 등의 협정을 깨뜨리는 태도를 보였지만 중국은 기존 질서를 적극 협조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련의 사건으로 황 교수는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어 국제사회에 외교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황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대론'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운전석에 앉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 길이 멀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여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전자를 바꿔보는 것도 고려할만하다. 전쟁을 반대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거나, 방향을 잘 찾아가는 네비게이션 역할도 있다. 누가 지치면 우리가 운전대를 잡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후 제2회의에서는 '북한과 중국: 경제적 상호의존과 접경지역'라는 주제로 딘 울렛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옌 위에 중국 상해리신회계금융대학교 교수와 정은이 한국수출입은행 책임연구원이 발제를 했다. 

이들은 경제적 측면에서 북중관계를 조명하고, 접경지역의 동학에 심도 깊은 토론을 가졌다. 옌 위에 교수는 북중 간 교류 및 무역이 감소하는 등 중국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고, 정은이 책임연구원은 단동을 비롯한 북중 접경지역의 경제적 의존과 상호 교류에 대해 검토했다. 


태그:#북중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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