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는 제60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제이지와 대격돌을 벌인다. ⓒ 유니버셜 뮤직


음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불리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의 84개 시상 부문 후보작(및 아티스트)이 28일 아침(현지 시각)에 공개됐다. 2018년 1월 28일 열리게 될 그래미 어워드는 제60회를 맞이해 어느 해보다 화려하면서도 의미 있는 순간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미상 시상의 최대 관심사이자 대상에 해당되는 일반분야(General Field)는 4개 부문에서 트로피 주인공을 가린다. 음악적 측면에서 빼어난 작품성을 드러낸 곡과 앨범을 뽑는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와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작사 작곡가에게 주어지는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작품 활동을 통해 가장 우수한 신인 뮤지션에게 트로피를 수여하는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Best New Artist)'가 해당된다.

이외에도 팝(Pop) 록(Rock) 댄스(Dance) 랩(Rap) 알앤비(R&B) 컨트리(Country) 재즈(Jazz) 클래식(Classical Music) 등 여러 분야의 음악장르, 리코딩과 엔지니어링 분야, 앨범 패키지와 뮤직비디오 등 방대한 부문에서 트로피 수상자를 가리는 '종합 음악 시상식'이 바로 그래미다.

그렇다면 그래미의 대상 격인 일반분야 4개상을 포함, 관심도가 높은 주요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전 세계 음악 팬들과 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는 누구일까?

제이지, 켄드릭 라마, 브루노 마스 남성 트로이카의 3파전 예고

 제이지(Jay-Z)

뉴욕 힙합의 제왕 제이지(Jay-Z)는 제60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무려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 유니버셜 뮤직


'뉴욕 힙합의 제왕' 제이지(Jay-Z)와 '힙합 대세'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 최고의 두 힙합 스타가 무려 7개 부문의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는 제60회 그래미 어워드의 최대 관심사다. 일반분야 4개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양대 부문인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앨범', 랩 분야 4개 부문, '최우수 뮤직비디오' 등에서 제이지와 켄드릭 라마는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치르게 됐다.

그런 가운데 알앤비(R&B) 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일반분야 3개 부문과 알앤비 분야 3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돼 두 힙합 뮤지션 못지않은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 19일 개최됐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cian Music Awards)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포함 7개의 트로피를 휩쓸었기에 세 남성 아티스트는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3파전을 예고했다.

제이지·켄드릭 라마·브루노 마스의 경쟁구도 속에 틈새를 노리며 일반분야에서 수상을 노리는 다크호스들도 적지 않다. 영화 <겟 아웃(Get Out)>의 주제가 '레드본(Redbone)'으로 국내 팬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낸 남성 알앤비 뮤지션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o)는 '올해의 레코드'와 음반 <어웨이큰, 마이 러브(Awaken, My Love)>로 '올해의 앨범' 등 총 5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빌보드 Hot 100 차트 16주 1위의 히트곡 '데스파시토(Despacito)' 리믹스 버전을 노래한 루이스 폰시(Luis Fonsi)와 대디 양키(Daddy Yankee), 두 푸에르토리코 팝 스타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는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및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Duo/Pop Performance)' 등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기세를 올리고 있다.

 로드(Lorde)

로드(Lorde)는 제60회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후보에 올랐다. ⓒ 유니버셜 뮤직


한편 그래미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리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 회원들이 상대적으로 여성 아티스트들에게 투표를 많이 해온 지금까지의 경향이 내년도 시상식에서 계속 이어진다면 일반분야 후보에 오른 로드(Lorde - <올해의 앨범>), 줄리아 마이클스(Julia Michaels -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알레시아 카라(Alessia Cara -<올해의 노래>와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에게 의외의 수상이 이어질 수도 있다.

제60회 그래미 어워드 주요 부문 후보작(및 아티스트) 리스트
올해의 레코드 후보작
'레드본(Redbone)' - 차일디시 감비노
'데스파시토(Despacito)' - 루이스 폰시&대디 양피 feat.저스틴 비버
'토리 오브 오제이(The Story Of O.J.)' - 제이지
'험블(HUMBLE.)' - 켄드릭 라마
'24K 매직(24K Magic)' - 브루노 마스

올해의 앨범 후보작
<어웨이큰, 마이 러브(Awaken, My Love)> - 차일디시 감비노
< 4: 44 > - 제이지
<댐(DAMN.)> - 켄드릭 라마
<멜로드라마(Melodrama)> - 로드
< 24K 매직(24K Magic)> - 브루노 마스

올해의 노래 후보작(작사 및 작곡자에게 수상, 표기는 참여 아티스트)
'데스파시토(Despacito)' - 루이스 폰시 & 대디 양피 feat. 저스틴 비버
'4:44' - 제이지
'Issues' - 줄리아 마이클스
'1-800-273-8255' - 로직(Logic) feat. 알레시아 카라 & 칼리드(Khalid)
'댓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 - 브루노 마스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Best New Artist) 후보
알레시아 카라
칼리드
릴 우지 버트(Lil Uzi Vert)
줄리아 마이클스
시저(SZA)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제60회 그래미상, 후보작 선정에 반전과 이변도 있어

 브루노 마스

브루노 마스(Bruno Mars)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총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지명됐다. ⓒ 워너뮤직


그래미상에서 가장 중요한 4개 일반분야에 지명된 20개 후보작(아티스트) 명단을 소개했다. 힙합과 알앤비 계열 음악과 뮤지션들이 대부분 자리를 차지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스페인어 보컬과 랩이 들어간 '데스파시토'가 그래미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문 후보에 오르는 결과를 낳았는데 이 노래 역시 라틴음악에 힙합이 어우러져 파생된 곡이다.

내년 1월말에 거행 될 기념비적인 60회 시상식 후보작들을 공개하며 리코딩 아카데미 회장 겸 대표 닐 포트나우(Neil Portnow)는 '놀라움, 다양성: 그것은 시대의 반영이다(Surprises, Diversity: 'It's a Reflection Of The Times)'라고 언급했다.

아마도 지금껏 최근 몇 년간 팝 음악계에서 주류장르로 떠오른 힙합과 알앤비 그리고 라틴 팝에 대한 그래미의 변화된 시각을 반영한 듯하다. 제이지와 켄드릭 라마, 에미넴(Eminem)과 비욘세(Beyonce) 등 21세기 팝 음악계를 이끌어 온 힙합 알앤비 팝 스타들은 그래미에서 다수의 후보에 오르고 많은 트로피를 품에 안았지만 정작 핵심 부문에서는 푸대접을 받아왔다.

올해 초 열렸던 그래미 시상식에서 만삭의 몸을 이끌고 가장 인상적인 공연을 펼쳤던 비욘세에 대한 존경과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아델(Adele)이 '올해의 앨범' 상 트로피를 반으로 쪼개 나누고자 했던 장면은 가장 권위 있는 음악상을 향한 힐난은 물론 위상 역시 위태로워질 상황에 이를 뻔했다.

또한 시상식을 앞두고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드레이크(Drake)·프랭크 오션(Frank Ocean)·저스틴 비버의 공식 보이콧 역시 '그래미의 뿌리 깊게 유지되어 온 보수적 색채, 백인 아티스트 및 특정 음악장르로 편중된 시상 경향'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풀이되었고 그래미 회원들의 편향되고 고착화된 경향의 변화 필요성을 대중 역시 알 수 있었다. 과연 예순 살이 된 그래미상이 '정말 음악의 트렌드와 시대를 제대로 반영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은 약 2개월 뒤 열릴 시상식에서 확인하게 될 것이다.

반면 2018 그래미상 후보작 공개 후 가장 큰 이변의 주인공은 에드 시런(Ed Sheeran)이 아닐까 싶다. 음악계 전문가집단이나 언론, 그리고 팬들은 그가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앨범' 등 여러 부문 후보에 올라 다관왕이 될 것이란 예측을 대부분 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예상은 훨씬 빗나갔다. 2017년 지구촌을 강타한 앨범 <디바이드>와 메가 히트곡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로 최고의 팝 스타가 된 에드 시런은 '최우수 팝 솔로 퍼포먼스(Best Pop Solo Performance)>와 <최우수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 2개 부문에만 이름을 올리는 실망스런 결과를 얻어 팬들의 그래미를 향한 비난 등 상당한 후폭풍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콜드플레이(Coldplay)·레이디 가가(Lady Gaga)·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체인스모커스(The Chainsmokers) 같은 팀들이 팝 분야에 한정되어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점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예년과 다른 변화가 엿보이는 제60회 '그래미 어워드'. 과연 어떤 음악인이 트로피를 품에 안고 감격적인 소감을 남길 지 수상자를 선정할 1만3천여 명 리코딩 아카데미 회원의 본격적 투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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