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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세상을 바꾸는 공론장'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공론장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야기를 모으고 여러 논의와 쟁점을 통해 대안을 고민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에는 청년들이 생각하는 통일과 대북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기자 말

왼쪽부터 이초롱, 이대연, 신정현, 김수현이다.
▲ 진보-보수 청년들이 각자가 상상하는 통일은? 왼쪽부터 이초롱, 이대연, 신정현, 김수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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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현 : 제주 강정마을에서 평화운동을 하면서 분단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 이후로 한반도 평화체제를 연구하고 싶어 북한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더불어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고양시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대연 : 아르헨티나에서 살다 왔다. 그곳에서 본 북한의 여러 도발은 한때 성장가도를 달린 남미 여러 국가들의 몰락과 복합적으로 비교되며 자연스럽게 통일·외교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 외무고시를 준비중이며 바른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수현 : 대학을 다니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여러 진보적 의제들이 '빨갱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걸 느꼈다. 그런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북한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는 통일경제포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초롱 : 테러리즘과 안보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북한 연구에 대한 흥미로 이어져 북한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현재는 '북한의 투자 위험도 분석'에 관해서 연구하고 있다.

북핵문제, 미중패권 경쟁에 맞춰야 VS. 우리 주도로 풀어내야

북핵문제, 미중패권 경쟁에 맞춰야 VS 우리 주도로 풀어내야
▲ 북핵문제, 미중패권 경쟁에 맞춰야 VS 우리 주도로 풀어내야 북핵문제, 미중패권 경쟁에 맞춰야 VS 우리 주도로 풀어내야
ⓒ 홍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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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연 : 애초에 북한이 왜 평화의 대상인지, 통일의 대상인지 의문시 된다. 북한은 김씨 일가가 3대 세습을 하고 있는 국가다. 다만 우리 머리 위에 핵과 도발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이를 제어하는 것이지, 굳이 통일의 대상일 필요는 없다.

김수현 : 북한과 우리는 사고방식 자체가 다르다. 우리 입장에서 북핵이 큰 위협이듯 북한의 입장에서는 한미군사훈련이 큰 위협일 수 있다. 지금 남북은 전쟁의 위협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그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 대화와 교류가 필요하다.

이대연 : 대화와 교류를 통해 한반도 전쟁 위협을 줄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북한이 우리하고 대화하고 교류한다고 해서 도발을 멈추겟는가. 동북아 정세는 미-중 패권경쟁의 큰 측면에서 봐야지,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남북문제를 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선제적 대화 제의와 남북교류는 자칫 호구 잡혀, 넘겨줄 건 다 넘겨주고 얻는 건 아무것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본다.

신정현 : 우선 남북관계가 미중간의 패권관계로만 정의되는 것에 반대한다. 김대중 정부 당시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풀어낸 것은 우리 정부였다. 지금까지는 북한의 도발이라는 액션에 우리 정부가 제재하는 리액션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액션하고 북한이 리액션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하고 설득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도 초기 2년은 북한에서 흡수통일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6.15남북정상회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까지 이어졌다. 특히 개성공단은 북한 군부 입장에서는 몇 개 사단이 후방으로 밀리는 치명적인 일이기도 했다. 이게 바로 우리의 주도적 액션에 북한이 리액션한 것이다. 미중패권 경쟁 때문에 우리가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일을 만들어야 한다.

DJ-노무현 대북정책 북핵문제 초래 VS. MB-박근혜 대북제재 아무 효과 없어

김대중-노무현 대북정책 북핵문제 초래 VS 이명박-박근혜 대북제재 아무 효과 없어
▲ 김대중-노무현 대북정책 북핵문제 초래 VS 이명박-박근혜 대북제재 아무 효과 없어 김대중-노무현 대북정책 북핵문제 초래 VS 이명박-박근혜 대북제재 아무 효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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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연 : 우리가 먼저 액션을 하고 리액션을 요구하는 건 순진한 생각에 불과하다. 우선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남북관계는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은 핵을 가지게 되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게 자그마치 1994년부터이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핵무기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던 만큼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신정현 : 먼저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핵개발이 진행되었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묻고 싶다. 또한 대북재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고 대외(대중)무역이 높아지고 있다는 통계자료와 탈북민들의 증언들은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오히려 지난 9년의 대북 제재 기간 동안 우리는 역할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초롱 : 금강산관광의 수입이 어디로 갔는가. 또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받을 수 있는 수입이 얼마나 되겠는가. 결국 많은 돈이 당으로 가고, 김씨 일가에 호주머니로 간 건 사실이지 않은가?

신정현 : 그렇다면 남한에서 돈 쓰면 그게 문재인 돈 줄이 되는가. 북한의 경제 규모 대비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북한이 개성공단 하나로, 금강산관광 하나로 먹고 사는 게 아니지 않는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가지고 북한의 핵무기와 도발의 근거처럼 확대해석하는 것이 매우 문제있는 발언이다.

인도적지원, 더 이상 퍼주기 안돼 VS. 상호 호혜적으로 가야

인도적지원, 더 이상 퍼주기 안되 VS 상호 호혜적으로 가야
▲ 인도적지원, 더 이상 퍼주기 안되 VS 상호 호혜적으로 가야 인도적지원, 더 이상 퍼주기 안되 VS 상호 호혜적으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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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초롱 :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북한에 대해 막무가내식 퍼주기를 한 건 사실로 봐야하지 않은가? 그리고 북한은 그걸 거절할 이유도 없는 것으로 봐야한다.

신정현 : 도대체 어떤점이 막무가내인가?

이대연 : 북한 정권이 대북지원금을 마음대로 유용한 것이 바로 막무가내다. 북한 국민들을 살리라고 준 돈이 그리로 들어가지 않았는가. 제대로 된 모니터링 없는 대북지원은 그 금액이 100원이건, 1,000원이건 문제는 문제인 것이다. 

신정현 : 그렇다면 지금 대북지원을 하고 있는 EU나 국제기구들도 다 퍼줬다고 설명할 것인가. 물론 모니터링이 안 되는 건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국가대 국가의 관계에서 그 나라의 자금흐름을 샅샅이 보고 운반상황까지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국가간 인도적 지원에 있어 부적절한 개입이며 남북 간의 자존심 문제도 걸려 있다. 그래서 모기 퇴치나 개성공단 같은 상호호혜적인 방법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리고 남북교류 중단으로 모든 대화채널이 막혔다. 판문점에서 소리치고 대화하는 게 한반도 위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야한다.

이초롱 :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을 이야기하면서 반대로 연평도 포격, 북한의 여러 도발에 대해서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묻고 싶다. 물론 대화채널을 가지는 건 중요하지만 그 채널을 가지고자 퍼주기식으로 가는 건 반대한다. 무엇보다 대화는 대화대로 하지만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는 하드파워도 당연히 필요한데 너무 소프트파워만 강조하는 것 아닌가?

남북경협, 북핵으로 이어질 가능성 우려 VS.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단

남북경협, 북핵으로 이어질 가능성 우려 VS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단
▲ 남북경협, 북핵으로 이어질 가능성 우려 VS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단 남북경협, 북핵으로 이어질 가능성 우려 VS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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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관건이라면 오히려 정치·군사적 접근 보다는 경제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개성공단이다. 북핵문제는 이미 한반도와 여러 주변국의 복합적 요인으로 결부되어있다. 하지만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은 상대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충분한 기제가 될 수 있다. 남북은 아주 특수한 관계이고 우리는 서로 접점을 늘려가며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관점에서 경협사업은 꼭 필요하다.

이대연 : 남북경협이 북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4대강 사업도 5년간 22조를 썼다. 그럼 1년에 4조~5조 원 꼴이고, 우리나라 1년 예산을 단순히 350조~400조 원으로 잡으면 1년 예산에 4대강 사업은 고작 1~2%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이 나라 전체가 난리였고 모든 건설사가 명운을 걸 정도로 큰 사업이었다. 이처럼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이 북한에 1~2% 영향만 줘도 정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런 사업들이 지금 북한 자금줄로 들어가는 건 분명한데 언제까지 무책임하게 북핵문제를 대해야 하는가?

신정현 : 북한이 개성공단이 없었으면 핵개발을 안 했을까? 아니다. 개성공단 유무를 떠나 북한은 체재의 보장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북핵 문제가 마치 개성공단 때문에 빚어진 것처럼 말하는 건 지나친 확대해석이다. 또한 개성공단은 저렴한 노동력과 근접성으로 우리 기업과 원청업체까지 많은 이익을 준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 미중구도 속 하드파워 보여야 VS. 남북관계 개선 메시지 던져야

문재인 정부, 미중구도 속 하드파워 보여줘야 VS 남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던져야
▲ 문재인 정부, 미중구도 속 하드파워 보여줘야 VS 남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던져야 문재인 정부, 미중구도 속 하드파워 보여줘야 VS 남북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던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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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연 : 김대중 정부에서 우리 역할이 가능했던 것은 당시 중국이 패권 국가로서 아직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후로 중국이 패권국가가 되었다고 볼 때 김대중 정부와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 대표적인 예로 노무현 정부 동북아 균형자론이 국제사회의 외면을 받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지금 한반도 운전대를 이야기하는 것 역시 미중 패권을 고려하지 않은 비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신정현 : 그렇지 않다. 물론 남한이 결정자 역할을 할 수 없지만 조정자 역할은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정권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할 첫 번째 역할은 바로 남북관계 회복을 기축으로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다. 적극적인 남북대화 재개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통해 상호 조건을 알아보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대연 :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필요한 건 중국을 압박해 북한을 확실하게 제재하는 것이다. 중국에 한미일 삼각동맹이나 사드 등을 협상 카드로 내세워 북한을 더 강하게 제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만 오히려 제재 끝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로 나올 것이다.

김수현 : 지금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만 해도 개성공단으로 협상했는데 지금은 개성공단마저 없어지니 서로 주고 받을 카드가 없어졌기 떄문이다. 이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해온 대북제재로는 북한의 태도 변화도, 북핵문제도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제 문재인 정부에서 첫 번째 할 일은 바로 북한과 대화 창구를 여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첨예한 부분이 남북관계와 통일 이야기입니다. 전쟁을 경험한 국가로서 이런 대립과 갈등의 잔재들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깊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지만 함께 모여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많은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은 우리 사회 여러 쟁점들과 의제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공유하면서 대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이런 기획을 지속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 바꿈 홈페이지에 중복 게재됩니다.



태그:#문재인, #한반도, #통일, #대북정책,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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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바꿈세상을바꾸는꿈,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그리고 지금은 한반도평화경제포럼 사무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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