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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총회를 마치고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구성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창립총회 창립총회를 마치고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구성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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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은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네트워크 조직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사)풀뿌리사람들의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했던 당사자 조직이며 자생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사회적 경제의 가치를 공동으로 추구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계속 있었고 2년 이상의 고민 끝에 2016년 말,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가, 스스로를 돌보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기간이 1년인데, 이 중 일부 사회적기업으로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후속 돌봄 시스템이 없는 상황이어서 스스로 돌보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정부의 지원도 물론 필요하지만, 자생적 경쟁력을 갖춰 보자는 게 목적이었죠."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의 정완숙 이사장은, 참여 민주주의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퍼실리테이션 소셜 벤처인 (사)디모스의 대표이기도 하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1기로 참여했고 이후 디모스를 운영하며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과 같은 네트워크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도 절실히 느꼈다.

먼저,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했던 이들이 중심이 되어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후 공감 워크숍을 통해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이며 사회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 논의했다.

그리고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란 뜻을 지닌 '세상만사'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누군가는 '세상만사'라는 이름을 '세상을 만나는 사람들'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 이름처럼,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은 많은 사람과 만나 세상을 만들어 간다. 일차적으로는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한 이들이 주 구성원이지만,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는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

"세상만사의 소셜 미션이 우리 스스로를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 영역으로 진입하는 후배들을 돌보고 지원하는 것이에요.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한 달에 한 번씩 교류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은 사회적 경제 영역 내의 네트워크 활성화 사업과 함께 교육 사업을 진행한다. 새로 사회적 경제 영역에 진입한 이들이 앞으로 멘토 역할을 해 나가고 퍼실리테이터로 활동할 수 있도록 8주에 걸친 자체 학습회를 실시했다. 또한 (사)풀뿌리사람들에서 진행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등에 멘토나 기획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하나의 파트너로서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프로그램의 기획과 운영에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조사 연구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 영역에 진입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조사하며 관계의 복원 가능성, 교류와 협력의 가능성을 엿보는 연구 등을 계획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사회적 경제 생태계에 대한 조사·연구도 할 예정이다.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의 정완숙 이사장, 인터뷰 중 환하게 웃는 사진을 찍었다.
▲ 정완숙 이사장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의 정완숙 이사장, 인터뷰 중 환하게 웃는 사진을 찍었다.
ⓒ 성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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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위하여

"저는 처음부터 사회적 경제 영역을 생각했던 건 아니에요. 디모스를 만들어 일하면서 사회적 경제를 인식하고 발견하게 됐지요. 처음 몇 년간은 내 앞길만 보느라 주변을 돌볼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먼저 주변을 고민하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고 함께 고민해 나가면서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어요."

정완숙 이사장은 자신이 직접 사회적 경제 영역에 들어와 삶의 변화를 체감했기 때문에 이 영역의 소중함을 절감한다.

"많은 구성원이 사회적 공공성과 경제에 대한 통합적인 사고를 하면서 자기 성장을 도모하고 있어요. 여기서 학습하지 않았다면, 그냥 일반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살았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분도 많아요. 사회적 공공성과 경제에 대한 통합적인 사고를 하면서 자기 성장을 도모하는 것 자체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거죠."

함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며 삶을 고민해 나가기에 조합 내 구성원들 간 관계의 밀도도 높은 편이다. 그렇기에 사무국이 없는 상태에서도 조직을 꾸릴 수 있었으며 현재는 상근자 한 명이 사무 업무를 볼 정도로 구성원들끼리 일을 분담해 왔다. 정완숙 이사장은 "전문성과 헌신성이 결합되지 않았다면 못했을 일"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앞으로 사무역량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어려움도 있었다. 구성원 각자가 사회적 경제 영역에 속해 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지니고 다른 기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협력이 더딜 때도 있었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이 점을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이 지닌 장점으로 여기며 서로의 성장을 지원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싶지만, 그것에만 기댈 수는 없죠.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해요. 서로 교류하면서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사회적 경제 영역에 진입하는 후배들이 편안하고 쉽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은 앞으로 구성원들 간의 충분한 교류와 공감 속에서 한 발, 한 발 천천히 발걸음을 떼려고 한다. 속도가 더딜 수는 있지만, 이러한 시간을 통해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의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깊은 시선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내적 성장이 충분히 이루어지면 나중에 어떠한 요청이 와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생적으로 서로 성장을 돕고 지원하는 협동조합 모델은 전국에서도 흔치 않아요. 그런 것에 대해 자부심도 느끼고 과제에 대한 무게도 가지고 있어요. 먼저 가는 사람이 잘해야 하니까요."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구성원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창립총회에서 구성원들이 단체 기념 사진을 찍었다.
ⓒ 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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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월간토마토 1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그:#세상만사 사회적 협동조합, #풀뿌리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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