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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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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여보! 눈이 내려? 첫눈 내린다고!"
"뭔 소리야. 아까 강아지 밥 줄때까지만 해도 잠잠했는데..."
"내참, 창밖을 보라구요!"

소나기눈인가? 갑자기 한꺼번에 많은 눈이 쏟아집니다. 솜털 같은 하얀 눈이 펑펑 대지를 덮습니다. 내리는 눈이 굵고 탐스럽습니다. 함박눈이 맞습니다. 그런데, 소나기처럼 잠깐 내렸다가 그쳐버립니다. 장마철 소나기처럼... 그래도 눈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눈발은 첫눈의 기쁨을 주고, 하늘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어느새 밝은 햇살이 빛납니다.

첫눈이 오면 사람들은 왜 그리 좋아할까요? 정호승의 <첫눈 오는 날>을 읽으면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 정호승 <첫눈 오는 날>의 일부

나는 핸드폰을 들고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눈 오는 그림 같은 풍경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갑자기 펼쳐지는 하얀 세상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산에도 들판에도 나무에도 지붕 위에도 하얀 옷을 입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순식간에 눈꽃을 피웁니다. 우리 집 강아지도 뭐가 그리 좋은지 껑쩡대며 부산 나게 움직입니다. 녀석도 눈이 오니까 새 세상을 만난 듯 좋아합니다.

아내가 눈 발자국을 내며 출근을 합니다.

"오늘이 수능일이에요!"
"23일인가? 맞네!"
"올핸 수능 한파가 아니라 수능 서설이네."

수능일에 함박눈이 내립니다. 올 수능은 지진 때문에 일주일 연기한 것이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수능일에 첫눈이 내리다니! 올 첫눈은 서설이 분명합니다.



태그:#모이,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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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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