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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지낸 김대중이 아니라 <조선일보> 고문 김대중의 노욕과 노추를 비판하려는 것이다. 그는 1939년 생이니 곧 팔순이 되는 노회한 언론인이다. 수십 년 동안 보수를 대표하는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사회를 쥐락펴락 했던 인물이다. 1965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50년이 넘는 동안 요직을 경험하면서 왜곡된 필봉을 휘둘러 왔던 인물이다. 물론 왜곡이라는 표현은 사람들에 따라서 확연히 갈라지리라 생각한다. 필자가 그를 관찰하면서 반박하는 글을 쓰려다가 멈추길 몇 번이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이 드러나 탄핵재판을 전후해서는 촛불세력과 진보집단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보수의 결집을 원하는 칼럼을 여러차례 남겼던 그다.

김대중은 2017년 11월 21일자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쿠데타라도 났나'라는 글에서 '안보와 정보의 수장을 잇달아 구속한 것이 대외 정보 신뢰도를 추락하고 안보 상황에 악영향을 끼친다면서 뒤를 캐고 과거를 들쑤시는 문화혁명 같은 숙청을 멈추고 앞을 보며 미래를 준비하라'고 외쳐댄다. 국방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실장을 거친 김관진, 국정원장을 지낸 남재준과 이병기의 구속이 매우 불편했던 모양이다. 나라꼴이 말이 아니고 쿠데타가 일어난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는 주장이다.

나라꼴이 말이 아닌 것은 맞다. 국방과 안보를 책임졌던 수장들이 국민들의 세금을 대통령에게 갖다주면서 개념 없이 사용하고,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서 댓글부대를 운영하였으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파견검사를 동원하였으니 말이다. 이러고도 나라라고 말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대한민국의 민주질서와 헌정질서를 최고위 공무원이 짓밟는 만행은 당연히 쿠데타라 칭할 수 있으며, 그러한 만행을 그저 묵묵히 바라보는 언론이 있었다니 나라꼴이 말이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결국 그의 외침은 박근혜 정권과 국방, 안보 수장들을 향해야 하는 외침이다. 여기서 한 가지 묻고 싶다. 전두환 정권의 쿠데타에 대하여 그가 어떤 모습으로 일갈을 가했는지 말이다.

국정원장과 장관은 명령에 따랐을 뿐이니 면죄부 달라?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칼럼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 칼럼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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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은 꾸짖는다. 대통령은 책임을 져야 하지만 국방부 장관이나 국정원장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잘못밖에 없으므로 그들을 구속하는 것은 정치보복이고 힘자랑이어서 치졸하다고. 근데 생각해 보라. 모든 공직자는 위법하고 부당한 명령에는 결코 복종해서는 안된다는 점이 수없이 강조된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위법한 명력에 복종해서 처벌했던 경험이 있다. 수많은 판결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더욱이 장관급 고위 공무원이라면 상당한 범위의 권한이 인정된다. 대통령의 잘못된 명령을 바꾸도록 해야 하는 것도 그들의 임무다. 그런데도 명령에 따랐을 뿐이니 면죄부를 달라니, 법치국가를 표방하는 우리 법체계에서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그의 표현대로 정말 치졸한 공격에 불과하다.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특수활동비를 건네줬고, 군의 사이버 기능을 정치댓글에 이용했을 뿐 개인적으로 돈을 먹었거나 남의 것을 빼앗지 않았다고 변호한다. 우선 자신의 개인 돈이 아니라 모두 국민의 혈세다. 분명 남의 돈이다. 그래서 법은 사용 목적을 분명하게 정하고 있고, 법에 따라서 정확하게 분배한다. 주머닛돈을 쌈짓돈 쓰듯 하지 말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예산이 부족하면 다른 방법으로 마련해야지 국정원의 돈을 마음대로 갖다 써서는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도 드러나지 않을 특수활동비를 이용했던 것 아닌가? 언론인으로서 균형감이 전혀 없는 발언이고 위험한 사고다. 어떻게 이런 사람에게 주요 언론사에서 고정 칼럼을 맡기고 있는지 의아스럽다. 김대중의 표현대로라면 우리나리에서 법을 위반하고도 제대로 처벌받을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된다. 모든 국민은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나 고위직 공무원을 지냈다고 해서 예외를 둘 수는 없다.

그는 외국에서 '대한민국이 저렇게 엉망이고 개판이었던 나라였나'라는 멸시와 조롱을 불러올 수 있다고 걱정한다. 그러나 더 큰 걱정은 국방과 안보수장이 저런 나쁜 짓을 저지르고 있는데도 아무런 통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 언론이 제대로 감시를 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생각하면 소름이 돋으면서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는 지경이다. 잘못이 있으면 어떤 경우라도 바로잡고 가는 모습이 중요하다. 대외적인 시선을 의식하면서 숨기려 하면 궁극에는 더 큰 잘못이 벌어지게 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과감하게 고쳐나가는 것이 대외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건전한 상식의 세계에서는 치부를 숨기려는 것보다 드러내놓고 도려내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것이다. 그런대도 김대중 고문은 어떻게 상식에 동떨어지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적폐 청산을 문화대혁명에 비유? 다시 우를 범해선 안돼

 16일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검찰이 발부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는 남재준,이병호 (왼쪽부터), 이병기 전 국정원장 (지난 11월13일 검찰 출석 당시 사진)
 남재준, 이병호 (왼쪽부터), 이병기 전 국정원장 (지난 11월13일 검찰 출석 당시 사진)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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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한 안보상황을 걱정하면서 '일의 선후를 따지고 경중을 가려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상황을 중국의 문화혁명식 숙청을 연상시킨다고 일갈한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최후 보루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다.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민주질서가 붕괴되면 대한민국은 없다. 국방과 안보 수장이 저지른 범죄는 우리의 근본질서를 붕괴시키는 것이다.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죄악이다.

이러한 죄악을 방치하거나 가볍게 처벌하는 것은 대한민국 호를 포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홍위병이 무엇인가?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1976)의 일환으로 준군사적인 조직을 이루어 투쟁한 대학생 및 고교생 집단으로 오로지 모택동을 옹호하기 위한 운동 아니었던가?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대한민국을 대한민국답게 만드는 첫걸음일 뿐이다. 결코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고, 특정인을 처벌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몇 천 명의 검사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척결해야 할 적폐 청산의 일환이다. 일제 강점기의 부역자들을 처벌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신음하고 있는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된다.

MB에 대한 수사 확대를 걱정하는 오지랖이 넓은 발언을 하면서 표적 수사를 걱정한다. 아마도 보수세력이 그동안 표적수사를 자행해 왔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심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분명히 하자. 표적수사와 정치보복이 자행된다면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 후에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수사는 수사기관이 하고 재판은 사법부가 한다. 대한민국의 기본질서다. 아무리 노회한 논객이라 하더라도 지침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사대상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 불구속 수사를 할 것인지,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의 문제는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믿으면서 지켜보면 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어느 누구라도 일반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수사를 받고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국방과 안보의 수장을 지냈다고 해서 예외를 둬서는 안된다. 김대중 고문의 칼럼을 바라보는 국민들이 걱정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정범씨는 법무법인 민우 변호사이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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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변호사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겸임교수(기업법, 세법 등)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범입니다. 공정한 사회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함께 더불어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배치되는 비민주적 태도, 패거리, 꼼수를 무척 싫어합니다. 나의 편이라도 잘못된 것은 과감히 비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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