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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11 미얀마 난민 카렌족의 어학당 개소식 및 연극 공연
 171111 미얀마 난민 카렌족의 어학당 개소식 및 연극 공연
ⓒ 송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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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11 미얀마 난민 앞에서 축사를 하는 마웅 미얀마 대사. 그는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171111 미얀마 난민 앞에서 축사를 하는 마웅 미얀마 대사. 그는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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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와 태국 국경에 위치한 메솟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온 미얀마 난민 카렌족의 카렌어학당 개소식 및 연극 공연이 11일 오후 인천 부평문화사랑방에서 열렸다.

이 행사를 지원한 여러 단체와 기관장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으나 그 중 '뚜라 땃 우 마웅' 미얀마 대사가 눈길을 끌었다.

2015년부터 3회에 걸쳐 한국에 입국한 카렌 난민들은 로힝야 난민과 마찬가지로 미얀마 정부의 지속적인 탄압을 받고 난민 생활을 이어온 터라 미얀마 대사의 방문이 반가울 리 없다.

이날 행사는 미얀마 카렌 민족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카렌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통문화교육을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행사를 주관한 어울림이끌림사회적협동조합(대표 이병철)을 비롯해 김상길 부평구 부구청장, 채보근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이민통합지원센터장 등 내외빈과 카렌족, 자원봉사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병철 대표는 "카렌 난민들이 한국에서 잘 정착하려면 한국인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특히 이들의 문화와 언어를 지켜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번 카렌어학당 개소가 사회통합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마웅 대사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지 않았다.

마웅 대사는 "대사가 이런 자리에 오면 안 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우리는 같은 형제이기 때문에 왔다"며 "오늘 행사에 참석하느라 두 가지 일정을 취소했지만 미얀마와 헤어지는 카렌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카렌 여러분과 우리는 이제 같이 살지 않지만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기를 바란다"며 "카렌 여러분이 한국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문화와 언어를 유지하고 또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이든 미얀마 대사관에 요청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171111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는 미얀마 난민
 171111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는 미얀마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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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카렌인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갈렸다.

난민 캠프에서 태어나고 자라 미얀마의 탄압을 직접 목격하지 않은 20대 난민 여성은 "처음 한국에 와서 회사에 갔는데 미얀마 국기가 걸려 있었다"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누구도 떼라고 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한국에서 살 것이고 한국에 미얀마인들이 있다면 그들과도 함께 잘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미얀마의 탄압을 직접 목격한 40대 남성은 "미얀마인들을 카렌족을 좋아하지 않고 우리도 미얀마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미얀마인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가지 않는다"고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 미얀마 대사가 참석해 적극적으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동안의 소수민족 탄압에 대한 인정과 사과가 없었던 점은 아쉽다.

행사 시작 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마웅 대사는 민간인 피해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카렌 난민들이 미얀마 정부의 민간인 공격과 고문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미얀마를 떠나 난민이 된 분들이 미얀마를 좋게 말할 리 없다. 그것을 이해한다"며 "과거 국경에 거주하는 카렌인들 중 미얀마 정부에 적대적인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일부 민간인에게 피해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얀마는 자유민주 국가이고 그래서 오늘 행사에 직접 참석했다"며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에 카렌인들과 미얀마인들이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71111 미얀마 난민 카렌족 어린이들의 햇님달님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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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11 미얀마 난민 카렌족의 어학당 개소식 및 연극 공연에 참석한 내외빈과 카렌족 대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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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카렌어학당 개소식 후에는 카렌 어린이들이 준비한 햇님달님 연극이 진행됐다.

카렌 어린이들은 '호랑이를 피해 도망을 다니다 동아줄을 타고 하늘 나라로 올라가 햇님과 달님이 되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한국 전래동화를 연기했다.

그동안 호랑이(미얀마의 박해)를 피해 힘겹게 살아온 카렌인들의 고단한 삶이 한국에서 평화와 안정을 바라고 있다.

"엄마, 그동안 어디 계셨어요? 우리 남매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세요? 이제 하늘나라에서 함께 행복하게 살아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태그:#미얀마, #난민, #카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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