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 수상자인 KIA 양현종(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을 비롯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 수상자인 KIA 양현종(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을 비롯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7년 KBO리그를 각종 기록으로 꽃피운 선수들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11월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렸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상식에서는 KBO리그와 KBO 퓨처스리그에서 각 부문별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들에 대한 시상과 KBO리그 신인상 그리고 MVP 수상자가 발표되어 각각 시상했다.

이에 따라 투수 부문에서는 다승, 평균 자책점, 홀드, 세이브, 탈삼진 등에 대한 주요 부문 시상이 있었으며, 타자 부문에서는 안타, 타점, 득점, 타격(타율), 출루율, 도루 등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남부리그와 북부리그로 나뉘어 각 부문 타이틀 시상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평균 자책점(ERA) 타이틀은 라이언 피어밴드(kt 위즈, ERA 3.04)가 수상했으며, 다승왕은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이상 KIA 타이거즈, 20승)가 공동 수상했다. 홀드왕은 왼손 구원투수 진해수(LG 트윈스, 24홀드)에게, 세이브왕은 손승락(롯데 자이언츠, 37세이브 ERA 2.18)에게 돌아갔다. 탈삼진왕 타이틀은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SK 와이번스, 189탈삼진)가 영광을 가져갔다.

타자 부문에서는 KIA 타이거즈 선수들의 수상이 다소 많았다. 최고 타율을 기록한 타격왕은 김선빈(0.370)이, 득점왕은 로저 버나디나(118득점), 출루율왕은 최형우(0.450) 등이 각각 수상하며 올 시즌 가장 강력한 타선을 지닌 팀이었음을 인증했다. 안타왕은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193안타), 홈런왕은 최정(SK 와이번스, 46홈런), 도루왕은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40도루) 등이 수상하게 됐다.

퓨처스 북부 ERA 1위 이대은, 내년 드래프트 1순위 유력 후보

퓨처스리그에서는 남북 리그별로 투수 부문에서 평균 자책점과 다승, 타자 부문에서는 홈런, 타점, 타율에 관련한 시상식이 진행됐다. 퓨처스리그 부문에서는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인 선수들과 올 가을에 퓨처스리그 시즌을 마치고 전역한 선수들이 각종 타이틀을 휩쓸었다.

북부리그 평균 자책점은 이대은(경찰청, ERA 2.93), 다승왕은 김동준(경찰청 전역, 현 넥센 히어로즈, 10승)이 각각 차지했다. 남부리그에서는 임지섭(상무 피닉스 전역, 현 LG 트윈스, 11승 2.68)이 두 부문 타이틀을 모두 석권했다.

타자 부문에서도 남부리그 타율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을 군 복무 선수들이 타이틀을 휩쓸었다. 북부리그에서는 윤대영(경찰청 전역, 현 LG 트윈스, 24홈런 98타점)이 홈런왕과 타점왕을, 홍창기(경찰청, 0.401)가 타격왕을 차지했다. 남부리그에서는 문상철(상무 피닉스, 36홈런 101타점)이 홈런왕과 타격왕을, 유민상(kt 위즈, 0.367)이 차지했다.

퓨처스리그 부문에서 군 복무 선수들이 타이틀 상위권에 위치한 상황은 1군에서 주축으로 활동하던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병역 혜택이 주어지거나 경찰청, 상무 2팀 중 1팀에서 의무경찰이나 체육 특기병으로 군 복무를 수행한 배경에서 나왔다. 다른 퓨처스리그 팀들은 주로 신인급 선수들이나 육성선수 그리고 재활선수 등이 주요 전력이지만, 경찰청과 상무는 다른 팀에서 1군 주전에 들 수 있는 선수들이 주축인 점이 차이가 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퓨처스리그 북부 투수부문 평균자책점상 수상자인 경찰야구단 이대은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퓨처스리그 북부 투수부문 평균자책점상 수상자인 경찰야구단 이대은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선발투수 이대은이다. 다른 선수들은 이미 KBO리그의 다른 팀에 입단했다가 군 복무를 위해 경찰청이나 상무에서 2년 활약한 선수들이지만, 이대은은 고등학교 졸업 후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다가 일본 1군을 거쳐 국내로 돌아온 선수였다.

KBO리그의 드래프트 지명을 받아 입단하지 않았던 선수가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다가 한국에 올 경우 2년 동안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에서 뛸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꿈을 위해 도전하다가 소문 없이 사라지는 선수들도 더러 있었다. 이 때문에 정영일(SK 와이번스)도 2년 유예를 거친 뒤 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뒤 군대에 갔으며,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군 면제를 받은 이학주는 2016년 여름 계약을 해지한 이후 내년 드래프트만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대은이 프리미어 12에서 대표팀의 우승에 기여하면서 해외파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KBO리그 복귀를 위한 물꼬가 트였다. 국가대표로 기여한 바가 있는 선수들에 한해서는 2년 동안 퓨처스리그 출전 제한을 예외로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퓨처스리그만 제한이 풀린 이유는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에 차출되어 군 복무 문제를 해결하는 선수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대은은 이에 대한 첫 번째 수혜자로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귀에 있던 문신 때문에 선발이 힘들 것으로 보였으나, 문신을 지우고 전형에 다시 도전한 끝에 입대가 성사됐다. 2018년 9월까지 의무경찰 신분인 이대은은 전역 후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 나올 수 있으며, 강력한 1순위 지명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예상했던 신인상 이정후, 아쉽게 만장일치는 '실패'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KIA 양현종(오른쪽)과 신인상 수상자 넥센 이정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KIA 양현종(오른쪽)과 신인상 수상자 넥센 이정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연합뉴스


KBO리그 신인상은 대부분이 예상했던대로 '바람의 손자' 외야수 이정후(넥센 히어로즈)의 차지였다. 이정후는 기자단 투표로 이뤄졌던 신인상 투표에서 535점 만점 중 503점을 얻었다. 기자단 107명 중 무려 98명에게 1위 표를 받았던 덕분에 압도적인 점수 차로 신인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이정후에게 1위 표를 주지 않은 기자 9명은 각각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141점)에게 4장, 정현(kt 위즈 113점)과 최원준(KIA 타이거즈)에게 각각 2장 그리고 김성훈(삼성 라이온즈)에게 1장 씩을 투표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기자들에게 만장일치를 받기 힘들며, 이 정도의 압도적인 득표도 대단한 것이었다.

이정후는 이종범(현 국가대표 외야주루코치)의 아들로 학생 시절부터 큰 주목을 받으며 성장했다.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넥센의 지명을 받았고, 고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 남겨 둔 상황에서 프로 입단을 확정한 뒤 착실하게 데뷔를 준비했다.

처음에는 다른 선배 외야수들과 경쟁하면서 빈 자리를 메우는 '4번째 외야수'로 시즌을 시작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스프링 캠프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시범경기에서 타율 0.455의 맹타를 휘두르며 당당하게 주전 외야수 한 자리를 차지했다.

결국 이정후는 개막전부터 정규 시즌 마지막 날까지 144경기를 모두 출전하는 기염을 토했다. 모든 경기가 선발 출전은 아니었지만 고졸 신인 선수가 입단 첫 해부터 시즌 100% 출장한 선수는 이정후가 최초였다. 뿐만 아니라 179안타 111득점으로 역대 신인 최다 안타 및 득점 기록까지 그의 이름이 들어갔다.

이정후의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179안타 111득점 12도루였다. 아버지에 비해 도루 횟수가 적지만 데뷔 첫 해인 점을 감안하여 부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도루를 자제했고, 중견수 수비와 주루에서는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연속 무안타 경기가 길어야 4경기였고, 가장 부진했던 시기도 6월 타율 0.298일 정도였다.

이리하여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이 이루지 못했던 한을 풀었다. 광주제일고등학교와 단국대를 거친 이종범은 1993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하여 타율 0.280에 73도루 85득점으로 활약했고, 여전히 신인 최다 도루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같은 해에 데뷔한 양준혁에게 밀리면서 안타깝게 신인상 수상에 실패한 이력이 있었다.

아버지와 달리 이정후는 신인상 경쟁에 있어서 그를 견제할 압도적인 경쟁자가 없었다. 투표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한 김원중과 정현이 각 팀에서 좋은 선수 자원으로 발굴되긴 했지만, 이정후를 견제할 수 있는 경쟁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제 이정후에게 남은 과제는 앞으로 이러한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거나 더 발전하는 것이다. 데뷔 시즌이 역대급 신인 성적으로 남았기 때문에 이러한 기록들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인데, 이정후가 소포모어 징크스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팀 우승에 개인 MVP까지, 최고의 한 해 보낸 양현종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KIA 양현종(왼쪽)과 홈런상 수상자 SK 최정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현종은 MVP와 승리상, 최정은 홈런상과 장타율상 각각 두개씩 수상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된 KIA 양현종(왼쪽)과 홈런상 수상자 SK 최정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현종은 MVP와 승리상, 최정은 홈런상과 장타율상 각각 두개씩 수상했다. ⓒ 연합뉴스


신인상에서 역대급 기록을 남긴 선수가 나왔듯이, MVP에서도 역대급 기록이 나왔다.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정규 시즌 MVP와 한국 시리즈 MVP를 동시에 수상한 선수가 나온 것이다. 바로 왼손 선발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었다.

MVP 투표에서는 양현종이 투표 점수 총 65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최정(SK 와이번스 내야수 294점)과 무려 362점 차이로 2배 이상이었다. 3위는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던 팀 동료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208점)였으며, 4위 역시 팀 동료 최형우(KIA 타이거즈 외야수 166점), 5위도 팀 동료 김선빈(KIA 타이거즈 내야수 141점)이었다.

5위 안에 KIA 선수만 4명이 들어간 것이다. 심지어 부상도 타이거즈의 모기업 현대기아자동차의 제품이다. 양현종은 MVP 부상으로 3910만 원 상당의 자동차 스팅어 2.0 터보드림에디션을 받게 됐다.

양현종은 그야말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팀 동료 헥터와 함께 공동 20승을 달성하며 타이거즈의 선발 마운드를 이끌었다. 한국 시리즈에서도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하여 11탈삼진 1-0 완봉승을 거두며 1패로 위기에 몰렸던 시리즈 분위기를 완벽하게 뒤집었던 인물이 양현종이었다.

그리고 양현종은 3일 휴식 후 5차전 9회말 시리즈 전체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1점 차 살얼음 리드 속에 만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세이브까지 올린 양현종은 큰 이견 없이 한국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양현종은 2014년에 제 1회 최동원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 시즌 성적을 감안하면 양현종은 최초로 최동원 상 2회 수상의 영예를 안을 것이 유력하며, 12월에 열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투수 부문 수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두 가지의 상까지 모두 수상한다면, 양현종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가진 최고의 시즌을 만들게 된다.

선수는 한 시즌 동안 개인과 팀을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 물론 야구는 구기 종목의 특성상 서로의 경쟁이 불가피하여 누군가는 뛰어난 성적을, 누군가는 저조한 성적을 받게 된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군계일학인 선수들이 겨울에 뜨거운 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된다.

큰 상을 받았던 선수들이 꾸준히 활약하여 대스타로 이름을 남기는가 하면, 어떤 선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나 불의의 부상으로 인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이 점은 향후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달린다.

특히 이번에 주요 부문 상을 수상했던 이대은, 이정후, 양현종은 모두 앞으로 KBO리그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 어떤 경기력을 통해 리그 발전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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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리그시상식 양현종MVP 이정후신인상 이대은퓨처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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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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