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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로터리에서 홍준표 후보(동대문을)의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 4월 6일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이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로터리에서 홍준표 후보(동대문을)의 지원유세를 펼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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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님의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기자회견을 들으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의 깊이'와 '냉혹함'입니다. 출당을 해야 할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탄핵이 부당하다고 하고 국정농단 사건을 정치 재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 무책임으로 보수우파가 허물어졌다고 진단합니다. 출당은 시키지만 부당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도 이어갑니다.

오락가락하는 이야기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를 달래고 당내 후폭풍을 차단하면서도, 적폐 세력과 단절한 신보수의 탄생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고민의 흔적이 읽힙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박 전 대통령을 정치 재판의 희생양이라고 변호하면서도 '박근혜당'이라는 멍에를 지고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주장에는 용도 폐기된 운명을 가차 없이 내치는 정치의 냉혹함도 보입니다. 정치가 다 그렇지 않다면 정치인 홍준표의 비정함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본질보다 명분에 집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 결단을 내릴 때 주저하게 되면 반드시 혼란을 초래한다는 고사성입니다. 2011년 옛 한나라당 대표 시절, 당내에서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 주문하면서도 이 고사를 인용했지요. 때에 맞는 결단,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결단의 이유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한미FTA 비준의 결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결단. 모두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인지 의문입니다.

박근혜 정권과 적폐세력의 국정농단을 두둔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들의 행위를 생각하면 법의 단죄가 느리고 허술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공당인 자유한국당에서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꼬리 자르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개고기를 팔면서 양머리를 걸어놓은 얄팍함도 보입니다.

'백마비마(白馬非馬)'라는 고사도 있습니다. '흰말은 말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명가 사상가인 공손룡이 쓴 말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말장난 같은 궤변입니다. 그러나 이 사상가가 주장한 요지는 명분과 본질의 혼동을 경계하라는 뜻입니다. 적폐의 우두머리로 지목된 박 전 대통령. 그가 1호 당원으로 있었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없는 새누리당. 다른 것은 무엇입니까. '적폐 박근혜'라는 명분을 제거했다고 자유한국당의 본질이 저절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명분보다 본질이 중요합니다. 국정농단 사건을 정치 재판이라고 주장하면서, 신보수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의 한축이었습니다. 그를 옹호하는 인물들도 일말의 반성이나 책임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온 나라가 들끓어도 당내에서 적폐청산을 하자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민정당은 유신 정권의 종말로 권력을 잡은 학살자들이 만든 정당이었습니다. 민자당은 '여소야대'를 뒤집기 위해 3당 야합으로 만들어진 정당입니다. 신한국당은 학살과 부정축재를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한 개명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은 IMF 외환위기 책임을 은폐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새누리당은 차떼기 등 부패 색채를 지워 선거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할 일입니다.

정당 이름을 바꿀 때마다 새로워지겠다고 했습니다. 참신한 인재를 영입했으니 이전 정당과는 다르다고도 강변했습니다. 그러나 민정당에서 새누리당으로 건너오는 30여 년 동안 본질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학살자에게 정당을 이어받은 정권의 무능으로 IMF 외환위기를 불러왔고, 차떼기 흔적이 다 지워지기도 전에 기업도 모자라 국정원까지 삥 뜯는 범죄정권이 만들어졌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정농단. 군부독재를 이어받는 3당 야합 정당이 없었다면, 차떼기 정당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면 이런 참혹한 국정농단은 없었을 것입니다.

국정농단의 조력 정당,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 할일 아닌가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공식 발표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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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바꾸지 않고 명분만 바꾸어 오랜 집권과 최장수 정당의 지위를 누려온 보수정당.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탈당을 강요하는 것. 이미지를 세탁하고 바른정당 의원 끌어들이기 위한 명분 쌓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대부분 국민들이 압니다. 내쫓으려는 자와 내쳐지는 자. 국정농단의 책임은 경중을 따질 수 없다는 것도 모든 국민들이 아는 사실입니다. 하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친박 핵심 두 의원을 쫓아낸다 한들, 그것은 보수정당 연장과 재집권을 위한 일환일 뿐이지 국민들이 바라는 변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대표님의 출당 기자회견이나 이후 행보에서도 자유한국당의 변화 지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몇 명을 출당시켜 국정농단 책임을 스스로 벗어 던지고, 바른정당 의원을 영입해 의원 수가 제일 많은 제1당이 된다 한들 기존의 보수정당과 무엇이 달라지는지 분명치 않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빼앗긴 정권을 되찾자고 다짐하는 자유한국당. 재집권에 성공한다면 어떤 정권을 룰모델로 삼을 건가요? 학살의 군부정권인가요. 아니면 IMF를 불러온 무능정권 그것도 아니면 국정을 농단한 이명박근혜 정권인가요.

국민들은 새로운 보수정당을 보고 싶어 합니다.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같은 보수정당의 재탄생을 바라지 않습니다. 정치에서 보수정당이 필요하지만 꼭 자유한국당이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운동화 신고 간판 떼서 천막 당사로 가는 퍼포먼스에 속을 국민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 이후 국민들에게 내보이고 싶은 보수정당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자유한국당. 새로운 신보수정당을 자임하려면 통렬한 반성과 적폐청산에 어떤 정당보다 앞선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추태 그만 부리고 구치소 앞에서 석고대죄 할 사람은 비단 '잔박' 몇몇 인사들만 아닙니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에게 묻습니다.

국정농단 조력 정당의 부끄러운 과거를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 할 생각은 없는지, 백척간두에 선 마음으로 당내 적폐청산에 나설 생각은 없는지, 정부와 사법부의 적폐청산에 딴지를 그만 걸고 협조할 생각은 없는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께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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