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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5일 회의를 열고 이광구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 (우리은행 제공)
 이광구 우리은행장.
ⓒ 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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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논란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정관계, 기업 주요 인사 자녀들의 이름과 일정한 금액이 표기된 우리은행 채용 관련 내부문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었다.

2일 이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2016년 신입행원 채용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경영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님들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 간담회에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며 "신속히 후임 은행장 선임절차를 진행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사퇴가 지난달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나온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은행 내부에서 입수한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현황 및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었다.

국정원 자녀 등 전원합격... "블라인드 방식" 해명에도 논란 확대

이 문건에는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임직원 자녀와 대학 부총장 자녀 등의 이름이 적혀있었다는 것이 심 의원의 설명이다. 또 '여신 740억, 신규여신 500억 추진'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심 의원은 이에 대해 "명백한 대가성 채용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강하게 질타했었다. 우리은행이 대출을 약속받고 주요 인사들의 자녀들을 채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문건에 추천된 지원자 모두는 최종 합격했다. 작년 하반기 우리은행 공채에는 1만7000명이 지원해 200명이 최종 합격했는데, 해당 지원자 16명이 모두 합격한 것. 이런 의혹에 대해 당시 우리은행은 '100%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추천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고 심 의원 쪽에 해명했다. 하지만 심 의원은 은행이 채용 때 면접관들에게 연필을 사용하게 하는데, 지원자의 학력 등을 가리고 채점하더라도 나중에 이를 고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었다.

이어 지난달 30일 금감원 종합감사에서, 심 의원은 채용비리와 관련한 우리은행의 자체감사 결과를 보고 받았지만 은행 쪽이 채용비리를 전면 부인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은행이 "구체적 합격지시, 최종합격자의 부당한 변경 등 형사상 업무방해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낸 데에 대해 심 의원은 "이미 자정능력을 잃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꼬리 자르기' 비판 거세지자 은행장 물러나기로 결심한 듯

또 우리은행이 자체 특별검사팀을 꾸려 채용절차 임직원들을 인터뷰하면서 전 은행장은 제외했고, 지난해 이전에 벌어진 채용에 대해서는 조사를 하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 우리은행이 이와 관련해 그룹장 등 3인의 직위를 해제하는 것으로 '꼬리 자르기' 하려 했으며, 핵심 내용이 빠진 개선안을 내놓는 등 개혁의지가 부족했다고 심 의원은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정치권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지면서 시민사회단체들도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지난달 18일 금융정의연대는 우리은행 문건을 두고 "우리은행에 최소 억대의 수익을 안겨줬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대가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평했다. 이어 "100% 성공률의 취업청탁이 선의에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생각할 국민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금융정의연대는 "검찰의 신속하고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소비자원은 지난달 24일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회사 특혜채용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와 처벌 및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책임을 엄격히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치권과 시민사회로부터 채용비리 관련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이 행장이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19년 3월까지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이 최근 상황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면서 우리은행 경영의 빠른 정상화를 바라고, 검찰조사가 진행되면 성실히 임하겠다는 생각에 사임을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이사회와 행장추천위원회는 가까운 시일 내 후임 은행장 선임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시로 금융권 전반에 걸친 인적 청산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채용비리를 둘러싸고 금감원을 비롯해 일부 시중은행들에 대한 사정당국의 조사도 진행 중이다. 금융권의 인사 적폐청산 불똥이 어디로 어떻게 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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