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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는 짝 찾아 서울~부산의 7~8배 거리(약 3021km)를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 손바닥만한 작은 새가 번식을 위해 찾아나서는 거리는 생명을 잃을 만한 거리라고 한다. 이렇게 특이한 습성을 가진 아메리카메추라도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북미에서 주로 활동한다.

국내에는 극히 드물게 관찰되는 미조로 기록되어 있다. 미조는 길잃은 새로 본래의 이동노선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이동해온 새를 말한다. 가끔 길잃은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가 국내에서 관찰되는 것이다.

이렇게 관찰이 어려운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가 세종시 장남평야에 나타났다. 지난 10월 31일의 일이다. 장남평야에 나차난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는 세 마리였다. 장남평야에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가 확인된 것은 최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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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남평야에 찾아온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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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해안가의 농경지에서 주로 관찰되는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가 내륙지역인 장남평야에 확인된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장남평야는 세종시가 개발되면서 보전하기로 한 농경지가 약 30만㎡ 정도가 남아있다. 아직도 농사를 지으며 원형이 보전된 장남평야가 있었기 때문에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가 이동중 잠시 쉬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장남평야에는 이렇게 이동중에 관찰된 희귀도요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세종시를 개발하면서 이미 환경영향평가를 받았고 조류조사도 진행했지만 이런 종이 관찰되거나 보고된 적이 없다. 보통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계절당 1회 정도의 조사로 그치기 때문에 정밀한 조사가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관련 기사 : 희귀조류 서식 확인된 세종시 '장남 평야' 보호지역 지정해야!)

대전환경운동연합은 8월부터 현재까지 매월 4~5회 정도씩 장남평야를 찾아 모니터링하고 있다. 촘촘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조류들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조류와 희귀종이 서식하는 것이 알려졌다면 현재의 농경지의 보전가치는 더 높아졌을 게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0월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보호지역 지정을 요구했다.

위편의 호수공원과 파란색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개발되었다.
▲ 장남평야에 농경지 위치 위편의 호수공원과 파란색을 제외한 부분은 모두 개발되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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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평야는 현재 2/3는 택지와 공원으로 개발되어 공사가 완료되었거나 진행중이다. 이 중 1/3인 약 80만㎡를 환경영향평가에서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에 약 30만㎡를 농경지로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농경지가 아닌 지역은 일반 초지로 다양한 산새들의 이동과 먹이원이 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과정에서 보전이 필요한 지역으로 1/3은 보전하기로 결정했음에도, 행복도시건설청은 지역주민의 요구가 있다며 공원조성계획을 변경 중에 있다. 현재 유지하고 있는 농경지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고, 초지로 보전되고 있는 지역은 공원으로 개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에서 결론낸 사항을 바꿀 만한 명백한 근거가 필요하다. 그 요건이 시민들의 과도한 개발요구뿐이라면 지금 당장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세계제일의 친환경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세종시의 큰 걸림돌이 될 사업이기 때문이다. 또 세종시에 공원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주민의 공원개발요구는 과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듣이 장남평야의 2/3는 일부 택지가 있지만 공원으로 개발되어 있고, 국립수목원까지 들어와 있다. 아직 개발에 대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으나 사업이 추진된다면 희귀한 도요새와 법적보호종의 서식지가 대규모로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관련 기사 : '친환경 도시' 세종시? 장남평야의 중요성부터 깨닫길)

일부 남은 농경지를 이대로 유지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양한 친환경 농법을 도입하여 자연과 공행하는 도시농경지로 보전하는 것이 무리가 없다는 말이다. 이런 농경지가 철새들의 이동거점과 도래지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지역으로 지정한다면 명실상부한 세종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남겨진 장남평야를 그대로 두는 것이 도시에서 농경지를 만나고 새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새들과 자연이 없는 도시는 생명을 잃은 회색빛의 도시밖에 되지 못한다. 한번 개발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장남평야의 남겨진 농경지 개발은 그만큼 더 신중해야 한다.


태그:#장남평야, #공원개발, #대전환경운동연합,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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