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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 후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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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탔던 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1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관계자들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열었다. 지난 첫 공판 때처럼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통해 항소 이유를 설명하고 반론하는 방식이었다. 이날은 '승마 지원'에 대한 특검측과 이 부회장측의 프레젠테이션 대결이 펼쳐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첫 독대를 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협회를 삼성이 맡아달라. 올림픽에 대비해 승마선수들에게 좋은 말도 사주고 전지훈련도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좋은 말을 사주라."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변호인단은 이 말을 두고 '마필 소유권'에 대해 격돌했다.

앞서 1심은 삼성이 최씨와 정씨에 대한 승마훈련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해 약 64억 6295만 원을 지급한 부분에 대해선 뇌물로 인정했으나 2015년 8월 계약체결 당시 최씨에게 마필 소유권 등을 이전할 의사가 없었다며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을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또한, 213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약속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추정치에 불과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특검은 처음부터 최씨에게 마필소유권이 있었으며 213억 또한 뇌물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검은 "말을 사주라는 말은 정유라에게 말을 사달라는 지시였던 것"이라며 "말을 사주는 행위의 객체는 승마단 소속 선수가 아니라 외부인인 정유라다. 임대 형식이 아니라, 말을 사주라는 통상적인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첫 독대에서 뇌물수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2015년 8월 최소 213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최종합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유라 지원하려 죽은 사람까지 지원명단에 포함"

특검은 그 근거로 "삼성에서 6명의 승마선수를 후원하려고 했다는데 삼성전자가 대한승마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추천 선수 13명 중에는 작고한 분들까지 포함돼있었다"며 "정씨만을 지원하려고 허위 후원과 용역 계약을 체결하려 한 삼성전자의 요청에 (승마협회가) 따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론 정씨만을 지원하는 것이었으나 승마선수 지원이라는 형식을 갖추려다 보니 추천명단을 급조하면서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6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씨는 2차 구속영장 기각 후 첫 소환이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6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정씨는 2차 구속영장 기각 후 첫 소환이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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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15년 11월 최씨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냐"며 화를 낸 것과 정씨가 1심에서 "2016년 1월 어머니에게 '살시도'를 우리가 삼성에게서 사면 안 되냐고 묻자 "그럴 필요 없다,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들었다"는 증언 또한 언급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승마지원'은 뇌물이 아니며 마필 소유권도 삼성에 있다고 반박했다.

이경환 변호사는 "사주다라는 단어가 항상 '넘겨주다' 'give'의 의미만 갖는 건 아니다. 아기를 돌봐준다고 할 때 아기를 돌보고 누구한테 주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이 말을 사주라는 건 소유권을 넘기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승마계에선 승마지원을 위해 '말을 사준다'고 하면 말을 제공해서 훈련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일반적인 의미"라며 "이 부회장은 승마선수로 체육포상까지 받았다. 그런 이 부회장이 대통령이 좋은 말을 사주라고 했을 때 소유권을 넘겨줘야겠다고 보겠나"라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약속금액 213억에 대해서도 "계약서 첨부 문서에 예산 견적과 추후 삼성 승인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기재돼있다"며 "구속력이 없는 예산이라 총액이 중요하지 않았다"며 확실한 금액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태그:#최순실, #박근혜, #정유라, #승마,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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