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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서울 A고교의 담임교사는 '생활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자기 반 학생을 교실에서 때렸다. 체벌도구로 허벅지 등을 피멍이 들도록 수십 대 때린 뒤 반성문 4800자를 쓰도록 했다.

외국어고(외고)인 경기 김포지역 한 고교의 교사도 올해 3월 '기숙사 방을 이탈했다'는 이유로 학생 엉덩이를 대걸레가 부러질 정도로 때려 말썽이 됐다.

"생활태도가 왜 이래" 마구 때린 자사고와 외고 사건

서울시 고교 유형별 학생인권 침해 권리구제 신청, 처리 현황’
 서울시 고교 유형별 학생인권 침해 권리구제 신청, 처리 현황’
ⓒ 오영훈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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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학생선발권을 갖고 입시경쟁교육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자사고와 외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의 체벌사례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특혜학교의 학생인권침해 정도가 일반고에 견줘 심각한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서울시 고교 유형별 학생인권 침해 권리구제 신청, 처리 현황' 자료를 보면 자사고가 일반고에 견줘 학교당 비율이 2017년엔 5.9배, 2016년엔 2.7배 많았다. 특목고도 일반학교에 견줘 2016년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2017년엔 3.7배에 달했다.

인권침해 유형은 교원의 체벌, 언어폭력, 차별, 자치활동 침해, 잘못된 학생생활 규정 등이었다. 이 자료는 2017년의 경우 지난 10월 10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이 현황자료를 보면 서울지역 전체 320개 고교(2016년은 318개교)의 학생인권침해 권리구제 신고, 처리 사례는 2016년 141건, 2017년 112건이었다. 이 가운데 186개교인 일반고는 2016년 67건, 2017년 42건이었다. 23개교인 자사고는 2016년 22건, 2017년 30건이어서 총량으로만 보면 일반고보다 적었다.

하지만 일반고와 자사고 학교 수를 감안하여 학교당 접수건수를 계산해보면 일반고에서는 2016년 0.36회, 2017년 0.22회에 그친 반면, 자사고는 2016년 0.96회, 2017년 1.30회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 2016년에는 2.7배, 2017년에는 5.9배가량 학생인권침해로 인한 신청, 접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자사고, 특목고의 인권침해 심각 이유는 입시경쟁교육 때문"

이처럼 자사고와 특목고에서 학생인권침해 권리구제가 많은 이유에 대해 학생인권교육센터 관계자는 "자사고와 특목고는 입시경쟁교육에 따라 교사의 직무피로도가 높은데다 학생생활지도도 규제중심이라 학생인권침해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영훈 의원도 "자사고·특목고가 일반고보다 학생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은 입시위주의 학교운영 때문"이라면서 "이런 인권침해 현상은 다양하고 자율적인 교육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는 자사고·특목고의 설립 취지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와 올해 학생인권교육센터가 접수한 고교의 학생인권침해 권리구제 253건은 전자메일(우편) 104건, 국민신문고 94건, 인터넷 15건, 전화 12건 등의 경로로 신청됐다. 학생인권교육센터에 따르면 신청자의 대부분은 학생과 학부모였고, 이 가운데 학생의 직접 신청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태그:#자사고, #외고, #학생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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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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