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암 갤러거의 첫 솔로 앨범 <애즈 유 워(As You Were)>가 UK앨범차트 정상에 올랐다. 리암 갤러거는 앞서 오아시스(Oasis), 비디 아이(Beady Eye) 활동을 통해 총 9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바이닐(Vinyl)>로 첫 주 판매량이 지난 20년간 발표된 앨범 중 가장 높았다.

물론 영국에서만 뜨거운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리암 갤러거는 여전히 슈퍼스타다. 지난 8월 '리브 포에버 롱(Live Forever Long)'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인천공항은 그를 보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여러 공연과 음원으로 먼저 공개된 신곡들, 덤으로 리암의 왕성한 트위터 활동까지 접한 팬들의 기대치는 나날이 상승했다.

다양한 뮤지션과 프로듀서가 참여한 로큰롤 앨범

 리암 갤러거의 첫 솔로 앨범 <As You Were>

ⓒ 워너뮤직코리아


앨범은 다양한 뮤지션과 프로듀서의 참여가 눈에 띈다. 아델(Adele), 벡(Beck)과 작업한 그렉 커스틴(Greg Kurstin), 라디오헤드(Radiohead), 킨(Keane)과 작업한 댄 그레치 마르그라(Dan Grech-Marguerat), 뮤지션으로도 활동 중인 앤드류 와이어스(Andrew Wyatt)이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혁신은 없다. 기교 또한 없다. 첫 싱글이며 톱 트랙인 <월 오브 글래스(Wall Of Glass)>부터 리암은 기세등등한 로큰롤을 선사할 뿐이다. 그것은 매우 전형적인 리암의 방식인데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여러 곳에서 공들인 흔적도 보인다. 특유의 역동적인 멜로디와 매력적인 보컬은 오아시스 시절의 영광 또는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와의 차이점 등을 굳이 분석할 필요가 없게 할 만큼 독보적이다.

정제된 사운드와 견고한 구성으로 음악적 진일보를 설명하는 <볼드(Bold)>, 심플한 전개가 돋보이는 <그리디 소울(Greedy Soul)>의 성과도 눈부시다. 첫 싱글과는 조금 상반된 분위기의 <차이나타운(Chinatown)>은 빼어난 멜로디가 돋보인다. 맨체스터 테러에 대한 추모 의미를 담은 뮤직비디오도 화제를 모았다. 리암다운 솔직한 매력을 과시하는 아름다운 발라드 <포 왓 잇츠 워스(For What It's Worth)>는 오아시스 시절과 현재의 리암이 중첩된다.

곡마다 느껴지는 리암 갤러거의 음악적 성장

 리암 갤러거

<월 오브 글래스> 뮤직비디오 한 장면 ⓒ 워너뮤직코리아


비틀스(The Beatles)와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의 영향력이 감지되는 발라드 <페이퍼 크라운(Paper Crown)>, 조금 심오하게 들리기도 하는 <웬 아임 인 니드(When I'm In Need)>의 멜로디도 아름답다. 리암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실험적'이란 표현을 써도 무방할 <컴백 투 미(Come Back To Me)>는 최고의 곡 중 하나로 손꼽을 만하다. 비틀스의 <아이 엠 더 월러스(I Am The Walrus)>를 참고한 듯한 보컬,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버전의 <올 얼롱 더 왓치타워(All Along The Watchtower)>가 떠오르는 일렉트릭 기타, 피아노, 멜로트론 등이 뒤섞인 이 곡은 예상과 달리 술술 넘어가는 매력이 있다.

<유니버설 글림(Universal Gleam)>은 리암이 비디 아이의 두 번째 앨범 타이틀로 원했으나 다른 멤버들과 레이블의 반대로 불발되고 솔로 앨범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비틀스와 존 레논을 향한 애정을 마음껏 엿볼 수 있는 아름답고 편안한 곡이다. 일부 팬들은 블러(Blur)의 <텐더(Tender)>와 비슷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는데 리암이 그리 달가워하진 않을 것 같다. <아이브 올 아이 니드(I've All I Need)>는 예상치 못한 살가움으로 행복하고 편안한 마무리를 선사한다. 참고로 디럭스 에디션에는 세 곡이 추가로 수록되었다.

과거만큼 열광적이진 않았던 대중의 반응 때문에 리암은 실망했다지만 누군가에겐 오아시스 못지않은 밴드였던 비디 아이의 갑작스런 해체는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서 비디 아이의 음악적 성과를 제대로 승화한 리암의 첫 솔로 앨범 <애즈 유 워>가 더 반갑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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