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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석 서해문화재과 학예연구관이 당암포에서 발굴된 문화재에 대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 당암포 수중발굴 보고회 양순석 서해문화재과 학예연구관이 당암포에서 발굴된 문화재에 대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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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가 건져 올린 고려청자 한 점이 무신정권이 몰락한 뒤에도 끝까지 항거했던 삼별초의 우별초 하위조직과 관련한 죽간이 발견되면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관련 기사 : "삼별초 조직 정교"... 우별초 하위조직 죽간 발견). '바닷속 경주' 충남 태안의 마도 앞바다에 이어 또 다른 해역에서 14세기 말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청자접시와 조선시대 후기 백자들이 여러 점 발견돼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에 다량의 유물들이 발견된 충남 태안군 남면 당암포 해역은 마도와는 다른 천수만권 해역에 자리하고 있어 4면이 바다인 태안반도 전역에 걸쳐 다량의 해저유물들이 분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마도, 당암포 앞바다를 비롯해 도굴꾼에 의해 수중문화재가 존재하고 있음이 밝혀진 태안화력발전소가 위치하고 있는 태안군 원북면 앞바다에 대한 조사도 마친 것으로 전하면서 수중발굴조사를 예고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서해문화재과는 17일 고려청자가 발견된 태안군 당암포 해역에서 이귀영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을 비롯해 임형진 서해문화재과장, 조한각 태안군문화관광체육과장, 그리고 내년에 태안군 신진도에 개관 예정인 서해수중유물전시관 건립에 애써온 김언석 국립태안해양문화재연구소유치추진위원장과 유물발굴단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수제를 올렸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이귀영 소장(사진왼쪽)이 개수제에서 초헌관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왼쪽은 서해문화재과 임형진 과장이 안전수중발굴을 기원하는 축문을 낭독하고 있다.
▲ 개수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이귀영 소장(사진왼쪽)이 개수제에서 초헌관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왼쪽은 서해문화재과 임형진 과장이 안전수중발굴을 기원하는 축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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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태안문화재연구소추진위원회 김언석 위원장이 아헌관으로 나서 개수제를 올리고 있다.
▲ 개수제2 국립태안문화재연구소추진위원회 김언석 위원장이 아헌관으로 나서 개수제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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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발굴팀이 종헌관으로 나서 개수제를 올리고 있다.
▲ 개수제3 수중발굴팀이 종헌관으로 나서 개수제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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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수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중발굴조사에 착수하게 되는 당암포 해역의 수중유적은 지난해 문화재청과 서울지방경찰청이 공조 수사한 도굴사건으로 인해 존재가 알려졌으며, 지난해 12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시행한 긴급 탐사에서 다량의 유물이 발견돼 학술발굴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당암포에서 발굴된 수중문화재
 당암포에서 발굴된 수중문화재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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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암포 해역에서 발굴된 수중문화재 모습.
 당암포 해역에서 발굴된 수중문화재 모습.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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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암포 해역이 수중발굴조사단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또 있다. 고려청자의 형태 때문인데, 조사단은 당암포 해역에서 발굴된 고려청자들이 1990년대 무안 도리포 해역 수중발굴에서 발견된 14세기 고려 후기 청자들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사단은 이 청자들을 통해 안면운하가 개통된 17세기 이전 천수만 해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해상활동을 직접 보여 주는 유적으로, 과거 서해 항로의 무역활동과 해상교류를 알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당암포 해역 수중발굴 조사 지역.
 당암포 해역 수중발굴 조사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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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암포 해역은 육지와 안면도를 나누는 안면운하의 시작점인 천수만 해역에 자리하고 있다. 안면도는 원래 안면곶으로 불렸으며, 곡식을 운반하던 선박이 암초에 부딪혀 침몰해 쌀이 많이 썩었다는 뜻의 '쌀썩은여'라는 지명이 남아 있을 정도로 항해가 어려운 지역이었다. 결국 조선 인조 연간(1623~1649)에 안면곶을 안전하게 돌아가기 위해 천수만과 서해를 연결하는 안면운하를 건설했고, 안면곶은 안면도라는 섬이 됐다.

당암포 해역에 대한 수중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는 양순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서해문화재과 학예연구관.
 당암포 해역에 대한 수중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는 양순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서해문화재과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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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과보고를 한 양순석 서해문화재과 학예연구관은 "긴급탐사에서 확인된 유물은 약 39점이 확인됐고, 편까지 합치면 88점 가량 발굴됐다"면서 "8각 접시, 일반 소접시 등이 출토됐는데, 많은 유물들이 출토되는 걸 보면 마도처럼 큰 발굴은 안되겠지만 2척 이상의 선박이 좌초돼서 침몰되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학예연구관은 또 "올해 수중발굴은 10월 29일까지 실시하고, 내년에도 다시 발굴계획을 세워서 추진할 것"이라면서 "발굴기간은 최소한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당암포 해역 동서로 500m, 남북으로 200m 구간에 대해 사적으로 지정했다. 당암포 해역 수중발굴에는 스캐닝소나(Scanning sonar, 수중에 설치한 뒤 음파를 이용하여 주변 해저면의 모습을 2차원으로 볼 수 있는 장비)와 다중빔음향측심기(Multi-beam echo sounder, 조사선박에 설치하여 해저면의 모습을 3차원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 등 첨단 해양탐사장비를 투입한다고 연구소측은 밝혔다.

한편, 태안은 예로부터 해난사고가 잦았던 곳으로 특히 고려와 조선시대 세곡을 나르던 조운선의 무덤으로 유명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태조 4년(1392년)부터 세조 1년(1455년)에 이르는 60여년 동안 200척에 달하는 선박이 태안 근흥면 안흥량에서 침몰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을 뒷받침하듯 태안에서는 2007년부터 고려시대 태안선과 마도 1, 2, 3호선이, 2015년에는 조선시대 조운선인 마도 4호선이 잇따라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마도, #당암포, #수중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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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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