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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킹과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

이는 서울무용센터에서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4일까지 한 달간 진행한 <청년 무용예술가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80%에 이르는 응답자의 목소리다. 이 설문조사는 센터에서 발간하는 온라인 웹진(Webzine)인 '춤인(in)' 발간 1주년을 맞아 준비한 행사에 참여한 무용예술가와 관계자 82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렇게 많은 예술가들이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타 장르 관계자들에 대한 정보 부족'(32%), '현장에서의 문제의식 결여'(20%), '학교수업과 공연으로 인한 참여가 부담'(16%) 순으로 꼽았다.  

“청년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킹과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 이는 서울무용센터에서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4일까지 한 달간 진행한 <청년 무용예술가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80%에 이르는 응답자의 목소리다.
 “청년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킹과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 이는 서울무용센터에서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24일까지 한 달간 진행한 <청년 무용예술가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80%에 이르는 응답자의 목소리다.
ⓒ 이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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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생들에겐 모든 게 낯설고 힘들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줄곧 이어지는 국제금융위기의 여파가 취업 현장에서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문화예술 관련 학과를 졸업한 예비 예술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진행되는 지원사업의 선청서만 꼼꼼히 살펴봐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입사를 위한 서류에는 어김없이 그들의 과거 활동경력을 묻고 있다. 사회 초년생들에게 과거의 활동경력을 묻고 있다니. 정말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로 인해 예비 예술가들은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부터 더 높은 장벽에 가로막히고 있는 악순환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동안 청년 예술가들이 해온 네트워크라 해도 별다를 게 없다. 기껏해야 학교나 단체에 속한 선배 예술가들의 비정기적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할 뿐이다. 그들의 교류라 해봐야 온라인 중심의 에스앤에스(SNS)가 전부일 뿐이다.

서부도로교통사업소 이전에 따른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2011년 5월 개관한 홍은예술창작센터(서울무용센터의 옛 이름)는 무용과 무용 연계가능한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집중 지원해 왔다. 2015년 6월, 무용예술에 집중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리모델링하고 명칭을 서울무용센터로 변경했다. 2016년 4월 개관하여 무용창작지원사업과 국제교류사업, 예술가 및 시민대상 교육사업, 무용인을 위한 호스텔 및 연습실 운영을 통해 무용생태계를 조망하고 지원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부도로교통사업소 이전에 따른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2011년 5월 개관한 홍은예술창작센터(서울무용센터의 옛 이름)는 무용과 무용 연계가능한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집중 지원해 왔다. 2015년 6월, 무용예술에 집중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리모델링하고 명칭을 서울무용센터로 변경했다. 2016년 4월 개관하여 무용창작지원사업과 국제교류사업, 예술가 및 시민대상 교육사업, 무용인을 위한 호스텔 및 연습실 운영을 통해 무용생태계를 조망하고 지원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 서울무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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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용센터는 그동안 습관적으로 진행된 토론의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왔다. 청년 예술가들은 직접 터놓고 상담하길 원했으며, 다양한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달 22일 오후 6시부터 센터 잔디마당에서는 청년 예술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그들의 고민을 공유하는 토론회 <청년무용담(靑年舞踊談)>이 진행됐다. 이 자리는 청년들이 알고 싶었던 지원사업과 창작 공간, 해외진출 방법, 타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늦은 걸까 아직일까, 내 인생의 전성기

이번 토론회는 최근 케이블 방송 '댄싱9'에서 미모의 심사위원으로 주목을 받았던 안무가인 차진엽(콜렉티브에이 예술감독)씨가 사회를 맡았다. 또한 주제별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패널로 공연기획자 김보경, 안무가 김승록, 주혜영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패널로 참여하는 김승록씨는 필자와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현장의 이야기를 대변했다.

"저도 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했지만, 실제 학교수업에서 배웠던 이론만으로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다른 장르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실제로 기술보다는 사람과 직접 얼굴을 마주보면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배우는 컬래버레이션(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네트워킹 자리가 필요하다."

이번 토크콘서트의 주제는 ▲ '대놓고 돌직구, 이런 짓까지 하다니' ▲' 로망과 현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해야 하는 것' ▲ '늦은 걸까 아직일까 내 인생의 전성기' 등 세 가지로 진행됐다. 각 주제에 맞춰 참여자들은 '협업에 대한 관점'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기획자 입장에서 안무가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기획자의 역할과 위치를 설명하는데, 에너지와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공연을 진행하는 데 명확한 관점의 차이가 있다 보니 서로의 역할에 분명한 경계가 있어야만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그분들이 쓰는 용어와 내가 쓰는 용어를 그분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공연기획자 김보경)

이어 청중에서는 지원사업과 지원서를 작성하는 관점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었다. 한 참가자는 "지원서를 작성하는 방법이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업에 대한 소식을 접한다 해도 결국 지원서를 작성하지 못해 탈락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어렵게 지원서를 작성한다 해도 "기존에 사전 지식이 있거나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단체나 개인이 우선순위로 지원사업에 통과가 되다보니 이제 활동을 시작한 예술가들은 공연을 올리기가 힘들다"고 의견을 전하며 청년예술가가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잡을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기획에 대한 지식, 지원서에 대한 지식, 좋은 기획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쉽게 청년예술가들이 접할 수 없는 환경이다. 지원사업에 선정된다 해도 자신의 표현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현실적인 상황이다. 소극장 규모에서 공연을 진행할 때 정확한 페이를 계산한다면 무대 셋업, 스텝의 적절한 페이, 모든 것을 따졌을 때 4천만~5천만 원 정도가 소모되지만 지원사업 중 그런 규모는 대부분 없으며 5백만 원 안팎에서 지원서를 작성하고 결국 나머지 자금은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것이 공연예술의 현실이라 아쉽다." (안무가 김승록)

지원사업에 대한 의견이 오고 간 뒤에도 참여자들의 이야기는 다양하게 전개됐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이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던 이들은 각자의 예술활동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새로운 관점을 전달하며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주제에 맞춰 진행된 1부 토크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는 서울무용센터에서 준비한 피자와 맥주를 참여자들이 함께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앞서 진행되었던 주제를 통해 이야기를 나눈 참가자들은 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현실의 문제와 해결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

서울무용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최근 케이블 방송 ‘댄싱9’에서 미모의 심사위원으로 주목을 받았던 안무가인 차진엽(콜렉티브에이 예술감독) 씨가 사회를 맡았다. 또한 주제별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패널로 공연기획자 김보경, 안무가 김승록, 주혜영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서울무용센터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최근 케이블 방송 ‘댄싱9’에서 미모의 심사위원으로 주목을 받았던 안무가인 차진엽(콜렉티브에이 예술감독) 씨가 사회를 맡았다. 또한 주제별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주요 패널로 공연기획자 김보경, 안무가 김승록, 주혜영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 서울무용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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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무용센터은 현장의 젊은 예술가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장인 "청년무용담"을 진행했다.
 서울무용센터은 현장의 젊은 예술가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장인 "청년무용담"을 진행했다.
ⓒ 이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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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서울무용센터, #청년무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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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빼고 문화만 씁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한겨레신문에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in예술' 코너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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