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69위 인도네시아는 순위가 말해주듯 '축구 동네 북' 이다.

한때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1938 프랑스)에 진출하는 역사도 썼지만 이후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며 '축구변방'으로 추락했다.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지만 축구 열기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뜨겁다. 

인도네시아 프리미어리그(1부리그,18팀 참가)의 평균 관중수는 4만 명에 육박한다. 이는 매 시즌 평균관중 4~5만을 기록하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맞먹는 인기로 월드컵 10회 진출을 달성한 한국 축구의 최상위 리그 K리그 클래식(평균관중 약 8천명)은 고개도 들지 못하는 수준이다.

축구장의 비극... 충격에 빠진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리그에서 활약하던 후다 골키퍼의 모습

인도네시아 리그에서 활약하던 후다 골키퍼의 모습 ⓒ 페르셀라 구단 트위터


15일(한국시간) 열린 세멘 파당(15위)과 페르셀라 라몬간(13위)의 인도네시아 리그 경기.

시즌 막바지 2부 리그 강등을 피하기 위한 두 팀의 뜨거운 대결이 양 팀 서포터즈의 뜨거운 응원전과 함께 열렸다.

접전을 펼치던 전반 46분 세멘 파당의 한 공격수가 중원에서 연결한 롱 패스를 이어받아 상대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했다. 그를 마크하던 페르셀라 수비수 라몬 로드리게스가 옆으로 따라붙었고, 이를 지켜본 골키퍼 초이룰 후다(38)가 상대의 볼을 잡기 위해 나오다가 동료 수비수와 그대로 충돌했다.

충돌한 골키퍼 후다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래턱과 가슴을 부여잡더니 10초 뒤 그대로 쓰러졌다. 눈을 뜨지 못한 채 응급차에 실려 지역 종합 병원으로 후송된 후다 골키퍼는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하고 사망했다.

페르셀라 구단은 16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리그 경기 도중 동료와 충돌한 후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시간 뒤에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후다 골키퍼의 사망 소식을 보도하면서 "후다 골키퍼가 동료 수비수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가슴과 아래쪽 턱에 심한 충격을 받았다"며 "이 과정에서 호흡이 멈췄고, 심장마비 증세까지 동반하면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비극으로 주전 골키퍼를 잃은 페르셀라는 구단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후다는 페르셀레 구단의 진정한 전설"이라며 "그동안 팀에 보여준 그의 헌신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고, 인도네시아 수 천명의 축구팬들은 촛불을 들고 나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인도네시아 유력 일간지 <자카르타 포스트>는 "1998년 프로데뷔한 후다 골키퍼는 20년 동안 한 클럽에서 뛰어온 인도네시아 리그의 전설적인 선수"라고 소개한 뒤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도네시아 축구계가 큰 슬픔에 빠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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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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