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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미술인협회(회장 이종헌) 전북지회(지회장 진창윤)에서는 오는 19일까지 복합문화공간 차라리 언더바(문의 010-3652-4225)에서 전북민미협 정기전시 <광장미술과 시민예술>전과 함께 <2017년 전북민미협 릴레이 개인전>, <예술인문아카데미>를 개최한다.

절대 잊으면 안돼.  김미경.  20호.  한지에 먹, 채색, 신문지.  2017
 절대 잊으면 안돼. 김미경. 20호. 한지에 먹, 채색, 신문지. 2017
ⓒ 전북민미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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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북민미협 릴레이 개인전>에는 이기홍(8월 25일 ~ 9월 20일)작가가 시작을 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 앞으로 열릴 진창윤(10월 27일 ~11월 2일), 한숙(11월 10일 ~ 11월 23일), 박홍규(11월 24일~12월 7일), 이봉금(12월 8일 ~ 12월 21일), 김맹호(12월 22일 ~12월 31일)작가들의 전시회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또 지역에 뿌리를 둔 비평문화를 활성화 시키고자 마련한 <인문예술아카데미>는 11월 2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남은 강의는 다음과 같다. (문의 010-3652-4225)

▲ 10월 20일 : 도시재생에 길을 묻다 - 우리에게 필요한 생태적이며, 사람중심 도시디자인이란 (이영범 경희대학교 교수)
▲ 10월 27일 : 시를 쓰는 화가 - 시로 쓰는 그림이야기 (진창윤 예술가)
▲ 11월 3일 : 동시대 예술가(Contemporary Artist)를 위한 Portfolio Building (박재호 포토그래퍼스 갤러리 코리아 대표)
▲ 11월 10일 : 서학동예술인마을 초록꿈 공작소 -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예술가이야기 (한숙 예술가)
▲ 11월 17일 : 라운드테이블 아카데미 결과 파티 - 전북민미협이 준비해야 하는 미래

들풀.  한숙.  나무에 채색.  가변설치.  2017
 들풀. 한숙. 나무에 채색. 가변설치. 2017
ⓒ 전북민미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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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전시회다. 16인의 미술가가 단 열여섯 작품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계속 그림을 그려왔을텐데, 전시회 한 번 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도 한 세작품씩이라도...'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들의 그림을 만난다.

그림 한 점, 한 점을 만나면서 나는 다시 생각을 해본다. 내 머릿속에 전시회는 완벽한 조명을 받고 있는 그림들, 또각거리는 구두 뒷축 소리를 숨기며, 가방을 어깨 뒤로 제낀 채 팔꿈치를 끼고, 제1전시장을 돌아 제2전시장으로... 그런 전시회를. 그러나 그런 전시회장은 아니다.

만경강 달밤.  김맹호.  30호 F.  판넬  위에 혼합재료.  2017
 만경강 달밤. 김맹호. 30호 F. 판넬 위에 혼합재료. 2017
ⓒ 전북민미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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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벽에 걸린 열여섯 작품들은 옆에 걸린 그림의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있다. 어쩌면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16인의 예술가들도 서로 그렇게 작업을 했을 것도 같다.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리면 이것이 더 낫다, 저것이 더 중요하다가 아니라 가만히 고개를 끄덕여 주면서 캔버스의 주인이 소중하게 생각한 것이 무엇인지, 무얼 기억하고 싶은지, 어떻게 한 계절을 보냈는지 지켜 봐 주고 등을 툭툭 두드려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던지는 질문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160인의 전시회를 보는 것처럼 무겁다.

2016년 겨울의 관통로.  진창윤.  1160x910.  캔버스에 아크릴.  2017
 2016년 겨울의 관통로. 진창윤. 1160x910. 캔버스에 아크릴. 2017
ⓒ 전북민미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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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지나며 진짜로 민주주의가 온 줄 알았죠. 그래서 환경으로, 자연으로, 공공미술 쪽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착각이었죠.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자 역사는 거꾸로 흐르고,  결국 지난해 겨울동안 저희는 아스팔트에서 촛불을 들고 시민들과 같이 있었습니다.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박근혜가 구속되고 나서 다시 질문을 던지는 거죠. '과연 미술은 유효한가? 유효하다면 어떤 식일까? 혹시 우리는 구태의연한 자기 만족적 붓질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도 저도 아닌 습관적으로 작업하고 있지는 않는가?' 반성과 성찰을 통해 다시 출발을 해보자는 거지요." - 민족미술인협회 전북지회장  진창윤

2017년 전북민미협 정기전시 <광장미술과 시민예술>전에 대한 의미를 묻자 민족미술인협회 전북지회(아래 전북민미협)장 진창윤씨가 느리고도 천천히 대답을 해온다. 말의 느림 때문일까? 그의 대답을 듣는 동안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블랭크(blank)를 보는 듯도 하다.

물론 자기반성과 성찰이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화두일테지만, 어쩌자고 이 시대는 자기반성과 성찰을 하는 예술가들이 그것을 하지 않는 국회의원 수보다 더 많은 시대일까? 그들의 몫까지 대신 하느라 이리도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낙인을 찍듯 무거운건가? 민족미술인협회 전북지회는1995년도에 결성되어 불의한 현실에 대해 날을 세웠다.

매헌 윤봉길 상.  박홍규.  430X730.  VKSGHK.  2015
 매헌 윤봉길 상. 박홍규. 430X730. VKSGHK. 2015
ⓒ 전북민미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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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숙  김미경  김맹호  박홍규  송은경  이기홍  이민정  이봉금
임연기  정하영  전정권  진창윤  조양호  한숙     허길영  황의성

아! 이들이구나, 16인이. <광장미술과 시민예술>을 소개하고 있는 팸플릿에 이름이 실려 있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단 한 작품을 이 전시장에 걸 때, 광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단 한 작품을 걸 때의 마음을 가늠해 보노라니 그들의 이름이 열여섯송이 꽃처럼 피어 나는 듯하다. 그저 곱기만 한 꽃이 아니라 차가운 가을 바람 속에서 "그래, 나는 꽃이야. 그러니 바람이 차갑더라도 피는거야"하면서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국화 꽃송이 같다.

모나라사.  임연기.  1620x1330.  oil on canvas.  2017
 모나라사. 임연기. 1620x1330. oil on canvas. 2017
ⓒ 전북민미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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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더 나아질 것이다. 예전보다는 나아졌기 때문에 어쩌면 리얼리즘을 표방하는 민중미술이 예전과는 다르게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날이 서 있기를 바란다.

"예술은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은 교과서에만 있지 않아야 한다. 그들이 그리는 날이 서 있는 그림이 더 이상은 불온하다는 등의 이유로 뺏기고 금지당하는 일 없이 생각한대로 자유롭게 표현되고, 시민들은 광장에서 어떤 비판과 비평도 가능한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태그:#민미협, #전북민미협, #광장미술과 시민예술, #인문예술아카데미, #전북민미협 릴레이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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