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이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삼성이 14일 오후 3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전 안양 KGC와 경기에서 82-70으로 승리했다. 삼성은 오세근과 양희종, 전성현 등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KGC의 공세에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승기를 내주지는 않았다.

6년 만에 복귀전을 치른 김동욱의 활약이 눈부셨다. 김동욱은 깔끔한 3점슛으로 복귀이자 삼성의 올 시즌 첫 득점을 신고했고, 한 박자 빠른 패스와 리딩 능력을 뽐내며 김태술의 부담을 덜어줬다. 특히, 골밑에서 자리를 잡은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향한 패스와 문태영을 활용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김동욱은 KGC가 추격해오는 순간마다 3점슛과 정확한 패싱력을 자랑했고, 수비에서는 노련함을 과시하면서 승리에 앞장섰다. 3점슛 6개를 시도해 3개를 성공시키는 등 11득점을 올렸고, 8개의 리바운드와 2개의 어시스트를 더했다.

김태술도 개막전 승리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김태술은 지난 시즌 후반기의 아쉬움을 덜어내고자 올여름 굵은 땀방울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을 개막전에서 증명했다. 힘들이지 않은 날카로운 패스가 라틀리프와 외곽에 위치한 선수들을 춤추게 했고, 노련한 경기 운영을 자랑하며 승기를 잡는 데 앞장섰다. 백업 가드 천기범의 부상으로 예상보다 긴 35분 40초간 코트에 나섰지만, 8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라틀리프와 문태영은 여전했다. 삼성의 중심다웠고, 이상민 감독이 우승을 꿈꿀 수 있는 이유였다. 라틀리프는 팀 외곽슛이 폭발하며 볼을 잡는 시간이 많지 않았고, 활약도 돋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18득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을 포함해 36경기 연속 더블더블 작성. 삼성을 넘어 KBL 최고의 선수임을 또다시 증명했다.

문태영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나이로 불혹이지만, 문제가 없었다. 3점슛은 더욱 정교해졌고, 골밑에서는 힘들이지 않고 득점을 성공시키는 영리함이 돋보였다. 수비에서는 국내 최고의 선수로 손꼽히는 오세근을 막아내면서, 개막전 승리에 힘을 보탰다. 15득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문태영의 '클래스'는 올 시즌에도 돋보일 모양이다.

사실 개막전에서 돋보인 김동욱과 김태술, 라틀리프와 문태영 등의 활약은 그리 놀랍지 않았다. 이들은 KBL에서 최고를 다투는 선수들이 아니던가.

삼성의 개막전 승리가 더욱 인상 깊었던 데는 '식스맨'들의 맹활약이 있었다. 우선, 이동엽이 놀라운 정도로 기량 발전에 성공했다. 김태술과 함께 개막전 선발로 나서며 이상민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증명했고, 깔끔한 3점슛과 과감한 돌파, 악착같은 수비력을 뽐냈다.

이동엽은 1쿼터 4분 51초가 남은 상황에서 이날 경기 최고의 하이라이트 장면도 연출했다. 그는 속공 상황에서 재빠르게 KGC 코트로 넘어갔고, 양희종을 포함한 상대 수비 3명이 있는 상황에서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냈다. 양희종이 그를 막아서기 위해 블록슛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여기에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면서, 3점 플레이를 완성.

이동엽은 21분 31초간 코트에 나섰고, 8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의 움직임은 지난 시즌에는 볼 수 없었던 것임이 분명했고,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삼성 선수 중 누구보다 성실하다는 이관희도 개막전 승리의 주역이었다. 투지 넘치는 수비를 앞세워 마이클 이페브라를 8득점으로 틀어막았고, 자신은 3점슛 3개 포함 13득점을 기록했다. 번개처럼 빠른 스피드로 속공에도 앞장섰고, 수비가 없는 지역을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복수전에 성공했고, 깔끔하게 승리했다. 삼성은 임동섭과 김준일의 빈자리(군 입대)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모습이었다. 내·외곽의 조화, 주전과 벤치의 하모니가 시즌 내내 이어진다면, 올 시즌에도 '챔피언'에 도전하는 삼성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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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KGC 프로농구 개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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